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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위안부 유가족, 한국 정부에 첫 '보상금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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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위안부 유가족, 한국 정부에 첫 '보상금 소송'

    "위안부 자녀 삶은 가시밭길…생존자와 똑같은 대우 해달라"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협상은 '졸속 합의'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유가족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는 처음으로 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안부 생존자는 물론 사망자도 일본의 법적 배상 대상에 포함돼야 하지만, 일본이 강제 연행의 책임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유족이 한국 정부에 개별적으로 보상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위안부 할머니의 유족 A씨는 지난 1월 여성가족부 장관을 상대로 "위안부 유족 보상금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냈다.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을 통해 소송 자료를 입수한 결과 A씨는 지난 2010년 타계한 B 할머니의 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소장 등에서 "(위안부의 자녀가) 살아온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며 "피고는 위안부 생존자에게 지급되는 금액과 혜택을 돌아가신 분들에게도 똑같이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일본 정부와 협상이 이뤄졌다고 마치 해결된 것처럼 대통령이 국민에게 과대선전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고, 피해 할머니들은 한 분 한 분 작고하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특히 A씨는 "피고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지원을 하고 있지만, 살아있는 분에게 한할 뿐 작고하고나면 연락 한 번 하지 않고, 위로 한 번 없다"면서 정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A씨가 외교부 등 위안부 관련부처 가운데 여가부를 소송 상대방으로 정한 이유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부처가 여가부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가부는 1993년 제정된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생활안정지원금과 간병비, 치료비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10억엔(약 103억원)의 기금을 출연하고 한국 정부가 설립하기로 한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도 여가부 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소송에 대해 여가부는 A씨의 청구를 기각해달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A씨의 사건은 행정1부(김용철 부장판사)에 배당돼 지난달 23일 첫 변론기일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A씨가 불출석하면서 오는 27일로 변론기일이 변경됐다.

    여가부는 답변서에서 "일본 정부가 출연할 예정인 기금에 대한 사용 용도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관련 부처와 전문가, 피해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그 용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고에게 아무런 처분을 한 사실이 없고, 보상대상과 보상액 등에 대한 법률·계획이 전혀 구체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공법상 법률관계가 형성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행정소송의 형식을 위배한 부적법한 소로 각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가부는 "향후 일본 정부에서 기금을 출연하고 기금에 대한 사용 용도가 구체적으로 결정된 후 그 결과에 따라 생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유족 보상금 소송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인데, 개별적인 보상금 소송은 자칫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위안부 문제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는 "어떻게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보상금 소송을 낼 수 있느냐. 얼토당토 않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안부 피해자 단체 관계자도 "현행법상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지원은 생존자에 국한하고 있는데, 근거법이 없는 상황에서 소송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우리는 (개인의) 돈 문제에 절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안부 피해자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엉뚱한 사람이 민사소송을 냈다 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보수단체에서 위안부 진실규명을 맡고 있던 C씨는 2014년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위자료 1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가 상고심까지 내리 패소했다.

    한편, 국내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대응은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지난 2월 "한·일 협상 문서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낸 데 이어 "한·일 위안부 합의는 위헌"이라며 생존·사망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리해 헌법소원을 냈다.

    또 서울중앙지법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의 민사소송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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