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로 넘어가 볼까요?
◆ 김성완> 국정감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번 가을 국감 때도 어김없이 재벌그룹 총수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여야가 갈등을 하고 있습니다. 가을마다 반복되는 회장님 출석 전쟁,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일단 올해 국정감사에서 꽤 많은 총수들 이름이 거론되고 있기도 하죠.
◆ 김성완> 네, 맞습니다. 한두 명이 아닌데요. 롯데그룹 형제의 난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적이고요. 메르스 사태로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또 면세점 독과점 논란에 얽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중앙대 사태로 비판을 받았던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그리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 때문에 올해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이름이 올라 있고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이렇게 해서 상당히 많이 이름이 오르고 있습니다. 올해는 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회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런 인터넷 포털 사이트 대표들도 소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 박재홍> 신동빈 회장은 7곳에서 증인신청을 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국회 상임위별로 누구를 부를지 신경전이 치열하겠군요.
◆ 김성완> 지금 국회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는데요. 국회 정무위, 기획재정위, 산업통상자원위, 보건복지위 등등 해서 재벌그룹 총수들의 소환 명단을 놓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임위가 한두 곳이 아닙니다. 여당은 가급적 재벌총수들을 부르지 말자, 이런 입장인데요. 아시다시피 요즘 김무성 대표가 연일 노조 때리기 발언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연장선에서 재벌그룹은 안 된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반대로 야당쪽에서는 재벌개혁이 또 우선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대기업 총수 소환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그런가 하면 여당은 포털사이트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 이렇게 해서 포털사이트 대표를 부르자, 이런 입장인데요. 야당은 또 무슨 얘기냐 이러면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지금까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사는 신동빈 회장 정도, 이런 정도 수준입니다. 그나마 확정된 인사들은 계열사 사장들 수준인데요. 삼성물산 사장이라든가 주식회사 SK 사장, 이렇게 해서 몇 명 정도만 지금 확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재벌총수들이 국회 증인출석을 상당히 꺼려하잖아요. 그래서 증인 채택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한 로비전도 있다면서요?
◆ 김성완> 맞습니다. 재벌그룹 총수들이 아마 감옥 가는 것 다음으로 가장 싫어하는 게 국감 증인 출석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감옥은 자유롭게 생활을 했던 재벌 총수들이 폐쇄공포증을 일으킨다고 하잖아요. 이상하게 감옥만 가면 병이 나잖아요. 그런데 국감 증인 채택은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는 자리잖아요.
◇ 박재홍> 국회의원들이 벼르고 준비를 하기도 하고.
◆ 김성완> 그러니까 뭐라고 할까요, 국민들 앞에서 평상시에는 한 번도 다른 사람한테 싫은 소리 듣지 않았던 사람들이 국감장에 나와서 굉장히 싫은 소리를 많이 들어야 하니까 그 자리를 어떻게 해서든 피해보려고 이렇게 합니다. 그래서 온갖 인맥이나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다 동원해서 국감 증인 채택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요. 흔히 대관 담당자들이라고 합니다. 큰 직함이 있는 건 아니지만 공공기관들을 상대하는 기업들의 담당자, 이렇게 보면 되는데요.
◇ 박재홍> 정부부처를 담당하는 직원들.
◆ 김성완> 국회 담당 직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은 기업마다. 많은 곳은 10여 명이 늘 상주하듯이 이렇게 활동을 하는데요. 이런 국감 시즌에는 다른 직원들까지 휴가로 파견을 받아서 한 20여 명 정도가 한 기업마다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5개 기업, 한 10개 기업 정도 그룹 총수들의 이름이 오른다, 그러면 아마 국회의원실 문턱이 닳아없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대관담당자들이 열심히 활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증인 채택 가능성이 높은 롯데그룹과 삼성전자 같은 경우에, 삼성그룹 같은 경우에는 직원들이 요즘에 여의도에 상주하고 있다, 이런 얘기까지 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대관 담당자들이 기업별로 있다는 말씀인데. 이분들이 말로만 ‘우리 회장님 명단에서 빼주세요.’ 이렇게 하는 건 아닐 거 아니에요. 영업 비밀이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성완> 맞습니다. 맨입으로 되겠나,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사실은 어떻게 영업을 하는지는 비밀입니다. 잘 알지 못하거든요.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도 이런 얘기를 하기를 꺼려하는데요. 우리 일반적인 상식으로만 본다면 맨입에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로비라는 게 어느 날 불쑥 찾아와서 그냥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사하고 난 다음에 ‘우리 총수님 좀 빼주세요.’ 그런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평상시에 꾸준히 인맥관리를 해야 할 거고요. 술을 먹기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이러면서 이제 서로 안면을 트는 과정들이 있을 거고. 또 그 과정에서 서로 편의를 봐주는 게 있을 겁니다. 아마 그게 요즘에 많이 논란이 됐었던 국회의원들의 취업청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대기업들이 들어주는 이런 방식들도 있을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게 같이 묶여가다 보니까 ‘그룹 총수들을 빼주십시오.’ 할 때 국회의원들이 아무래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해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대기업들 같은 경우에 임원들이 많게는 수백명 되는 곳도 있잖아요. 그런 기업 같은 경우에는 임원들까지 나서서 온갖 인맥들을 다 동원해서 증인 채택이 되지 않도록 그렇게 한다, 이런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정확하게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그런 추측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시고요.
◆ 김성완> 이 과정에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는데요. 저는 매년 가을만 되면 참새가 방앗간 들락날락하듯이 국감 때마다 재벌 총수 증인 채택을 두고 국회의원들이 왜 갈등을 하고 있을까, 이런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여야가 겉으로 볼 때는 굉장히 갈등을 하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재벌 개혁을 외치면서 노동 개혁하고 같이 묶여가면서 서로 싸우기도 하고 그렇게 하는데요. 사실은 증인 채택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말만 굉장히 시끄러운데요. 정작 채택되는 총수는 매년 1, 2명 있을까 말까 한 그런 상황이거든요. 결국 여당은 증인채택을 막아줬다고 하는 생색내기를 하기에 딱 좋은 그런 기회가 되는 거고. 야당 입장에서는 증인 채택을 하겠다, 큰소리 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그런 장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국민이 볼 때는 굉장히 큰 갈등을 벌이는 것 같지만 자기들이 볼 때는, 정치권이 볼 때는 힘의 과시를 통해서 얻는 이익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익들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가을마다 반복되는 회장님의 출석 전쟁은 국민들을 위한, 재벌개혁을 위한 출석전쟁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뭔가 다른 이익과 다른 생각을 하는 그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세 과시용, 엄포용 증인출석 소란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말씀이네요.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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