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영향으로 시작된 시리아 내전이 15일로 만 3년을 맞는다.
연일 전국에서 격전이 벌어지지만 지난해 초 형성된 전선은 별다른 변화 없이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 누구도 14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혹한 전쟁을 끝내지 못하는 가운데 매일 10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폐허가 된 나라를 버린 난민은 250만명이 넘고 고향을 떠난 국내 난민도 650만명 이상으로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은 난민으로 살고 있는 셈이다.
◇정부군 주요 거점 수성…반군은 사분오열
참극은 남부 다라의 10대들이 장난삼아 담벼락에 반정부 구호를 낙서한 것에서 시작됐다. 10대 소년들을 체포한데 대해 분노한 다라 주민들의 시위에 경찰이 발포해 사망자가 발생하자 반정부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내전 초기에는 정부군이 수세에 몰렸으나 가을로 접어들면서 정부군 진영에서 탈영병이 늘고 반군도 무기 부족에 허덕이며 이듬해 봄까지 교착 상태가 이어졌다.
2012년 봄부터 정부군은 대대적 반군 격퇴에 나서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과 중부 홈스, 북부 이들리브까지 장악했다.
지난해 초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등이 반군에 무기 지원을 늘려 반군이 공세를 폈다.
이에 정부군은 아마스쿠스와 알레포 등 주요 거점에 병력을 집중해 공세를 막아냈고 헤즈볼라의 지원으로 전략적 거점인 쿠사이를 탈환했다.
반군이 북부와 동부 등에서 장악한 지역은 면적이 크지만 정부군은 대도시를 장악하고 있어 전세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교착 국면이 유지되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이 전선의 변화 없이 국지전을 반복하는 가운데 반군도 내부 분열로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
현재 반군은 서방이 지지하는 세속주의 세력인 자유시리아군(FSA)과 알카에다 연계 조직, 이슬람주의 반군, 쿠르드족 반군 등 4대 세력으로 분류된다. 반군은 지난해부터 노선 차이 등으로 갈등을 빚었으며 올해 초부터 반군 간 교전이 본격화했다.
특히 급진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와 나머지 반군 간의 대립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ISIL은 알카에다 연계 조직임을 자처했으나 알카에다 최고지도자는 이를 부인하고 다른 반군인 알누스라전선을 유일한 시리아 지부로 인정했다. ISIL은 탈레반식 급진 이슬람주의를 강요해 주민의 반발을 샀으며 알누스라전선 등 다른 반군들과 교전을 벌이다 최근 거점 지역에서 철수했다.
자유시리아군도 살림 이드리스 사령관이 지난달 전격 해임되고서 계파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11월 다양한 이슬람 세력이 결성한 이슬람전선이 현재로서는 알누스라전선과 함께 반군의 양대 축을 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슬람전선은 이슬람 율법으로 통치하는 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를 중심으로는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다. 다만 쿠르드족은 알아사드 정권의 전복보다 자치정부 설립에 주력하고 있다.
◇사망자 14만명, 국민 10명 중 4명이 난민
내전 3년 동안 사망자는 14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식 집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영국에 본부를 둔 '1인 인권단체'로 알려진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유일하게 사망자 집계를 내고 있다.
SOHR는 시리아 내부 활동가들의 보고를 토대로 매일 전국의 사상자를 집계하고 있으나 압둘 라흐만 소장은 확인되지 않은 사상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SOHR는 신분증과 영상, 사진 등의 자료로 확인된 사상자만 집계하고 있으며 투옥됐다가 행방불명된 18만여명도 집계에서 제외했다.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SOHR가 집계한 결과 14만명이 숨졌고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는 7천626명, 여성은 5천64명에 이른다.
유엔은 지난해 7월까지 최소 10만명이 사망했다는 집계를 발표하고서는 사망자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집계를 중단한 상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시리아 인근 국가로 난민 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250만명을 넘어섰다.
자국 내 난민도 650만명 이상으로 추정돼 전체 인구 2천200만명의 40% 이상이 국내외로 피란을 떠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