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시신' 피의자 김일곤(48)이 23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의 빌라 범행현장에서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김 씨는 충남 아산에 있는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모(35) 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실은 차량에 불 지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트렁크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일곤(48)이 23일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그의 모습을 본 인근 주민들은 "어떻게 잔인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냐"며 아연실색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 빌라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 임했다.
회색 반팔 티셔츠에 청색 면바지를 입은 그는 다소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범행을 재연하며 담담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는 먼저 차량 앞으로 이동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울산에서 훔쳐 달고 다니던 번호판을 원래 범행 차량의 번호판으로 교체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미리 준비한 라이터 충전용 기름을 피해여성 A(35)씨 시신을 둔 트렁크와 차량 앞·뒤 좌석에 충분히 뿌렸다.
이후 라이터로 불을 지른 뒤 도주하는 모습을 재연하기까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은 납치한 A씨를 목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불을 지르기까지 한 잔인함에 혀를 내둘렀다.
자동차 부품판매를 하는 고모(28)씨는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잔인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같은 사람으로서 무섭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50년 동안 거주한 장모(64·여)씨는 "가게를 운영하는데 밤 12시까지 운영한다"며 "인적이 드문 시간이라 이런 사람이 들어오면 어쩌나 불안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2시 10분쯤 충남 아산시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만난 A씨를 차량째 납치해 살해하고, 이틀 뒤 홍익동 한 빌라 주차장에서 투싼 차량 트렁크에 A씨의 시신을 두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