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ㆍ정세균ㆍ박지원 비대위원. 좌로부터. 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대 룰을 둘러싼 기싸움이 막판까지 팽팽히 이어지고 있다. 당 혁신안으로 제안된 권역별 최고위원제와 계파 간 셈법이 복잡한 선거인단 구성비율이 논란이다.
◈ 권역별 최고위원제 도입은 무산될 가능성 높아
당 정치혁신실천위원회가 당 개혁 방안으로 제시한 권역별 최고위원제는 만만찮은 반발에 부딪쳤다. 서울ㆍ인천, 경기ㆍ강원, 영남, 충청, 호남ㆍ제주 등 5개 권역별로 최고위원을 선출해 민주적 의사결정에 기여하고 당의 지역적 분권화를 모색하자는 구상인데 계파에 따라 득실이 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대준비위가 지난 4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정청래 의원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은 전 당원의 총의를 모아야 되는데 전국을 소단위로 나누면 투표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세력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개혁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일갈했다. 최원식 의원도 “소지역주의를 키울 수 있고 투표권이 제한되는 부작용도 있다”며 반대에 무게를 실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 이계안 전 의원의 발제를 대신 발표한 김성곤 전대준비위원장은 “안 전 대표와 이 전 의원은 합당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가능하면 당헌 27조(25명의 최고위원 구성 조항)의 정신이 전대에서 계속 유지되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전대준비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기존의 최고위원 구성이 유지될 공산이 커졌다. 갈등을 키울 수 있는 사안은 굳이 손을 대지 말자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초반 쟁점이었던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방식도 기존대로 분리 선거로 결정되기도 했다. 당헌당규분과는 최고위원 숫자를 7명으로 하되 5명을 선출직으로 하는 방안을 전준위 전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 선거인단 구성비율은 계파 간 입장 팽팽해 막판까지 절충 시도할 듯
선거인단 구성은 권리당원과 대의원, 그리고 일반당원ㆍ국민의 비율을 서로 다르게 조합한 6개의 안이 제시돼 있다. 계파 별로 유불리가 분명한 탓에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 국민의 고른 지지를 받는 친노계는 3:4:3 구성을 선호하지만 비노계에서는 권리당원을 중시하는 5:3:2 안을 내세우고 있다. 또 당내 지지가 탄탄한 정세균계에서는 대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기존의 3:5:2를 유지하자는 주장이다.
더구나 각각의 주장은 당의 외연 확대와 당원주권주의의 실현, 그리고 당 기여자에 대한 배려라는 명분 면에서도 서로에게 밀리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각 계파의 안을 절충한 3.5:4:2.5 구성이 일종의 중재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RELNEWS:left}이처럼 전대 룰을 둘러싼 막판 기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전대준비위는 전당대회를 2개월 앞둔 8일 오후 권역별 최고위원제 도입과 선거인단 구성비율을 두고 끝장토론을 벌인다. 이날 결론이 도출되면 새정치연합은 오는 12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2.8 전당대회 룰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전대 룰 확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ㆍ정세균ㆍ박지원 비대위원은 오는 11일쯤 동반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