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트렌디 드라마의 ''퀸''김희선은 기자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
김희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김희선이 얼마나 운동신경이 뛰어난지 이미 알고 있는데도 그녀는 뻔히 들킬(?) 거짓말을 했다.
기억하는가? 1999년~2000년 초기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스포츠 선수 VS 연예인 운동대결이 한창 인기를 모으던 시절, 여자연예인 드림팀에서 맹활약을 했던 선수가 바로 김희선이다. 당시 여자 연예인 드림팀 멤버로 화제를 모았던 이들은 최진실 이소라 이영자 엄정화 그리고 김희선이었다.
김희선은 놀라운 점프력으로 높이뛰기 대결에서 남자들도 어려운 2m의 높이를 배면뛰기가 아닌 ''베리 롤 오버''(앞으로 엎드려서 넘는 방식)으로 훌쩍 훌쩍 뛰어넘으며 숨겨진 운동신경과 순발력을 보여줬다.
당시 김희선의 이 놀라운 높이뛰기 실력에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고 장안의 화제가 될 정도였다. 김희선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지는 몰라도 타고난 운동신경만큼은 대단했음을 브라운관을 통해 여실히 보여줬다.
원래모습 많이 묻어날 것김희선은 15일 SBS 수목극 ''스마일 어게인''(윤성희 극본, 홍성창 연출)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하면서 운동을 처음 해봤다"면서 "게을러서 운동을 싫어해요. 학교때 무슨 뛰기 운동을 하라는 데 무슨 말인지도 몰랐고 집에는 줄넘기조차 없을 정도였어요"라며 소프트볼 선수 오단희 라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소개했다.
이미 뛰어난 운동감각을 만천하에 보여준 김희선이 운동을 처음했다는 말은 그래서 아이러니하다.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구르고 심지어 군대간 남자들이 과거 했었던 얼차려중 하나 원산폭격도 서슴지 않고 했다가 두고 두고 후회도 했단다. 군인아저씨들의 노고(?)도 이해하게 됐다면서.
김희선
회사의 지원마저 미비한 비인기 종목 소프트볼 운동선수이자 영업사원인 오단희 역을 위해 김희선은 우선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스''공형진으로부터 사사했다.그리고 폼이라도 속성코스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에 국내 여자 야구선수 1호인 안향미 선수에게 집중적인 지도르 받았다. 때로는 함께 찜질방도 가면서 동지애를 느낄 정도로 파고 들었다.
한마디로 화끈 통쾌 발랄한 불같은 성격을 가진 오단희는 정에 약한 가슴이 따뜻한 귀여운 여걸이다. "아마도 남자랑은 처음 싸워봐요. 어머 이러면 여자랑은 맨날 싸우는게 되나? 호호호. 특별출연하는 윤택 씨랑 대판 싸우는데 **욕까지 처음 써보고 아마도 제가 이제껏 했던 역할중에 두세배는 센 역할일거에요."
''요조숙녀'' ''토마토'' ''안녕 내사랑'' ''해바라기'' ''웨딩드레스'' ''프러포즈'' 등 트렌드 드라마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발군의 감각을 자랑해온 김희선은 이번 역할이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장 많이 닮아 있다고 한다. "단순하면서도 무디지 않고 시원시원한 제 성격과도 많이 닮아서 좋아요. 참 오단희는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데요, 전 잘 참아요 호호호. 어머 그게 다르네."
그녀의 거침없고 솔직하게 이어지는 대답은 오단희와 분명 닮은 구석이 많은 듯하다.
이제는 한작품 하더라도 제대로그런 김희선이 한류를 겨냥한 특별기획 상품 MBC ''슬픈연가''이후 1년여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왔다. 물론 그중간에는 성룡과 함께한 영화 ''THE MITH(신화)'' 에 출연해 중화권에서 맹활약을 했다. 그냥 쉰 것이 아니라 아시아를 상대로 그야말로 종횡무진 활동했다.
하지만 국내 활동이 생각보다 뜸해서 마치 오랜 동안 쉰 것같은 느낌을 준다. 배우에게 잊혀지는 것은 곧 인기의 쇠퇴를 의미한다. 워낙 과거 5년전보다 아니 1년전보다 드라마의 속도와 제작 상황이 급변하고 시청자들의 입맛이 시시각각 달라지는데 톱스타 김희선이 너무 오래 쉰 것은 아닌가 궁금했다.
"예전에 일할때는 정말 정신없이 일했던 것 같아요. 중학생때부터 연기 활동을 해오다보니 정말 근 10년동안 쉴 틈없이 달려온 것 같았어요. 제가제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그냥 달려온 것 같아요. 여러 활동을 같이하다가 보니 이도 저도 안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지난해 부턴가 이제 제가 속도조절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한 작품이라도 정말 열심히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죠. 못보던 것까지 이제는 볼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우는 또 그래야한다고 생각하구요."
김희선
그러고 보니 우리 나이로 김희선이 벌써 서른이다. 10년이 넘게 여배우로서 정상에서 활동하기가 쉽지 않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그녀는 대단한 스타파워를 보여줘 온 것만큼은 틀림없다.
스포츠 드라마로 월드컵 분위기를김희선은 지난해 멜러드라마 ''슬픈연가''의 시각 장애인으로 청순가련형 역할에서 쓴맛을 본 뒤 다시 제일 자신있는톡톡튀는 발랄한 트렌디 드라마로 복귀작을 골랐다. 작품 선정의 이유로 그녀는 "사회적 요인도 있는 것 같아요. 월드컵이라는 신나는 분위기도 있고 밝고 명랑하고 활달한 그런 드라마를 원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희선은 함께 출연하는 이동건, 이진욱과 삼각관계를 이루며 사랑과 배신을 주제로 드라마를 끌어간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스위스의 정취를 드라마에 담기 위해 최근 열흘간 스위스 루체른으로 해외로케를 다녀왔다.
그런 김희선의 새로운 도전작 ''스마일 어게인''은 첫방영에서 13.4%(TNS미디어 기준)를 기록하며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김희선이 ''슬픈연가''의 아쉬움을 ''스마일 어게인''으로 만회하며 다시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