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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韓으로 온 美 2인자들의 역전 필승법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경쟁작에 흥행 밀렸지만…국내서는 '승승장구'

     

    한국 영화보다 더 한국에서 사랑받는 외화들이 꾸준히 계보를 잇고 있다. '인터스텔라'에 이어 이번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그런데 이들 영화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같은 문화권인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2인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는 것.

    '킹스맨'은 베스트셀러 원작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인터스텔라'는 판타지 액션 영화 '헝거게임3'에 밀려 선두 자리를 내줬다.

    19금 스파이 영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는 놀라운 흥행 가속을 보이고 있다. 제한된 연령대의 관객에도 불구하고, 400만의 고지를 돌파한지 오래다.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더니, 급기야 극장에서 재탕, 삼탕까지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일단 감독의 인지도부터 남다르다. '킹스맨'의 메가폰을 잡은 것은 매튜 본 감독이다. 그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로 엑스맨 시리즈의 위기를 정면돌파했고, '킥 애스' 시리즈로 유쾌한 B급 액션의 진수를 선보였다.

    결론적으로 이들 영화는 국내 관객들에게 호평 세례를 받았다. 이렇다보니 매튜 본 감독의 영화를 '믿고 보는' 관객층이 두텁게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킹스맨'에서 매튜 본 감독의 B급 정서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심각한 스파이 영화의 정반대편의 지점에서 영화의 액션은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유쾌하게 진행된다. 배우 콜린 퍼스의 교회 액션씬부터 고위층들의 목이 날아가는 불꽃놀이씬까지. 곳곳에 녹아있는 감독의 유머감각이 잔인한 액션씬조차 흥겹게 만든다.

    특히 걸출한 스파이 신사들이 여심을 꽉 잡았다. 베테랑 '킹스맨' 요원 해리 하트 역의 콜린 퍼스를 필두로 루저 청년에서 스파이로 태어나는 에그시 역의 태론 에거튼 등은 여성 관객들의 발길이 극장으로 향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경우를 보자. 이 영화는 개봉도 전부터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 '인셉션', '다크나이트' 등으로 이미 한국에서는 스타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인셉션'처럼 시간을 다루고 있지만, '인터스텔라'의 그것은 우주라는 공간과 결합되며 더 확장됐다. 감독은 상대성 이론을 기반으로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있는 웜홀로의 시간이동, 또 다른 은하의 별, 4차원의 세계 등을 치밀하게 표현해냈다.

    그 결과, 영화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가히 '신드롬'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의 흥행 성적을 냈다. '인터스텔라'의 제목을 단 과학 서적이 나왔고, 학교에서 교육 차원에서 단체로 영화 관람을 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교육 목적과 결합해 '에듀테인먼트'의 사례로 성공을 거둔 것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지적호기심이 충만한 국내 관객들의 욕구를 '인터스텔라'가 잘 채워줬다고 진단했다.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생각하고, 복잡한 흐름을 따라가는 방식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영화 역시 예술의 영역이라, 관객의 정서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왜 이들 영화는 북미가 아닌 한국에서 사랑받은 것일까.

    한 영화 관계자는 "국내 관객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있어서 장애물이 거의 없는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킹스맨'이나 '인터스텔라'에서 보듯이 혁신적인 영화를 좋아하니까 그런 영화들이 흥행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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