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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억 원 '치즈 예산'…유가공업체, 예산 따먹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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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억 원 '치즈 예산'…유가공업체, 예산 따먹기 논란

    국산 치즈 생산 위해 '원유수급조절자금' 확대 편성

    (자료사진=스마트이미지)

     

    피자와 햄버거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치즈 소비량도 늘어나고 있다. 치즈는 이제 국내에서 없어서는 안될 식재료가 됐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치즈의 96%는 수입산이고 나머지 4%만이 순수 국산이다. 젖소에서 방금 짜낸 신선한 우유로 만든 즉석 치즈가 매우 드물다는 얘기다.

    유가공업체들이 치즈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소량의 국산 치즈마저도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만들고 있다. 예산이 없어 쩔쩔매는 정부가 '치즈예산'까지 편성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치즈 국내소비량 증가…국내산 4.4%에 불과해…치즈용 우유, 저가 공급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치즈는 모두 10만 1,000여톤으로 2013년 8만 7,000여톤에 비해 무려 16%정도 증가했다. 이처럼 치즈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1인당 유제품 소비량도 지난 2012년 6kg에서 지난해는 6.5kg으로 2년 사이에 8.3%나 급증했다.

    그런데, 순수 국내산 치즈는 전체의 4.4%인 4,429톤에 불과하고 나머지 95.6%는 미국과 EU, 뉴질랜드에서 만든 수입치즈다.

    국내 치즈생산 기반이 취약한 원인도 있지만, 대형 유가공업체들이 값싼 수입치즈를 통해 높은 수익을 얻는데 익숙해지면서 국산치즈 생산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즈는 우유 100kg을 건조시키면 9kg 정도를 얻는다. 그만큼 치즈가 우유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남아 도는 국내산 원유의 소비 촉진을 위해 치즈용으로 사용되는 원유에 대해선 낙농진흥회를 통해 저가에 공급하고 있다.

    흰색 우유와 제조분유로 쓰이는 원유는 1kg에 1,056원을 받고 공급하지만 치즈용은 정상 가격의 29% 수준인 311원씩 공급한다.

    이에 따른, 차액 745원에 대해선 정부가 낙농진흥회에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국내 유가공업체들이 치즈를 생산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 FTA에 등 떠 밀린 정부...'치즈예산' 연간 420억 지원

    농식품부는 올해 '원유수급조절자금' 150억 원을 편성해 지원했다. 이는 원유 물량으로 2만톤, 치즈는 1,8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생산된 국내산 치즈 4,429톤과 비교해 4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그런데 이 정도의 예산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상반기에 이미 모두 소진됐다. 농식품부는 올해 말까지 추가로 27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산 치즈 3,240톤 정도를 추가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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