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보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했다.
일단 청문위원들의 질의내용을 파악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질의를 제대로 듣지 못해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 일쑤였고 무슨 내용인지 알수 없는 답변을 횡설수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제기된 각종 의혹의 진위 여부를 떠나 과연 그가 복잡한 교육행정을 제대로 파악할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더욱이 새롭게 제출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교육부 장관이 사회분야 부총리까지 겸하게 돼 있는데 사회 관련 부처의 업무를 파악하고 조정할 능력이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청문회를 볼 것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김 후보자의 해명도 귀를 의심할 정도의 내용이 한둘이 아니다.
김 후보자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9편의 논문을 한국교원대 학술지에 발표하면서 제자가 쓴 석박사 논문을 자신의 이름으로 게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자신의 논문을 제목만 바꾼 채 여러 학술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자논문을 자신의 이름으로 학술지에 게재한 것은 연구실적을 가로챈 것이 아니라 제자들에게 논문발표의 기회를 준 것이라고 강변했다.
자신의 논문에 인용표시를 하지 않고 다른 논문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에 대해서는 당시 학계의 관행과 분위기였다고 했다. 표절의혹을 받고 있는 논문이 수십건에 이른다는 점보다 표절과 관련한 김 후보자의 도덕성과 윤리인식이 더 놀랍다.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사교육업체의 주식을 보유한 문제를 지적하자 개인적 투자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안일한 답변을 했다. 게다가 김 후보자는 당초 서면답변에서는 올해 5월에 매수해 6월에 팔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11년간 사교육업체 주식을 사고팔았던 것으로 나타나 거짓답변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해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도 못했다.
이런 윤리의식을 갖고 교육부 수장이 돼서 교육개혁과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8일 범국민위원회를 구성해 국가개조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하지만 과거의 잘못을 관행이라는 이유로 덮어버리고 거짓 해명과 책임 회피에 급급한 인사가 장관이 되고 부총리가 된다면 어느 국민이 국가개조를 믿고 참여하고 따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