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의인 김동수(51)씨가 18일 제주도청 1층 로비에서 자해를 시도했다. (사진=김대휘 기자)
세월호 사고 당시 파란바지의 영웅으로 불린 김동수(51)씨가 또다시 자해를 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벌써 3번째 자해시도로, 세월호 2주기를 전후한 심리적 불안감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18일 오후 1시 27분쯤 제주도청 1층 로비에서 김동수씨가 갑자기 문구용 커터칼을 꺼내 자해를 시도했다.
청원경찰 등이 급히 제지했지만 김씨는 왼쪽 손목과 복부 등에 상처를 입었다.
김씨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씨는 세월호 진상도 밝히지 못하고, 사람들의 고통도 치유하지 못하는 이 나라가 싫다고 외친 뒤 자해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에 대해서도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고 김씨는 비판했다.
김씨의 자해는 이번이 벌써 3번째다.
지난해 12월에도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장에서 자해를 시도했고 지난해 3월에는 제주시 조천읍 자택에서 흉기로 손목을 자해했다.
김씨의 반복되는 자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쉽게 치유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씨가 지난해 2월부터 정기적으로 상담치료차 방문하는 연강정신병원 제주 세월호피해상담소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세월호 2주기인 4월 16일을 전후해 심리적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딸이 올해 3월 육지에 있는 대학으로 입학하면서 김씨의 감정기복과 분노조절 장애는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씨는 딸이 육지로 가기전인 지난 2월부터 3월 초까지는 매주 2차례씩 세월호 피해 상담소를 찾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세월호 의인' 김동수 씨. (사진=권민철 기자)
김씨의 최근 행동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전형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세상사람들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거나 '정부도 나를 외면한다'고 생각하며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분노조절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살이나 자해 시도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경우 한순간에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위의 꾸준한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자해 당시에도 지나가는 학생들 볼때마다 세월호의 아픔이 생각나고 창문을 봐도 당시 아이들이 떠오른다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음을 고백했다.
화물차 기사였던 김동수씨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시 자신의 몸에 소방호스를 감아 학생 20여 명을 구조하며 파란바지 영웅으로 불려졌다.
이때문에 김씨는 지난해 6월 의상자로 인정받았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거듭된 자해소동은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