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한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마침내 2016년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의 꿈을 이루기 위한 두번째 도전에 나선 것이다.
'힐러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탄탄한 지지율과 대중성으로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는 클리턴 전 장관. 그러나 이번 출사표는 예전과 달랐다.
12일(현지시간) 오후 선거 캠프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개된 클린턴 전 장관의 출마 선언 동영상은 밝고 따뜻하며 희망적이고 낙관적이다.
청년과 은퇴자, 젊은 부부, 장애인, 동성애자까지 나와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클린턴 전 장관이 등장해 "미국인들이 그동안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애써왔지만 아직도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면서 보통 사람들의 팍팍한 삶을 위로한다.
또 "미국인들은 챔피언을 필요로 하고 있고 내가 바로 그 챔피언이 되고 싶다"면서 "여러분들이 더 나은 삶을 살고,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출마의 변을 밝힌다.
이는 지난 2007년 출사표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출마 선언 동영상은 클린턴 전 장관 혼자 출연해 자신의 메시지를 던지기만 했고 '이기기 위해 출마했다"는 슬로건이 웅변해주듯 도전적이었다.
사실 이같은 변화는 이미 예상된 것이다. 언론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과거 실패를 거울 삼아 이번에는 전혀 다른 선거를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 선거 전략의 핵심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특권층, 귀족적 이미지를 털어내는 것. 대신 인간적 '호감'을 높이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예일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 어느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일반인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똑똑하고 훌륭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좀 멀고 불편한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측면이 강하다.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출마했을 당시에도 선거 참모들은 힐러리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편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1999년 상원의원 도전 때에도 선거 전략의 주요 포인트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힐러리의 인간적 면모를 알게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번 선거 운동은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호감을 높이기 위해 작은 모임, 이벤트를 통해 예전에 미처 몰랐던 인간적 매력을 보여주는 쪽에 방점이 찍혀있다.
동시에 '대세론'에 대한 경계심도 엿보인다. 일각에서 '힐러리의 적은 힐러리 자신'이라고 지적하듯이 워싱턴 정치에 너무 오래된 인물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선거 분석가들은 클린턴 전 장관의 익숙한 이미지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게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클린턴 전 장관을 마치 처음 출마하는 후보에게서 느끼는 신선함을 갖게 하고 동시에 과거와는 다르게 인간적이고 호감가는 인물로 비춰지게 하는 것. 그것이 이번 선거 이미지 전략의 가장 주요한 현안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