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매장, 양심교사 직접 삽질 참여
- 새로 접수된 성폭력 피해자만 20명
- 누드화 그린 셋째아들, 현직 교사
- 인화학교 폐쇄 복지법인 해체 요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광주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상임대표 김용목 목사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이 여자아이들을 상습 성폭행한 내용, 그러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가해자 중 일부는 학교에 다시 복직하는 내용을 그린 영화가 바로 도가니죠. 도가니방지법이 만들어질 만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영화의 실제배경이 된 광주인화학교에서 이 성폭행 사건 외에도 다른 사건이 있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아이를 암매장했다는 내용인데요. 자세한 얘기 좀 들어보죠. 영화 도가니의 주인공 공유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분입니다. 광주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의 김용목 상임대표입니다.
도가니
◇ 김현정> 새로 드러난 것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이 교감이 학생을 암매장했다는 증언인데요. 좀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김용목> 그제 인화학교에서 총동문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농교사로 당시 일하셨던 서울에 거주하는 김영일 선생님께서 1964년 그리고 1965년에 각각 7살짜리 남자아이, 6살의 여자아이가 죽자, 당시 교감, 이 교감은 설립자의 동생입니다. 교감이 다른 두세 명의 교사와 함께 무등산자락에 암매장했다는 양심선언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은 왜 죽은 거죠?
◆ 김용목> 영양상태가 상당히 좀 어려웠고요. 많이 좀 굶기기도 했고요. 굉장히 미워했다, 지적장애까지 있어서. 그런데 이 선생님이 직접 무등산자락에 삽질을 해서 가마니에 싸간 아이를 학교 근방에 7-8km 떨어진 곳에 묻었다고 한 것이죠.
◇ 김현정> “농에다가 가둬서 벽지를 뜯어먹게 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그 아이들이 그럼 이 아이들인가요?
◆ 김용목>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굶겨서 죽인 다음에 암매장까지 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지금까지 묻혀 있을 수가 있습니까?
◆ 김용목> 저희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도 기자회견장에서 처음 듣는 얘기였습니다. 그때까지 저희들에게 그런 이런 얘기를 하겠다고 전혀 얘기도 없었고요. 심지어 수화통역을 하시는 분도 놀라서 잠시 수화통역이 끊어지기도 했었는데요. 사실 이 얘기는 인화학교 동문들로부터 그렇다더라 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쭉 들려왔습니다만, 구체적인 물증이라든지 목격자라든지 이런 부분이 없어서 사건화 되지 않았던 부분인데요. 당사자가 나타나서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이죠.
◇ 김현정> 당사자 교사 분은 그러면, 당시 이 부분을 가지고 어디에 고발도 해 보시고 하셨다고 해요? ◆ 김용목> 당시 김영일 선생님뿐만 아니라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나 또 교직원들은 대부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외부에 이 일들을 좀 알리려고 혈서를 써서 경찰에 알리기도 하고요. 또 대통령에게 편지까지 썼지만 별 소용이 없었고. 농아인들이 외부에 알리려고 했지만, 당시 자신들을 대변해 줄 수화통역사라든지 이런 분들이 없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는 좀 어려웠고요. 사실 이 농아인들의 외침이 1960년대 초창기부터 계속됐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해 왔다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사회복지를 국가가 책임지고 해야 될 이 부분을 민간에게 떠넘기다 보니까 이런 사각지대가 계속 존재해 왔던 것이죠.
◇ 김현정> 경찰에 고발도 했지만 무시당하고, 이뿐만이 아니라 70년대에는 인화학교 경영진의 아들이 학생들을 모델로 세워놓고 누드화를 그리기로 했다, 이것도 사실인가요?
◆ 김용목> 그저께 현재 광주농아인협회 강복원 회장께서 기자회장중에 밝힌 증언내용인데요. 1975년 당시에 인화원 2층에 이사장 가족들이 사는 사택이 있었답니다. 그때 셋째 아들 그러니까 영화에 나온 그 교장과 행정실장의 동생이 되겠죠. 당시 대학생이던 셋째 아들이 사택에서 청각장애인 여학생의 옷을 벗기고 누드화를 그리는 것을 직접 보았는데요.
