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분위기 속에서 출범해야 할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이 '걱정 속'에서 28일 개통된다.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열차 증차가 이뤄지지 않아 승객들이 '짐짝'으로 취급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개통을 불과 이틀 앞두고 '사과성명'부터 발표했다.
정효성 시 행정 제1부시장은 "서울 지하철 역사에 한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날을 앞두고 2단계 구간 연장 개통 이후 출근 시간대 혼잡이 더 가중되는 상황이 초래된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26일 밝혔다.
◇ 정원 160명 열차 1칸에 374명 승객 탑승…안전사고 위험무엇보다 출근 시간대 혼잡도가 237%에 달할 만큼 열차의 혼잡도가 최악이다.
열차 시간대별, 방향별 이용실태 (사진=서울시 제공)
양방향(신논현-개화, 개화-신논현)모두 1일 이용자의 40~60% 승객이 출근시간대인 7시에서 9시 사이에 몰린다. 염창역부터 당산역 구간은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 50분부터 8시 20분까지 혼잡도가 최고 237%를 기록했다.
열차 1칸의 탈 수 있는 정원이 158명인데 무려 347명이 탄 수준이다. 이 혼잡도는 연장구간이 개통되면 더 높아질 수 있다.
당산~여의도(234%), 노량진~동작(216%), 여의도~노량진(212%) 구간도 혼잡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혼잡도가 이렇게 높으면 호흡 곤란까지 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서울시는 안전사고를 막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고속터미널역과 여의도역, 염창역, 가양역 등에는 각각 7~8명씩 50여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행정 제1부시장을 중심으로 100여명의 '현장 중심 비상대책반'도 운영한다.
시는 특히 연장개통 이후 혼잡문제로 안전사고가 우려되면 출근시간대 급행-완행열차간 운행조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9호선은 '급행, 완행, 급행, 완행순'으로 번갈아 운영된다.
김경호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일본의 경우, 급행-완행열차간 운행 조정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9호선도 최악의 경우 급행을 완행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내년 9월 열차 증차때까지 "뾰족한 대책없어"서울 지하철에서 가장 신생노선인 9호선이 '지옥철'로 전락한 것은 잘못된 수요예측에 따른 것이다.
9호선은 인구가 많은 강서와 양천, 심지어는 김포한강신도시 인구까지 수용하지만, 9호선 실시설계때부터 실제 이용자수보다 예측 수요를 16-37%까지 낮게 전망했다.
당초 수요예측보다 많은 이용자 수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이달 초 긴급대책을 통해 2단계 연장개통으로 부족한 열차 70량을 내년 9월까지 증차하기로 했다. 현재 9호선 열차는 144량이 운행중이다.
김경호 도시교통본부장은 "최소한 150량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2단계 개통으로 우선 70량이 필요하고 3단계까지 연장개통되면 80량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증차가 이뤄지기전까지는 가양역에서 여의도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순환버스를 이용해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9호선 출근전용 급행순환버스 운영노선 (사진=서울시 제공)
시는 가양-여의도 구간외에도 염창-여의도 구간에서도 급행순환버스를 한시적으로 무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