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민족에 대해 한국인만큼 차별적인 국민이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국 10가구 가운데 1가구 정도가 다문화 가정일 정도로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국가가 되고 있음에도 외국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상당히 배타적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백인들에 대한 태도와는 달리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피부색이 좀 다른 민족들을 경시하는 태도가 여전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외국인들에 대한 임금격차가 OECD 국가중 가장 높다.
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 전망 201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 임금 격차는 1.55배로 조사대상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외국인고용조사 결과에서도 외국인 취업자들의 60% 이상이 월 2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고, 절반 이상이 1주일에 5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 2012년 조사에서는 75%의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에 못 미쳤다.
한국인들이 3D업종과 농업·어업을 기피하는 바람에 노동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업종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몫이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할 형편이다.
(자료='2015년 교육기본통계')
경기 안산·반월 공단과 경남 김해 등 저임금 노동력이 필요한 공단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공장을 돌리고 있다.
어느 시골 농촌 마을을 가더라도 어렵지않게 동남아 출신 젊은 부녀자들을 만날 수 있다.
미군까지 포함하면 2백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 살고 있다. 서울 지하철을 타면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기도 한다.
외국인 불법 체류자만 21만 명을 넘어섰다.
한 해 외국인 남·여와 결혼하는 숫자만도 5천 명을 웃돈다.
또한 혼혈 2세들이 지금은 초·중·고등 학생들이지만 10년가량 있으면 취업 전선에 나서게 된다.
대한민국이 바야흐로 단일 민족 국가의 울타리를 벗어나 다민족 국가시대로 진입하고 있고, 가야 할 운명의 길이다.
내년 말을 기점으로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2018년이면 인구절벽 시대가 현실화되는 만큼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않던 세계인들과 함께 한국땅에서 살아야 한다.
특히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명약관화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외국인에 대한 차별 의식이나 따돌리는 태도는 국가이익에 백해무익이다.
실제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과 탈북민들은 자신들이 제4 계급 또는 5계급이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한다.
이른바 제1계급이 상류층이고 2계급은 중산층, 3계급은 서민층이며 그 다음이 유색 외국인들과 탈북민들이라고 말한다.
죽음을 무릅쓰고 북한을 탈출해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민들이야말로 우리와 동일한 민족임에도 취업과 임금 등에서 철저하게 차별받고 있다고 한다.
단일 민족이라는 자부심과 의식 등으로 말미암아 일자리와 임금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게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같이 어울려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 (자료사진)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인들은 예외로 오히려 우대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들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보다 못 사는 민족과 국가 출신들을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그들이 우리와 피부색, 자라온 문화, 습성이 다른 것뿐인데도 그들이 한국인보다 저급하다거나 미개하다는 인식은 오만의 극치이다.
자칫 인종 범죄로도 이어질 수도 있는 아주 무서운 증상이랄 수 있다.
한국 사회는 다름에 관해 양극단의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으며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이 있으면 편을 가르고 차이를 더 크게 벌이려고 한다.
이로 인해 유무형의 폭력이든 은밀한 차별 대우 등 당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적개심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사회 통합의 기본 방향은 다름과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며 공동체 의식의 기본이자 글로벌 시대에 갖춰야 할 세계인의 기본 자세다.
한국을 떠나 미국과 일본, 유럽에 살면서 설움을 받으며 살고 있는 한인 동포들을 생각해서라도, 외국 생활을 하며 당했던 억울함을 떠올려서라도 이제는 외국인들에 대한 배타적 생각과 태도, 행동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