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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코 앞인데…" 주택가 점령한 퇴폐업소

사회 일반

    "집이 코 앞인데…" 주택가 점령한 퇴폐업소

    • 2012-09-26 06:00

    [성에 탐닉하는 대한민국⑥]한 건물에 퇴폐업소와 학원이 나란히
    유흥업소 위한 배후지역으로 전락한 주택가

    광범위하고 일상화 된 성매매,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반인륜적 성폭행 사건 등 최근 우리 사회는 성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다. 노컷뉴스는 '성에 탐닉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넘쳐나는 성, 성욕 과잉의 우리 사회문제를 집중 진단하고 건전성 회복 방안은 없는지 고민해 본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性·性·性…쾌락에 빠진 대한민국
    2. "여기 커피 한 잔?" 티켓다방의 진실
    3. 10·20·30…우리들의 솔직한 '性'이야기
    4. 해외 원정 성매매에 빠진 중년 남성들
    5. 모텔의 사회학…성매매와 불륜의 온상
    6. "집이 코 앞인데…" 주택가 점령한 퇴폐업소
    7. 여중생 '性'까지 노리는 비열한 사회
    8. "이젠 정말 그만~" 온라인 뒤덮은 성마케팅
    9. 성 탐닉이 부른 필연…'위험한 사회'
    10. 불편한 주제 '성매매'…터놓고 얘기하자!
    11. '性공화국' 오명…이젠 벗자!


    관계당국의 무관심 속에 주택가 코앞까지 파고든 퇴폐업소들로 주거와 교육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주 경기도 부천 상동의 한 아파트단지. 학군이 좋은데다 주변에 생활편의시설과 문화시설도 많아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 비교적 선호하는 곳이다.

    하지만 아파트 정문 앞 왕복 4차선 도로를 건너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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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북적이는 PC방 바로 옆에 성매매 퇴폐업소

    10여 곳의 상가건물에는 비즈니스클럽과 안마시술소, 마사지숍, 키스방, 귀청소방 등 100여 개의 퇴폐 유흥업소들로 가득하다.

    한 상가건물에는 'XX 여대생 마사지'라는 큼지막한 간판과 함께 선정적인 사진이 외벽에 걸려 있다.

    상가건물 내부 상황은 밖에서 본 것보다 더 심각하다.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러 많이 찾는 'PC방' 바로 옆에 '유리방'이라는 신변종 퇴폐업소가 버젓이 영업 중이다.

    또 다른 상가건물 1층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성인용품점이 입주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주부 A씨는 "키스방도 계속 생기잖아요. 단속을 했으면 퇴폐업소들이 주택가로 저렇게 마구 나올 수 있겠느냐고요. 안 그래요? 구청에서도 무마하고 구렁이 담 넘어가는 것처럼 하니까 그렇죠"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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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상가건물에 퇴폐업소와 학원들 나란히 입주◈

    근처의 다른 아파트단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한 상가건물에 퇴폐업소와 학원이 마구 뒤섞여 있는 경우다.

    아파트 코앞 8층짜리 상가건물 5층에는 태권도학원과 음악학원이 입주해 있다. 하지만 3층에는 '국내 최초의 꽃미남 전문업소'라는 간판과 함께 '호스트바'와 '마사지 업소'가 들어서 있다.

    학원들은 보통 밤 10시까지 교습을 해, 학생들이 유흥업소 직원이나 손님들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일도 다반사다.

    학부모 B씨는 "큰 아들이 복싱을 배우는데 복싱체육관이 들어선 상가 건물 안에 퇴폐 마사지숍이 있다"면서 "하지만 복싱체육관이 그곳뿐이어서 불안해도 보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상가건물 사이로 한복을 입은 유흥업소 여종업원 3명이 'XX요정'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거리 홍보에 나섰다.

