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사태를 고리로 미국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실정론'을 부각시키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급진 알카에다 세력이 다시 발호하면서 이라크 정정이 극도로 불안정해지고 있음에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진 오바마 대통령이 전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채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의 대표적 강경보수파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NN의 시사프로그램인 '스테이트 오브 디 유니언'에 나와 "이라크 전쟁의 대실패가 이슬람 급진세력에게 또다른 9·11 테러를 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지를 마련해줬다"고 비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한 것이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파괴력이 엄청난 폭풍)이었다"며 "이라크 국가붕괴에 따른 경제 불안정이 기름값 인상을 촉발하고 미국 경제회복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이날 NBC의 '미트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 나와 "미국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결과"라며 "수년전 시리아 내전 때 적기에, 적절히 행동하지 못하고 이라크와 주둔군 지위협정을 맺지 않으면서 충분히 예견됐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미시건)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에 나와 "알 카에다가 미국 인디애나주 만한 영토를 확보한 셈"이라며 "테러리스트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9·11 테러를 계획하던 상황을 미국이 다시 직면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공화당의 마이클 맥콜(텍사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동맹국들은 미국이 이끌어주기를 바라고 있으나 미국은 지금 이끌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