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한복을 곧게 차려입은 북한 종업원이 손님에게 커피를 내주고 있다. 윤성호기자
"북남이 서로 이해하는 자리가 빨리 만들어져야 합네다" (북측 관계자)
"남북은 역시 자주 만나야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남측 기자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무사히 마무리된 가운데 양측에서 나오는 얘기는 비슷하다. 입장이 다른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직접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나누는 기회가 생기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25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재에 참가한 북측의 한 관계자는 "남쪽 언론도 민족을 위한 언론으로 거듭나게 해야한다"며 "북남이 자주 만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측 언론 보도에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우리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재과정에서 이해하는 듯 했다.
북측 관계자는 또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훈련을 하더라도 세게 하지 말아야지"라며 "(남측에서도) 보도가 잘 안나오는 걸 보니 자제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언론의 이산상봉 행사 보도를 상세히 알고 있는 등 실시간으로 기사들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실제로 북측 관계자는 1차 상봉단의 첫 행사 때 북측 전기사정이 열악해 행사가 지연된다고 보도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원수님(김정은 제1비서)이 신년사부터 중대제안에 이르기까지 통큰 결단으로 이뤄진 이산상봉인데 행사 본질보다 왜 비본질적인 것에 삐딱하게 접근하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측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 북측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올해 추가로 있을 것 같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남측 정부가 요구하는 것(북측의 사과, 재발방지, 책임자처벌)은 이미 우리 국방위원장(김정일 위원장) 시절에 다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일(26)인가 모레(27)에 영국 스키광들이 마식령에 온다"며 "평창올림픽을 하면 마식령에서도 좀 어떻게 해야하지 않겠냐"며 공동 주최의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앞으로 계속될 고위급 접촉에서 "청와대 위주로 회담을 가져갈 것 같나?"라고 묻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도 보였다.
다만 핵문제에 대해서는 "핵문제는 북남문제가 아니라 북미문제"라며 "핵 협상은 미국과 하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