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후보자(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국가보훈처는 23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할아버지와 독립유공자로 '애국장' 포상을 받은 문남규 선생이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 후보자의 조부는) 1921년 4월 9일 독립신문(대한민국임시정부 기관지)에 보도된 독립유공자(문남규)와 성명이 한자까지 동일하고, 독립유공자 문남규의 전사·순국 지역과 후보자 조부 문남규의 원적지가 평북 삭주로 동일하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또 "문 후보자의 부친인 문기석(1914년생)이 7세 때 조부 문남규가 사망했다고 진술한 바, 독립신문에 보도된 독립유공자 문남규의 순국년도인 1921년과 일치한다"며 "제적등본 상 1931년 문 후보자 부친 문기석의 호주 상속 당시 조부 문남규는 사망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보훈처의 보도자료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보훈처에 문 후보자의 조부와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이 동일인지를 문의한 데 따라 나온 것이다.
문 후보자는 최근 국가보훈처에 자신의 할아버지와 문남규 선생이 동일인인지 확인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 "이 문제는 저의 가슴아픈 가족사"라며 "또 저의 조부님의 명예가 걸린 사안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저희 가족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는 이어 "따라서 보훈처도 법 절차에 따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케이스와 똑같이 공정하게 처리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자는 하지만 "그 전에는 왜 신청할 생각을 안했느냐"는 질문에 "다음에 얘기합시다"라며 답을 하지 않았다.
2010년 보훈처의 자체 발굴로 독립유공자 '애국장' 포상을 받은 문남규 선생은 대한독립단 대원으로 1921년 평안북도 삭주에서 일본군과 교전 중 전사했다. 보훈처는 현재까지 문 선생의 후손을 찾지 못해 훈장증을 보관 중이다.
보훈처 발표에 대해 시민단체 민족문제연구소는 "애국지사 문남규 선생과 문창극 후보의 할아버지가 동일인이라고 확정할 수 있는 자료는 아무것도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민족문제연구소측은 "문남규 선생의 전사를 다룬 독립신문의 문맥을 볼 때 문 선생은 1921년이 아니라 1920년에 전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국가보훈처의 공훈록이나 공적조서에는 문 선생의 출생지와 본적이 미상으로 돼 있는데, 갑자기 원적지가 삭주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