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교18년 韓中 서로 필요로 하는 관계
- 한중FTA 내년쯤 본협상 시작 예상
- 천안함 이견? 조정 통해 원만관리
- 한미-한중, 제로섬 아닌 복합중층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 대담 : 류우익 주중대사
오늘 한중 수교 1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과 우리의 대응 전략, 또 천안함 사태 이후 악화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등 현안 짚어봅니다. 베이징 현지 류우익 주중대사 연결돼 있습니다.
류우익 주중대사
◇ 이종훈> 먼저 한중수교 18주년의 의미와 성과, 어떻게 보시는지요?
◆ 류우익> 한중 관계는 수교한 지 18년 동안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지만 전 분야에 걸쳐서 아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해왔고, 또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로 현재는 아주 긴밀한 선린 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통계를 말씀드리면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상대국이고, 인적교류대상국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중국에 제3의 교역대상국이 되어있습니다. 그동안 유학생 교류도 많이 늘어나서 양국이 서로 13만 명에 달하는 유학생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하루에 비행기가 120대가 뜨고 내리는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양국 관계는 아주 가깝고 친밀한 관계로 발전했고, 서로를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인정하면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우리하고 교역 규모가 엄청나죠. 현재 어느 정도 되나요?
◆ 류우익> 금년 교역 예상액을 대략 1,700억불 정도로 보고 있고요. 2012년까지 2천 억 불, 2015년까지 3천 억 불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 이종훈>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인데...
◆ 류우익> 그렇습니다. 현재 한중 간 교역규모는 한일, 한미 교역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습니다.
◇ 이종훈> 특히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을 한 점, 또 10년 내에 미국도 따라 잡을 거다, 이런 분석까지 지금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 엄청나죠?
◆ 류우익>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난 경제위기 동안에도 꾸준히 고도성장을 이룩했고요. 금년에는 예상컨대 10% 내외의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GDP 규모에서 일본을 확실히 앞질러서 세계 제2위의 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듯이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의 파트너가 되어있습니다.
◇ 이종훈> 주요 2개국이라고도 요즈음 얘기되고 있는데요. 중국의 급부상과 관련해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류우익> 말씀드렸듯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가 돼서 중국경제가 잘 성장하면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고요. 한국 경제도 잘 성장하면 중국경제에 도움이 되는 윈윈의 관계가 됐습니다. 그래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몇 가지 중점 협력 분야가 있는데. 예를 들면 에너지, 환경, 정보통신, 금융, 물류 같은 분야에는 상호 간의 투자를 증진시키기로 해서 전략적으로 협력을 해나가고 있고요. 장기적으로는 FTA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지금 중요한 것은 중국의 경제정책이 자본기술집약적으로 그리고 내부시장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에 대비해서 중국경제의 성장이 우리경제의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성장잠재력을 우리가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 역량을 키워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훈> 조금 전에 한중 FTA 말씀하셨는데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협상이 시작될 것이다, 이렇게 보도가 지금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어느 정도 논의가 진행된 상태입니까?
◆ 류우익> FTA는 2007년 3월부터 금년 5월까지 산관학 공동연구를 했습니다. 연구는 종료가 됐고요. 이제 상호 민감분야에 대해서 본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서로 협의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고요. 민감분야에 대한 협의가 끝나고 나면 양국정부간의 본협상이 개시될 것으로 봅니다. 그것이 언제쯤이 될 거냐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지만 평자들은 희망을 대체로 내년쯤에는 본협상을 시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이종훈> 가장 큰 쟁점이 뭔가요?
◆ 류우익> 현재 양국 간의 경제발전단계에 다소 차이가 있고, 또 경쟁분야도 있고 이래서 서로가 취약한 분야가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 경우에는 대표적으로 농림수산업 분야를 들 수 있고요. 일부 노동집약적인 서비스 분야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분야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서 자유교역의 범위를 제약하거나 시기를 늦추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고요. 사전에 취약분야를 보강해놓은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종훈> 또 요즘 가장 큰 관심사가 천안함 사태 이후 중국과의 갈등인데요. 대사로서 많이 곤혹스럽지 않으신지요?
