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를 자부하던 '충무공의 후예' 대한민국 조선 산업이 침체일로를 겪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량 자체가 줄어든데다, 원화 강세까지 덮친 때문이다.
국제 해운·조선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조사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상선 수주량은 944척, 우리 조선업계는 164척을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은 481척을 수주해 물량은 물론 액수에서도 세계 1위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일본까지 엔저 현상에 힘입어 177척을 수주하면서, 6월 한 달은 우리를 앞섰다.
이대로면 2위 자리도 위험한 상황이 닥친 셈이다. 우리 업체들은 올 하반기에 대형 해양플랜트와 액화천연가스(LNG)쇄빙선을 얼마나 수주하느냐가 한중일 '조선 삼국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작년엔 65%였지만, 전에는 보통 75% 정도였다"며 "올해 해양플랜트 발주가 많이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선박도 살아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는 올해 수주 목표를 140억 달러 안팎으로 잡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하반기 들어서자마자 60억 달러 넘게 수주 실적을 올리면서, 상반기 전체 수주량의 절반 가까이를 보름만에 따내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해양플랜트의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수주를 많이 해도 실속이 없는 만큼, 설계와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