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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제2의 내전'…탈출 러시·외국 공관 폐쇄

중동/아프리카

    리비아 '제2의 내전'…탈출 러시·외국 공관 폐쇄

    • 2014-08-04 18:21

    트리폴리공항 쟁탈전으로 촉발…최소 236명 사망

     

    리비아가 국내 최대 민병대 간 교전 격화로 사실상 내전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 리비아의 상황은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축출될 당시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비아 민병대 간 교전이 2주 넘게 지속하면서 튀니지 등 인접국으로 탈출하는 주민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고 리비아 주재 외국 공관들도 안전을 이유로 잇따라 폐쇄 조치했다.

    한국도 리비아에서 공관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폴리 공항 쟁탈전이 제2의 내전 촉발

    리비아에서는 경쟁 관계에 있는 진탄 민병대와 미스라타 민병대가 지난 13일 새벽 수도 트리폴리 국제공항에서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이번 충돌은 미스라타 출신 민병대를 주축으로 한 이슬람주의 성향의 연합군이 트리폴리공항을 탈환하려는 시도에서 촉발됐다.

    리비아 최대 국제공항인 트리폴리공항은 비이슬람계인 진탄 출신 민병대가 2011년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부터 지금까지 장악해 왔다.

    양측의 교전은 현재 트리폴리 시내 곳곳과 동부 최대 도시 벵가지 등으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236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한 상태라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양측의 충돌 과정에서 최소 8곳의 유류 저장소가 폭발했고 트리폴리 곳곳에서는 이날도 포격에 따른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내전을 피해 이웃국 튀니지로 탈출하려는 리비아 주민도 국경 검문소로 쇄도하고 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전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엔이 외교관들의 철수 명령을 내린 데 프랑스, 중국, 그리스 등이 자국민을 피신시키고 있다.

    영국은 오는 4일 서방 국가 중 사실상 마지막으로 대사관을 폐쇄하고 튀니지로 인력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이슬람 민병대 연합군 일부는 리비아 과도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는 이슬람 민병대에 작전 수행을 지시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 민병대 통제 불능이 정국 혼란의 가장 큰 이유

    이번 민병대 간 교전이 일어난 배경에는 카다피 정부군에 맞서 싸운 전역의 민병대가 조직의 이권과 이해관계 등으로 무력을 휘둘러도 사실상 정부의 통제나 제지를 받지 않는 데 있다.

    리비아는 그간 수많은 무장 민병대 조직으로 치안이 갈수록 악화했다.

    리비아는 2011년 10월 카다피 사망 후 사실상 내전을 끝냈지만 '안사르 알샤리아' 등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의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공공의 적'이었던 카다피가 40년 넘게 리비아를 철권통치하는 동안 보이지 않았던 지하드 무장단체까지 등장했다.

    지금은 이슬람계와 비(非)이슬람계 무장단체의 교전 격화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리비아에서는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전국적으로 최대 1천700개의 무장단체가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22만5천명 이상이 명목상 국가 통제를 받는 수십 개의 민병대 소속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는 지역 민병대 지휘관이나 그 조직과 연계된 정치 지도자의 명령과 지시를 따르고 있다.

    각지의 대다수 민병대는 조직의 이권과 이해관계 등으로 무장 해제도 거부했다.

    퇴역 장성 카릴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국민군은 지난 5월 이슬람 무장단체 거점을 공격해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내고서 곧바로 의회 장악을 시도한 일도 있다.

    ◇중앙정부 통제력 부재에 정국 혼란 당분간 지속 전망

    리비아는 지금까지 국가적, 사회적 시스템 부재 속에 각 지역 무장단체 사이의 권력 다툼과 유혈 충돌도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알리 제이단 리비아 총리가 지난 3월 반군 제공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리비아 영해를 탈출한 사건으로 해임되는 등 정국 혼란상이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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