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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명절 민심과 정치의 함수관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이제 막바지다. 뿔뿔이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 데 모여 '식구(食口)'로서의 정겨움을 확인했고, 다시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명절은 우리를 함께 같이 모이게 만드는 계기다.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서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느낀다. 그리고 가족끼리의 대화에서는 각자의 다른 생각, 다른 처지를 인정하는 따뜻한 포용이 수반된다.

    명절이 갖는 플러스 효과인 것이다. 정치권이 '명절 프리미엄'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대선이나 총선 같은 큼직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는 더더욱 그렇다. 명절 기간에 형성되는 민심의 향배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4.13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터라 이번 '설 민심'을 잡으려는 여야 정치권과 후보자들의 발걸음이 여느 명절 때와는 사뭇 달랐다.

    그렇다면 이번 설과 같은 명절 때 전국 각지에 흩어진 가족들이 한 데 모이면 과연 정치 얘기를 할까?

    정치 담론이라는게 '네편 내편'의 딱딱한 이분법으로 나눠지고, 대화가 아닌 논쟁으로 비화돼 감정이 상할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 2명 중 1명이 명절 때 정치 얘기를 나눈다는 이색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지난 주 리얼미터가 전국의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때 '정치관련 대화를 나눌 것 같다'는 응답이 52%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 명절 때 가족들과 정치얘기를 나눴다고 답한 비율은 45%였다.

    또 눈길을 끄는 대목은 4월 국회의원 총선과 관련해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가족이 있다면 '설득할 것이다'라고 말한 비율이 무려 70%에 이른다는 점이다.

    부산, 경남, 울산(설득할 것 74% vs 설득 안할 것 12%)과 광주, 전라(74% vs 23%)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고, 지지정당별로는 국민의당 지지층(74% vs 23%)에서 '설득할 것이다'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정치성향별로는 '설득할 것이다'라는 응답이 우세했는데, 보수층(설득할 것 74% vs 설득 안할 것 20%)이 중도층과 진보층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정치 관련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려는 우리 국민들의 성향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즉, 여야 정치권이 '명절 민심'을 무시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반증인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기대와 민심의 현주소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지난 주 설 연휴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각 당 대표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전통시장을 찾아 손을 내밀었지만 팍팍해진 경제 사정으로 싸늘해져버린 민심을 확인하는 데 그쳐야만 했다.

    {RELNEWS:right}정치는 민심을 거스를 수도 없고 거슬러서도 안된다. 그렇다고 명절 때만 선거 때만 민심 타령을 늘어놓아서도 안되는 것이다.

    다만 여야 정치권이 이번 설 연휴 민심만이라도 제대로 파악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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