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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를 통해 거액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드러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진경준 검사장이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2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지난해 게임회사 넥슨의 주식 80만1500주를 126억원에 처분했다. 전체 재산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156억5600만원으로 신고했다.
검사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주식을 통해 거액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점차 따가워지고 있다.
핵심 의혹은 넥슨 주식의 매입 가격이다. 사실 이 부분을 설명하면 현재 제기되는 의혹은 한꺼번에 모두 풀릴 수 있지만 진 검사장은 입을 다물고 있다.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사들였던 지난 2005년에는 이 주식이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정확한 거래 가격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다만 일부에서는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시세보다 낮은 액면가에 사들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시세와 액면가 사이의 차액이 증여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샀다면 차액에 해당하는 부분은 증여로 볼 수 있다”며 “이 경우 특혜 정도가 아니라 불법 금품 의혹을 둘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본인이 정당한 가격에 샀다면 명백하게 설명할 수 있는 문제인데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설명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비칠 수 있다”며 “해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 검사장이 액면가에 주식을 샀다면 4억원을 투자해 30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는 의미이다. 실력이 뛰어난 전문가라도 이루기 어려운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진 검사장이 비상장 주식을 80여만주나 사들인 것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주에 80만주 투자는 정말 이례적”이라며 “확실한 정보가 없는 이상 그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진 검사장과 김정주 넥슨 대표는 서울대학교 동기로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은 일부 언론에 “서울대 동기인 김정주 대표의 부탁으로 사업 초창기 넥슨에 투자하며 주식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검사장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재산을 모았더라도 국민적 의혹이 불거진 만큼 해명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검찰 관계자는 “너무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 상세히 해명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진 검사장에게 제안했다”며 “직무와 연관된 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40억원을 투자해 120억원을 만들어도 크게 성공한 셈인데 4억원을 투자해 120억원으로 불렸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적법한 투자였는지 여부를 떠나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해명하면 또다른 시비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사촌이 땅을 사서 배를 아프게 한 것이 진 검사장의 죄인 만큼 어떤 해명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고 봤다.
이에 대해 진 검사장은 몇몇 기자들에게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해명에 나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총선을 코 앞에 두고 고위 공직자의 재산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정부여당의 입장 때문에 진 검사장이 어떤 식으로든 조만간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