    이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은 술집과 음식점들. 음식점에는 외식을 하러 나온 가족단위 손님들도 적지 않아 가끔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고3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학생은 "저녁부터 여자들이 한복을 입고 이어폰 같은 것을 끼고, 남자도 정장을 입고 같이 돌아다니면서 전단지를 뿌린다"며 "학생들이 보기에도 안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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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외국인도 많이 지나다니는데…민망해요"

    신변종업소 200여 곳이 몰려 있다고 알려진 서울 선릉역 1번 출구 주변 유흥가.

    이 지역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곳곳에 들어선 마사지업소들이었다. 교회와 마주보고 서 있는 5층짜리 마사지 업소에는 "새롭게 시작합니다. 화이팅"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유흥가 한 블럭 뒤에는 바로 주택가가 펼쳐 있다. 이 지역은 인근에 초중고교가 있어 학생들도 많이 지나가는 곳이다.

    오후 5시쯤 되자 오토바이를 탄 청년들이 계속 거리를 오가며 성매매 암시 전단을 뿌리기 시작했다. 최근 부산에서 성매매 암시 전단을 거리에서 살포하다 구속된 사례도 나왔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전단 내용은 전화만 하면 선릉역 주변 100미터 거리의 오피스텔이나 마사지업소에서 성매매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송민준(대명중 3년) 군은 "왠만한 강남 거리에 전단지가 다 뿌려져있으니까 익숙해져 있죠. 일단 창피하죠. 다른 나라 사람이나 딴 데서 온 사람들이 보면 어떤 생각이 들지… 그리고 이런 전단지에 익숙해졌다는 거 자체가 정상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아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고민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주부 C씨는 "아이가 지금 4살인데, 7살이 되면 전단지가 눈에 보일 거 아니에요. 글씨도 알게 되면 너무 걱정되는데, 그것 때문에 이사 가려고 생각해요. 너무 심하더라고요"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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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가가 유흥업소 영업지원을 위한 배후지역으로 전락

    강남 유흥업소 밀집지역의 주변 주택가는 이미 유흥업소 영업 지원을 위한 거대 배후지역으로 전락했다.

    국내 최대규모의 룸살롱인 어제오늘내일(일명 YTT)이 들어선 세울스타즈호텔 주변 주택가에는 유난히 미용실이 많다. 한골목에 서너 개가 몰려 있는 곳도 있다.

    주 고객은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다. 미용실은 초저녁부터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만지는 20대 여성들로 북적인다.

    미용실뿐만이 아니다. 이들을 겨냥한 의류렌탈업소와 네일아트숍, 세탁소, 부동산, 24시간 음식배달점, 심부름센터, 자가용 영업, 심지어 성형외과까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강남역과 역삼역, 선릉역, 삼성역 이렇게 테헤란로인데 대기업체들이 여기 대부분 있어요. 접대가 많이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유흥업소에 아가씨가 한 명이 왔다 그러면, 그거 때문에 미용실 등 7~8군데가 먹고 살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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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가 술집에서 '성매매'…행정기관은 나몰라

    경기도 평택시 통복동의 한 주택가에는 술집 120여 곳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밤에는 불야성을 이룬다. 맥주를 박스(BOX)째 주문해 아가씨를 불러 유흥을 즐긴 뒤 업소 내에서 2차까지 가능한 속칭 '방석집'이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는 주민 D씨는 "방석집 쪽은 거의 안 간다"면서 "아이들도 아예 발걸음을 못 하게 하고 이 윗쪽으로만 놀게 한다"고 말했다.

    이 곳에 방석집이 생겨난 것은 약 5년 전부터였다. 주변에 아파트가 생기면서 여기저기 이사하는 집이 생기자 그 틈을 타 방석집이 어느 순간부터 하나둘 늘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이 동네가 중산층이 주로 거주했던 굉장히 조용하고 살기좋은 동네였다"면서 갑자기 달라진 주거환경에 안타까움을 표했다.[BestNocut_R]

    이 동네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한 슈퍼 주인은 '구청에 이야기하면 안 되냐'고 묻자 "에이, 안 돼요. 길건너에 방석집이 들어서기 전에는 여기분들 몇 명 말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사정이 있으니까 (막는 게) 안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방석집이 하나도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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