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처한 코뿔소 밀렵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정부 관광공원 사무소에서 보관 중이던 수백억원 상당의 코뿔소 뿔을 도난당했다고 남아공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아공 일간지 로벨더에 따르면 코뿔소 뿔은 지난 주말 코뿔소 주 서식지인 크루거 국립공원이 있는 남아공 동북부 음푸말랑가 관광공원 사무소에서 도둑맞았다.
여행사 관계자는 "범인 혹은 여러 명의 범인들이 이중 잠금장치로 된 두개의 철제금고를 잘라서 열고 훔쳐갔다"고 말했다.
자연보호론자이자 코뿔소 밀렵반대운동을 후원하는 보석상 제나 클리포드의 CEO인 덱스 콧체는 도둑맞은 코뿔소 뿔이 1천600만 달러(약 166억원) 상당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로벨더지는 이날이 부활절 휴일이라 관광공원 담당자 및 경찰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도난당한 코뿔소 뿔의 출처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남아공에는 2만5천여 마리로 추정되는 전 세계 코뿔소의 약 80%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이스라엘과 크기가 비슷한 크루거 국립공원에 살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2007년 코뿔소 13마리가 밀렵된 것으로 보고된 뒤 그 숫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는 2012년 668마리를 훨씬 뛰어넘은 역대 최다기록인 1천4마리가 희생됐다고 남아공 환경부가 밝혔다.{RELNEWS:right}
코뿔소뿔은 비록 손톱과 동일한 성분재료로 구성되었음에도 주로 아시아에서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의약적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오인돼 주로 베트남과 중국 등지에서 약재나 장식품 등으로 팔리고 있다.
자연보호단체는 코뿔소 뿔이 금보다 비싼 ㎏당 6만5천달러(약 7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밀렵꾼들은 대개 반자동 소총으로 코뿔소를 사살해 뿔만 제거한 뒤 몸은 썩도록 내버려둔 채 모잠비크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당국은 공원 경비원뿐만 아니라 군인과 무인항공기,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밀렵꾼과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