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환경운동연합과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는 11일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사진=송봉준 기자)
경남 밀양에 사는 박모(63)씨.
박 씨는 11일 경남시민사회가 창원에서 옥시 제품 불매 선언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옥시 제품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발표를 자청했다.
박 씨는 2007년부터 2년 정도 옥시 제품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 당시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지만 몇년이 지나고 나서 숨도 차고 기침이 심해졌다.
결국 건강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박 씨는 간질성 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치료제가 없어 현재 면역제만 복용하고 있는 상태이다.
박 씨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접수를 준비 중이다.
박 씨는 "건강 검진을 받으니까 섬유화 폐질환이 나타났고 약도 없어서 그냥 면역제를 먹고 있다"며 "옥시를 씀으로 인해서 여러분들의 폐가 망가지고 병들어가고 있으니까 절대 쓰지마시고 불매 운동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씨 외에도 옥시 제품을 사용하다 두 명의 아들을 잃은 안모(39) 씨도 자리를 함께해 옥시 제품 불매를 호소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경남지역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12명이고, 이 가운데 3명이 숨졌다.
경남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1일 옥시제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송봉준 기자)
옥시 제품 불매 운동이 경남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과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창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는 모든 판매를 중단하고 피해자 배상에 전념하라"며 옥시 제품 불매 운동을 선언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들은 이 큰 슬픔과 고통을 그냥 흘려버리지 말고 함께 실천하자"며 "옥시 제품은 어떠한 경우라도 구입하지 말고 옥시 물품을 판매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강력히 항의하자"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또 "지금 상황에서 옥시를 판매한다는 것은 부당한 이윤추구일뿐더러 125종에 이르는 옥시 제품을 구별할 수 없어 자신의 의지에 반해 옥시 제품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소비자에게 강제판매를 한 행위가 된다"면서 "아직도 불매 운동을 선언하지 않은 편의점과 일부 마트들의 조속한 동참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특히 "국회는 청문회를 즉각 실시해 진상규명과 사태해결에 힘을 써야하고 정부는 지금이라도 제도를 혁신하고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또한 사법계는 검찰의 늦은 수사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성역없는 수사와 처벌을 통해 만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거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주 거제 고현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와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하고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김해지역 시민단체인 우리동네사람들과 김해시회적경제 네트워크도 성명을 내고 "옥시를 비롯한 가해 기업들은 이제라도 진정어린 사과와 함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민형사상 책임을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