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IT산업 절반 이상 인문계 몫"…文-理 벽 무너진다

취업/직장인

    "IT산업 절반 이상 인문계 몫"…文-理 벽 무너진다

    • 2015-06-30 06:00

    [기획: 인구론을 돌파하라③] 평생 전공은 없다. 이공계 훈련에 도전하라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인문사회계 전공자들을 위한 일자리는 더욱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이른바 ‘인구론’, ‘문송’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시점에, 문과 취업준비생들은 어떻게 취업시장의 벽을 뚫을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는 총 4회에 걸쳐 취업을 앞둔 인문계 전공자들이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들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자료사진 (윤성호기자)

     

    "IT 산업의 일자리를 100이라고 본다면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20이고 소프트웨어(SW)가 80입니다. 그리고 이 80 가운데 20%는 코딩이고 나머지 80%는 상품 디자인인데, 이 분야가 바로 인문계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AIST 경영대 문송천 교수는 "상품 디자인은 물리학도 전자공학도 아닌 법과 논리의 세계"라며 "이공계보다는 인문계 출신이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인문계가 이공계보다 더 강점이 있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는 특히 IT관련 직종 가운데 웹 전문가,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 컴퓨터 시스템 설계 전문가 등은 인문계 전공자들도 도전해볼만한 '인문계 친화직종'으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는 필요한 인력보다 5108명가량(부족률 4.1%) 부족했고, 웹 전문가는 1378명(5.2%), 컴퓨터시스템설계 전문가는 871명(2.6%)정도 일자리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문과 전공자들에게 이공계 지식에 대한 훈련을 받도록 하는 것은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대학 4년 동안 인문계 관련 전공을 쌓고 또 관련 직종에 대해서만 생각해온 졸업예정자나 졸업생들에게는 심대한 도전이다.

    상경계열 졸업 예정자인 김모(26.여)씨는 "이공계 쪽 교육이나 훈련 기회가 있다면 그쪽이 취업이 낫다고 하니까 관심은 생긴다"면서도 "이미 그동안 배운 것들이 있어서 전혀 새로운 분야를 다시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은 좀 막막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게임회사 취직한 어문과 졸업생, "걱정말고 도전하세요"

    그러나 이공계 분야에 대한 문과생들의 도전 결과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오히려 IT업계에서 인문계 관련 지식은 강점이 되기도 한다. 요즘은 청년취업아카데미 등 조금만 살펴보면 문과 전공자들을 위한 교육 훈련 기회도 적지 않다.

    대학에서 브라질어를 전공하고 게임회사에 취직한 이광섭(26세)씨의 경험이 좋은 사례다.

    이 씨는 졸업 전에는 높기만 한 취업문턱을 넘을 방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해왔다. 기업이 상대적으로 덜 선호하는 인문계 중에서도 어문계열 전공자를 채용하는 회사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이공계의 구인 정보가 인문계에 비해 넘쳐나는 점을 주목했다. 그리고 과감하게 IT 분야 교육 훈련에 뛰어들었다. 이 씨는 "IT를 전혀 모르는 인문계 출신은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IT 교육을 받고 이공계에 취업문을 두드려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운영한 청년취업아카데미에서 SW개발기반의 Big Data(빅 데이터) Intelligence 과정을 수료하고 넥슨코리아에 입사에 성공했다. 이 씨는 "빅데이터 과정을 수료한 것이 취업에 절대적인 요소가 된 것은 아니지만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이 씨는 "인문계 출신이라고 따로 차별을 받거나 업무에서 배제되는 것은 없다"면서 "직무에 따라 평가를 받는 것이지 전공이 중요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공계 공부를 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는 인문계생이 많은 데 후배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 문과 전공자 위한 이공계 기술 훈련 어디서 받나?

    IT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기술교육을 받은 인문계 출신을 위한 일자리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취업 시장에서 문-이과의 벽이 빠른 속도로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과 전공자들을 위한 국가 차원의 무료 훈련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기업과 대학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청년취업아카데미에서는 인문계 전공자들을 위한 교육과정 43개 중 11개가 정보통신(IT) 관련 과정들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