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로 넘어가보죠.
◆ 김성완> 요즘 박원순 시장의 황제전세 논란에 휩싸여 있는데요. 엊그제 입주한 가회동 공간이 한옥인데다가 전세값이 지나치게 비싸다, 이런 겁니다. 황제공관 논란,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입주 첫날부터 보수시민단체들이 공관 앞에 몰려가서 황제공관에서 시위를 했죠?
◆ 김성완> 네, 맞습니다. 박 시장은 입주 첫날부터 보통 이제 신고식 치른다고 하잖아요. 아주 호된 신고식을 치렀는데요. 공교육살리기시민연합,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같은 보수단체들이 공관 앞에서 시위를 했습니다. 주장은 이런 겁니다. '서민의 친구인냥 행세를 하더니 당선된 지 6개월 만에 전세 28억원짜리 단독주택으로 공관을 옮겼다, 은평 뉴타운 공간보다 무려 10배 이상 비싼 황제공관이다' 이런 비난을 했고요. 흥미로운 주장도 내놨는데요. 가회동으로 공관을 이전한 걸 두고 대권가도와 연결을 시켰다는 겁니다. 뭐 이런 식입니다. ‘예로부터 가회동에서 대통령이 많이 배출됐는데 이번 공관 이전은 대권을 위한 과정 중 하나로 풀이된다.’ 이런 주장도 내놓았습니다.
◇ 박재홍> 황제공관이라는 논란, 뭐 비단 가격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있는 건 아니군요. 그러니까 대통령을 많이 배출했다, 가회동에서. 이건 무슨 얘기예요?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 (서울시 제공)
◆ 김성완> ‘행간’에서 사실 이런 얘기까지 할 줄 몰랐는데요. 이게 박 시장의 첫번째 변론이 될 것 같습니다. 북촌, 가회동으로 공관을 이전하는데 왜 뜬금없이 대권가도 이야기를 할까, 이런 건데요. 사실은 풍수학자들이 얘기를 하기로 가회동이 풍수상 서울의 최고 길지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경복궁의 주산인 북악산과 창덕궁의 주산인 응봉을 연결하는 선산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그래서 예로부터 권문세가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고. 과거 대선후보들도 가회동에 살았다, 이런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대표적인 사람이 이명박 전 대통령인데요. 2006년 서울 시장 임기를 마친 뒤에 논현동에 집이 멀쩡하게 있는 걸 두고 가회동에 굳이 집을 마련했거든요. 지금 서울 시장 새 공관과 한 500m 떨어진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 전 대통령 측근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대선을 준비하는데 이왕이면 터 좋고 정기가 서려 있는 북촌에 집을 마련하자, 이렇게 얘기가 됐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렇게 보면 대통령이 나왔죠.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한데요. 반대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같은 경우에도 2002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가회동에 살았습니다. 뭐 그런 거에 비하면 뭐 꼭 다 길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인과관계는 없다.
◆ 김성완> 맞습니다. 공공기관인 서울시가 풍수를 보고 공관 위치를 선택했을리는 없을 것 같고요. 서울시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서 한국문화를 또 홍보도 해야 하니까 한옥을 선택을 했고. 또 긴급상황이 발생을 했을 때 서울시청사하고 좀 가까운 거리로 선택을 하다 보니까 북촌을 선택했다, 이게 서울시 얘기고 또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제 전세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 이 지적은 어떻게 보시는 거예요?
◆ 김성완> 이게 박 시장을 위한 두번째 변론이 될 것 같은데요. 전세가격 28억.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뭐 수리비까지 하면 30억 들었다고 얘기를 하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많은 금액이기도 합니다. 뭐 서민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법하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또 시장이라고 하지만 탈권위적인 모습을 기대했던 측면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28억이 큰 금액이기는 하지만 서민들 입장에서. 서울 강남에 가면 10억, 20억짜리 아파트들이 아주 즐비하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서울 시장 공관은 아무래도 접견실이나 또 회의실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단독주택 같은 경우에 또 땅을 사야 하니까 대지면적이 한 최소한 100평 정도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평당 1000만원만 계산을 해도 10억원이 금방 넘어가게 되어 있죠. 가회동 전세 같은 경우에는 지금 대지가 한 660㎡, 한 200평 정도가 되고요. 건물이 405㎡, 122평 정도가 되거든요. 이 정도 넓이의 한옥을 28억 정도에 전세로 들어갔다고 하는 걸 이걸 황제전세라고 표현하기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 이런 시각도 있습니다. 이전에 서울시 공관으로 33년 동안 사용했던 혜화동 공관이 있잖아요. 이걸 백인제라고 부르는데요. 대지면적이 730평이 넘습니다. 매매가가 151억이었거든요. 그거에 비하면 사실 황제라고 표현하는 단어 자체가 적절한지 생각할 여지가 있어는 보입니다.
◇ 박재홍> 황제까지는 아니다라는 말씀으로. 서울시가 또 힘이 센 기관이라서 그런가요, 집 주인이 2년 뒤에 “방 빼.” 이러면 문제 아닌가요?
◆ 김성완> 저 같은 사람들이 다 공감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죠, 사실은.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그래서 사실은 제가 앞서 두 가지 변론을 얘기를 했는데요. 지금부터는 박 시장 입장의 변론 전달을 포기하겠습니다. 아니, 비판을 좀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사실은 공관이 필요하다고 하면 검소하면서도 살뜰한 공관을 지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박 시장이 그런 공관을 지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었던 건 아니었을 것 같고요. 공관을 짓는데 아무래도 28억보다 많이 들지 않겠어요, 그런 공관 정도 마련을 하려면. 그러니까 오히려 욕 먹기 싫어서 그런 걸 선택하지 않았던 거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바로 이 부분이 비판할 지점이라는 건데요. 이번에 만약에 황제 전세든지 어쨌든간에 공관을 만약에 지어서 비판받을 생각. 그게 두려웠다면 박 시장은 아무래도 소통 부족의 상태에 빠진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공관이 필요했다고 하면 이런 이런 공관이 필요합니다, 언론에 와서 설명도 하고 기자회견도 할 수 있고. 그러면 서울 시민이 바보도 아니고요. 사실 이 정도는 충분히 용인해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