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1천 만 원 시대, 치솟는 물가에 새 학기 대학생들의 전공서적 구입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교재비를 줄이기 위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전공 서적 중고 거래 사이트를 만든 한 대학생의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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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판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를 실현하다
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최병욱(27)씨가 운영하는 ‘북장터’(campustalk.co.kr)에는 3~4만원이 넘는 고가의 전공서적들이 반값에 해당하는 평균 1만원~ 2만원에 거래된다. 운이 좋으면 무료로 책을 얻어 갈 수도 있다.
북장터는 책 판매자들과 구매를 원하는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장터다. 학교별로 분류가 돼 있어서 각 학교에서 주로 이용되는 전공 서적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수강 후기도 엿볼 수 있어 등 장점이 있다.
최 씨의 아이디어는 매학기 전공 서적을 사는데 20~3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부담을 느낀 본인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최 씨는 "전공 서적 대부분 일부만 보기 때문에 거의 새책과 다름 없는데 그냥 놔두기 아깝다"며 "서로 책을 교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다고 말했다.
전 학기에 수업을 들은 선배나 동기에게 책을 얻게 되면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 마련. 누가 수업을 들었는지 수소문 하기도 어렵고, 책을 두고 벌이는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책을 넘겨 받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최 씨는 “매 학기마다 해당 강의를 들었던 학생 수는 비슷할 텐데, 수업을 들은 학생과 들을 예정인 학생이 서로 교류가 되면 책 값을 아낄 수 있을 것”라는 생각에 '인터넷 공간에서의 교류의 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개설한 지 1년 만에 7,000권 거래 돼, 학생들 반응 폭발적최 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북장터’카페를 개설한 것.
홍보를 위해 만화로 된 홍보전단을 만들어 학교 곳곳에 붙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불과 1주일 만에 450명의 연대생이 가입을 했고, 등록된 책은 300권이 넘었다.
책값을 아끼고자 하는 학생들의 바람이 절실했던 것이다.
최 씨는 ‘카페’에서의 호응을 계기로 올 해 초부터는 경진 대회에 나가서 받은 상금을 털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11개 대학에까지 서비스를 늘렸다.
그 결과 올 해 초 하루 방문자가 3,000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호응을 얻었고, 1년 동안 거래된 책이 무려 7,000권에 달한다.
최근에는 160개 대학 학생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했다.
사이트를 이용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정 모(23)양은 “묵혀 둔 전공 책들을 팔고 필요한 새 책을 사게 됐다. 1석 2조의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유 모(21)씨는“학기 초마다 책 사느라 등골 브레이커가 됐는데,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만족해했다.[BestNocut_R]
최 씨는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수수료를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서비스가 됐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곳으로 남길 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