◇ 김현정> 강제로 말입니까?
◆ 김용목> 과자도 주고 돈도 줬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런데 본인이 목격을 한 것은 두 건이지만, 당시에 여러 건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셋째아들은 현재 58세인데요.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현직교사군요. 또 하나는 성폭력 전력이 있던 교사가 다른 여교사를 또 성폭행했다, 교사끼리의 성폭행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네요?
◆ 김용목> 이것을 저는 언론을 통해서 처음 들었던 얘기입니다. 그래서 대책위에서 확인을 좀 하고 있는 중이고요. 사실 이것도 상당히 좀 확인결과, 가능성이 있다고 저희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인화학교 사건은 무슨 양파 같습니다. 계속해서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데. 대표님, 혹시 지금 발표된 것 말고 다른 게 또 있습니까?
◆ 김용목> 2005년 처음 이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에는, 2000년에서부터 2005년까지의 성폭력사건이 주된 이슈가 됐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개봉 이후에 최근에는, 1960년에 인화학교가 세워졌는데요, 설립 초기에까지 계속 증언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사실 저희 대책위의 현재 접수된 성폭력 피해자만 해도 한 2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가 됐습니다.
◇ 김현정> 이슈가 되면서 계속해서 제보가 들어오는 거군요?
◆ 김용목> 네.
◇ 김현정> 성폭행 외에도 다른 충격적인 제보들도 있는 건가요?
◆ 김용목> 재단비리에 대한 부분들도 꽤 있고요. 이런 부분들은 저희들이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경찰수사를 의뢰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언제쯤 수사의뢰 공개적으로 하실 생각이세요? 나머지 것들을 모아서?
◆ 김용목> 상당한 부분은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요. 나머지 부분들도 조만간에 추진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대체로 몇 개 정도 됩니까? 지금 의혹 새로 제기 된 것들이?
◆ 김용목> 기존에 제대로 조사가 안 됐었던 의혹들이나 성폭력 사건도 있고요. 최근에 새롭게 제기된 문제들도 적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결국 궁극적으로 바라는 부분은 학교폐쇄일까요?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져야 된다고 보세요?
◆ 김용목> 인화학교라든지 인화원이라고 하는 장애인생활시설이 우리 지역에서 있어야 될 이유라든지 목적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다 상실한 지 오래됐습니다. 단지 정부에서 지원한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을 뿐이죠. 그래서 단지 인화학교의 폐교, 인화원의 폐쇄뿐만 아니라 사회복지법인 우석의 완전한 해체, 설립인가 취소가 1차적인 목표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학교 없어지면 청각장애인 학생들, 재학생들은 어디 갈 데가 있나요?
◆ 김용목> 지금 그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22명이었는데요. 광주시교육청에서 부모들로부터 전학동의를 다 받은 상태이고요. 다음 달부터는 다른 학교에서 수업이 진행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 김현정> 22명이면 많지는 않군요. 학교는 굉장히 커 보이던데?
◆ 김용목> 예전에는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녔었는데요. 2005년 이후에 많이 줄어든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한 1분 정도밖에 시간이 안 남았지만 저는 이것도 좀 여쭙고 싶어요. 영화 도가니를 보면 가해 교사들이 전부 기독교인으로 묘사가 됩니다. 상임대표님은 목사님이시잖아요. 이게 조금 불편하지 않으셨는지, 실제로도 그런 분위기였는지 그런 게 궁금하더라고요?
◆ 김용목> 많이 좀 아쉽고 정말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었고요. 사실은 행정실장은 성당에 다니는 분이었고요. 교장은 교회 집사였습니다. 다른 분들은 기독교인이 아니었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계속해서 나오는 것들 정확히 조사가 돼서 이번 사건이 정확하게 마무리가 되고 또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 세우는 것까지 힘을 좀 써야겠습니다. 끝까지 힘써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