◆ 류우익> 곤혹스럽다고까지 할 건 없습니다만, 양국 간의 천안함 사건의 처리를 두고는 약간의 입장 차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이견은 그간의 정상회담이나 고위급회담, 그리고 실무자들의 끊임없는 조정을 통해서 잘 관리가 되고 있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한중 관계는 지금까지 아주 잘 발전해왔듯이 현재도 큰 틀에서는 원만히 관리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발전의 추세는 유지되리라고 보고, 천안함 처리 문제는 현재도 그것이 후속처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말씀은 드릴 수 없습니다만, 한중 간의 이견을 서로 내놓고 얘기를 충분히 하고 있고, 또 잘 관리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이종훈> 그래도 중국 측의 불만이 없지 않아 보이는데요. 그쪽 불만이 주로 어떤 건지요?
◆ 류우익> 불만이라는 게 우리로서는 유엔안보리에 이 사안이 갔을 때 중국 쪽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지 못한 데 대해서 우리가 불편하게 생각을 했던 게 사실이고요. 또 중국 측으로서는 우리가 그 뒤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이나 현재 하고 있는 을지훈련을 하는 데 대해서 이것이 한반도의 새로운 긴장을 조성하지 않느냐, 또는 중국의 안보에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의견을 표시한 적이 있는데요. 이러한 문제들은 양국 간에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또 이런 일을 서로 의견을 내놓고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서 양국 간의 이해관계는 더 잘 조정되고, 또 외교적인 관계는 심화되고, 신뢰가 축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의견의 조정과정을 통해서 신뢰의 기반을 굳히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종훈> 중국 측에서는 6자회담 재개 관심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최근에는 미국도 북한하고 접촉을 가속화하는 국면이 아닌가 여겨지는데. 혹시 중국 쪽에서 언제쯤 6자회담을 열기를 원하는지, 그런 희망사항을 얘기한 적은 없는지요?
◆ 류우익> 중국은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그동안 우리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잘 협조를 해왔고요. 다만 6자회담이 중단된 이후로 열리지 않고 있어서 각국이 다 걱정을 했죠. 중국은 이것을 가급적 빨리 열어서 비핵화와 동북아 정세의 안정을 기해보겠다, 이렇게 하는데. 우리로서는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환경이 아직 완전히 갖추어져있지 않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의장국으로서 이것을 속개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고, 지금 중국의 고위관리가 북한을 접촉한 이래 다시 한국, 일본, 미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접촉을 통해서 중국은 계속해서 6자회담 속개할 것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고, 또 우리는 또 우리대로 그런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서 갖춰야 될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또는 그런 환경이 조성되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 이종훈> 혹시 중국 측이 원하는 시기에 대해서 좀 얘기 들으신 게 있으신지요?
◆ 류우익> 중국은 어떤 시기를 생각하고 있겠지만 적어도 밖으로 드러내서 시기를 얘기한 게 아니고요. 우리도 어떤 시기를 못박아놓고 관계를 조정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이종훈> 일부에서는 우리 외교가 최근 들어서 너무 미국에 치우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하고 있거든요. 오히려 미국하고 중국 사이에 균형도 좀 맞추는 게 필요하다, 조금 전에 교역규모도 얘기했지만 중국하고 교역규모도 그렇게 큰 상황에서요. 그런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 류우익>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중요한 기둥이고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 외교안보를 지금도 이끌어가는 중요한 동력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한중관계를 제약하거나 한중관계를 훼손하는 요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미국과는 외교안보관계와 또 여타의 관계를 잘 발전시키고. 또 중국과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의 관계를 발전시켜서 이것이 양자택일이나 제로섬이 아닌 복합중층적인 관계로 발전시키도록 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지금까지 우리 외교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다소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다자간의 협력과 또 이해조정을 통해서 잘 관리돼 왔고, 지금도 잘 되고 있습니다.
◇ 이종훈>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