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자료사진)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에서 1.5%로 전격 인하한 것은 메르스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메르스의 파급영향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경제주체의 심리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완화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는 그나마 경기회복을 지탱하고 있는 내수에 메르스가 악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거시경제적 하방리스크가 심화돼 여기에 먼저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하방리스크와 관련해 한은은 이날 발표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를 통해 메르스 외에 "앞으로 국내경기가 수출부진에 따른 생산둔화와 내수 흐름의 불확실성 증대" 등을 지목했다.
또 세계경기 회복지연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날 금리 인하 결정은 이 총재가 그동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두 가지 측면, 즉 경기 흐름이 한은의 예상 경로대로 진행하느냐와 경기부양과 금융안정 문제 중 어떤 것이 더 시급한지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것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계부채 급증이 금융안정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경기부양에 더 방점을 둔 결과고 여기에는 최근의 메르스 파장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다음달 정부가 메르스 사태 등에 대응한 종합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같은 맥락에서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또 다시 인하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관련부처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했다.
그동안 한은이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고 스스로 언급해 온 상황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경기부양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가계부채 증가 등의 부정적인 영향만 더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이 총재는 이런 점을 의식해 금통위 회의에서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과 금리인하로 가계부채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관련정책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데 견해를 같이했다며 이례적으로 금통위의 논의 내용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