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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대로 성격 변모한 2014 다보스포럼



국제일반

    정치 무대로 성격 변모한 2014 다보스포럼

    • 2014-01-25 10:49

     

    정치·경제·학계의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한 가운데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25일(현지시간) 폐막하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가 경제 현안에 대한 토론의 장이 아니라 정치적 홍보 무대로 성격이 바뀌었다.

    스위스의 조그만 시골 마을 다보스에서 파워 엘리트들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제공하면서 여기에서 논의될 그 해의 적절한 경제 이슈와 테마를 제시해 온 다보스 포럼은 지식과 정보, 인맥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지식 이벤트로 자리를 굳혀왔다.

    실제 WEF 연차 총회는 점점 더 많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하면서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권위와 영향력 있는 유엔 비정부 자문기구로 성장했다는 인정을 받고 있다.

    WEF가 제시하는 다보스 포럼의 주요 논제는 이후 G7, G20 정상회의 의제로 채택되기도 해 나름 세계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다고 자처할 정도이다. WEF는 연차총회 외에도 지역별 회의ㆍ산업별 회의를 운영해 세계무역기구(WTO) 등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경제포럼은 올해도 44번째 연차 총회를 개최하면서 금융위기를 넘기고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세계 경제의 재편과정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의 재편'(The reshaping of the world)을 주제로 정하고 모든 논의가 이 개념에 수렴되도록 포럼을 설계했다.

    올해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국가 간 분쟁 확산, 소득 불균형 확대, 구조적 실업 증가, 기후 변화 심화, 사이버 위협 확대 등의 위협이 여전한데다 초 연결사회가 급속도로 다가오면서 바람직한 세계 재편의 방향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이다.

    WEF는 이를 위해 (소외계층이나 중소기업과 같이 가는) 포용적 성장, 미래 성장을 위한 파괴적 혁신, 90억 명의 인구가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세계, 사회의 새로운 기대 등을 주요 테마로 250여개 공식 세션을 마련하고 세계 재편을 위한 집단 지성과 공동의 행동을 이끌어 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다보스포럼이 시작되자 정치적 이슈가 관심을 끌면서 애초 예상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그동안 금융위기 이후 잘 참석하지 않던 정치권 거물들이 많이 참여한데다 개막 당일 스위스의 다른 도시 몽트뢰에서 시리아 국제평화회담이 열린 것도 흐름이 바뀐 중요한 이유이다.

    물론 정치 이슈 역시 그동안 다보스포럼에서 다뤄졌으나 주요 흐름은 전설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나 비관적 경제전망으로 유명한 `닥터 둠'(Dr. Doom)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 경제계나 학계 인사들이 제시하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개혁 방안이나 G20와 신흥경제국들의 역할 증대 등 경제 이슈가 중심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에 따른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미국과 영국 등의 출구전략과 유럽연합(EU)과 일본의 통화팽창 정책의 충돌, 청년 실업 해소 방안 등 주요 경제 이슈는 깊이 있는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반대로 제네바 핵협상 잠정 타결 이후 국제적 고립상태에서 벗어나 10년 만에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이란 하산 로하니 대통령, 신사 참배 강행으로 우방인 미국으로부터도 압력을 받는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이 화제로 떠올랐다. 시리아 국제평화회담의 영향으로 시리아 내전 종식도 주요 이슈였다.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의 다보스포럼 참가도 정치적 논의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특히 이란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겨냥해 "국제 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선거를 통해 시리아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시리아 내 테러리스트는 없애야 한다"며 은근히 시리아 정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연일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이었다. 친구들이 대신 포스팅해준다는 그의 트위터 팔로어도 17만명으로 급증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일본의 아베 총리 역시 지금의 중일 관계는 1차대전 직전 영국·독일과 유사하다며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망언을 거듭하며 국제적인 비난을 자초했다.

    그는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서도 전범찬양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전쟁 희생자들이 추도의 대상이라고 말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발언을 거듭하며 다보스포럼의 성격을 변질시키는데 앞장섰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의 현안인 이란 핵프로그램,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대한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을 역설했다.

    물론 다보스포럼의 일부 세션에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로 시장의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고, 기후변화에 즉각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유럽 경제 회복과 앞으로의 대책 등에 대해 언급했지만 토론이 아닌 일방통행식의 연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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