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의 주요 국가 사이에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각자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커트 캠벨 전 미국 차관보가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담당한 캠벨 전 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동북아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한반도의 통일이나 통일을 향한 평화적 움직임이 그들의 전략적 이해에 가장 부합한다는 광범위하고 지배적인 판단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지속적인 분단 상태가 동북아의 전략적 이해에 가장 맞는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런 생각이 이제는 더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때 '아시아 중시' 정책을 주도했던 캠벨 전 차관보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북한을 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기존의 행동 원칙은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 미 정부의 고위직 인물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라며 "종종 '전략적 인내'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시도한 많은 수단이 쉽게 말해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지금까지 "북한이 내부 개혁을 하거나 핵확산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는데는 분명히 성공하지 못했다"면서도 "북핵 6자회담 참가국을 하나로 묶어 놓는 데는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미국에서 현재 탈북자가 거의 활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캠벨 전 차관보는 "북한 사람들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다른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례를 들며 "남아공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 중 미국이나 영국 혹은 다른 곳에서 교육받은 사람이 많다"며 북한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미국이 대북 외교와 관련해 가졌던 자만심 중 하나가 한국과의 적절한 협의 없이 대응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라며 "한국이 대북 외교를 주도하는데 대해 안도감과 신뢰를 가질 때가 됐다"는 견해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