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과 생화학무기, 그리고 개량형 방사포와 특수전 부대 등 비대칭 전력을 증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제난으로 군 현대화가 힘든 북한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우린 군은 마땅한 대응 수단도 없이 비용과 노력만 크게 들어간다는 점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자료사진/노동신문)
◈ 北, 핵탄두 탑재 가능한 잠수함 보유 가능성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비대칭전력은 핵무기다. 북한은 현재 3차 핵실험을 마치고 호시탐탐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4차 핵실험 기회를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플루토늄(PU)과 고농축우라늄(HEU)를 이용한 핵무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하는 작업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량한 골프급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일단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 보유 사실에 대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그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골프급 잠수함에서 무수단급 (탄도)미사일의 구형모델인 SSN5 3발을 탑재해서 쏠 수 있다"며 "그런 것을 판단,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북한이 1990년대 중반 도입한 중고 골프급 잠수함은 사거리 3,000km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의 원형인 SSN5를 발사하도록 설계된 만큼 현재 이를 개량해 무수단 미사일 역시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의 보유가 우리에게 위협적인 이유는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몰래 발사하기 위해 보유 대수를 늘이고 있는 이동식차량발사대(TEL) 보다도 탐지가 훨씬 어렵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해 잠수함에서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실상 우리 군의 탐지능력으로는 탐지·타격이 불가능하다.
북한군 사격훈련 모습(사진=노동신문)
◈ 핵무기 외에도 다양한 비대칭전력 증강 주력북한은 핵무기와 이를 몰래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등의 비대칭 전력은 물론 생화학무기, 개량형 방사포, 특수전부대, 소형무인기 등 다양한 비대칭 전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16종의 화학무기 2,500~5,000t을 보유하고 있고, 탄저균·천연두·콜레라 등의 생물학무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세계 3위의 생화학무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생화학무기로 남측을 공격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지만 우리 군은 생화학전에 대비한 백신, 항생제 등의 물자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와 함께 탄도미사일에 버금가는 위력을 지닌 북한의 개량형 방사포 역시 큰 위협 거리다. 북한은 지난 7월 30일 사거리 210km에 이르는 개량형 방사포를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그동안 북한의 KN-09 또는 300mm 신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190km 정도로 추정됐지만 이제 200km가 넘는 사거리를 자랑하는 방사포를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미군이 2016년 하반기까지 이전할 평택 미군기지까지 손쉽게 사정권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우리 군이 보유한 다연장포(방사포)의 최대사거리는 45km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은 그 밖에도 언제든 대남 침투작전에 투입이 가능한 20만명 규모의 특수전부대를 양성하는가 하면 아직 초보 수준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소형무인기를 개발해 우리 방공망을 위협하는 등 우리 군이 보유하지 못한 비대칭전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비대칭전력을 통해서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위협을 계속 높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무인기. (사진=국방부 제공)
◈ 경제난 北, 효율성 높은 비대칭 전력으로 승부수북한이 전투기, 함정, 전차 등 기존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작업보다 비대칭 전력 증강에 주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경제난 때문으로 보인다.
전면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북한군의 규모를 봤을 때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군 현대화를 위한 막대한 재원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방'의 위력은 크면서도 재래식 무기 현대화 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드는 비대칭전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 군은 파악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지금 여러 가지 경제문제 등으로 해서 재래식 전력의 한계를 갖고 있고, 또 워낙 군사력은 많이 갖고 있지만 군사력을 현대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대칭 전력을 계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객관적으로 전면전을 수행하기 위한 전력은 우리 군이 앞서고 있지만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대해서는 사실상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 힘들다는 데 있다.
특히, 전면전을 상정하고 북한의 재래식 무기에 대한 대비 역시 게을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대칭전력에도 대비하기 위한 비용과 노력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소형무인기 사건이다. 비록 허접한 수준의 소형무인기이긴 하지만 청와대 상공을 뚫을 정도로 우리 군의 허를 찔렀다.
이 때문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소형무인기를 탐지·타격할 수 있는 레이더와 무기를 도입하는 작업이 진행중이지만 성공을 장담하기는 힘든 반면 군의 경계태세가 높아지며 장병들의 피로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전술교범에 '기묘하고 영활한 전술'이라는 표현이 있다"며 "이런 북한의 전술과 일치하는 것이 바로 비대칭전력 확충이며 마땅한 대응책도 없는 상황에서 비용과 노력은 많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우리 군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