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경영 책임부터 물어야 ‘경영진 사재출연, 임금반납’
- 공적자금 ‘투자’ 아닌 ‘차입’으로
- 실업자 대책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 프랑스, 노조가 ‘회계장부’ 검토 후 인력감축 결정
- 쌍용차 희망퇴직 2200명, 정리해고 187명
- 쌍용차 복직자 18명에 불과, 170명 해고상태
- 희망퇴직자 대부분 자영업 파산, 일용직 전전
- 하청업체 계약해지, 비정규직 해고로 이어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11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은수미 의원(더불어민주당), 고동민
◇ 정관용> 올해 한국경제의 가장 뜨거운 감자, 부실기업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입니다. 조선업, 해운업 이미 시작됐고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을 희망퇴직 받기 시작했다. 이런 뉴스도 얼마 전에 나왔습니다. 문제를 던져보죠. 구조조정 하면 희망퇴직, 정리해고 이것밖에 없을까요? 그래서 모셨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은수미 의원 그리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로 지금 살아가고 있는 고동민 씨를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은수미> 네, 안녕하세요. 은수미입니다.
◆ 고동민> 네, 안녕하세요. 고동민입니다.
◇ 정관용> 은수미 의원은 이번에 낙선했죠?
◆ 은수미> (웃음)
◇ 정관용> 하여튼 고생했습니다.
◆ 은수미>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동민 씨는...
◆ 고동민> 저는 계속 고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계속 해고자?
◆ 고동민> 저희 동료들 12명이 올해 2월에 복직을 했고 아직 복직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 정관용> 복직한 사람이 12명밖에 안 돼요?
◆ 고동민> 네. 정규직 해고자들은 12명이고 비정규직 해고자들은 정규직으로 복직해서 6명 해서 총 18명이 복직했습니다.
◇ 정관용> 18명밖에 안 돼요? 차가 굉장히 잘 팔린다고 해서 쌍용차 복직 받는다고 해서 잘 됐구나 이랬는데. 몇 명 남았어요, 그러면?
◆ 고동민> 지금 저희 한 170명 정도가 해고자들이 복직 기다리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야. 복직했다는 숫자가 얼마 안 됐군요.
◆ 은수미> 가장 빨리 해고하고 가장 늦게 복귀시키는 게 사람이에요.
◇ 정관용> 요즘 차 진짜 잘 팔린다면서요?
◆ 고동민> 라인이 아주 팽팽히 돌아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정관용> 언제쯤 복직시켜준대요?
◆ 고동민> 원래는 2017년 상반기까지, 그러니까 내년 6월까지 복직을 시키기로, 서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는데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경영진들이 실제로 그런 합의할 마음이 있다면 지금 차가 많이 팔리고 있으니까 지금이라도, 10명, 20명이라도 복직을 시키는 모습들을 보여줘야.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고동민 씨 참 오래 고생하셨고 그래도 지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상태인데. 지금 다른 업종에서 고동민 씨가 몇 년 전부터 했던 일들을 똑같이 경험할 것 같은 그런 모습이 펼쳐지고 있어서 그래서 오늘 제가 두 분을 특별히 모신 건데요. 은수미 의원한테 먼저, 제가 방금 질문을 던졌어요. 구조조정 하면 희망퇴직, 정리해고 이것밖에 없느냐?
◆ 은수미> 아니요. 저는 특히 이번 조선업 같은 경우는 이미 전문가들도 말하고 있지만 이것은 경쟁력이 저하되거나 사양산업이라서 하는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거예요. 지금도 한국은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다만 이 경제의 순환에 있어서 바닥을 치고 있는 거거든요.
◇ 정관용> 아, 지금 조선업이 그렇다는 거죠?
◆ 은수미> 네.
◇ 정관용> 조금 지나면 나아진다는 거예요?
◆ 은수미> 2018년부터는 발주량이 대폭 확대될 걸로 보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숙련된 인력, 그러니까 정규직이든 하청이든 다 그런 인력들을 보유하면서 이 불황을 견뎌내는 그런 전략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 지금 전문가들의 의견이에요.
◇ 정관용> 그런데 벌써부터 사실 지금 희망퇴직, 현대중공업에서 받는다고 하지만 이미 작년부터 많은 사람 해고되지 않았나요?
◆ 은수미> 작년에 이미 1500명 정리, 희망퇴직을 받았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리고 하청들은 거의 소리 소문 없이 몇 만 명이 날아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러다 보면 일본 꼴이 난다는 거죠. 일본이 이런 불황을 버텨내지 못하고, 도크를 폐쇄하고 구조조정을 하면서 사실은 경쟁력을 한국에 뺏겨버렸거든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만약 이 구조조정에서 숙련인력들을 보유하고 잘 버텨내지 않으면 우리가 일본 꼴 나고 중국에게 좋은 일만 시킨다는 것이 결론이에요. 그렇다면 우선으로...
◇ 정관용> 그런데 그러다가 지금 경기가 바닥이고 2018년 정도면 수주물량이 대폭 늘 거다.
◆ 은수미> 네.
◇ 정관용> 이 예상이 빗나갈 수도 있지 않습니까?
◆ 은수미> 물론 빗나갈 수도 있죠.
◇ 정관용> 만약 빗나가게 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이 계속 들어가는 것 아닌가.
◆ 은수미> 아니요, 그렇지 않죠.
◇ 정관용> 그럼요?
◆ 은수미> 왜냐하면 구조조정을 함에 있어서 사실은 경영부실부터 따지면서 경영진의 책임이나 공적자금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런데 한국은 지금까지 이상하게 경영부실을 해놓고 국민세금으로 돈을 확 받는다고요. 받고 나서 기업이 건강해져요. 그러면 다시 부실한 경영진 돌아오고 또 비정규직 써요. 그러니까 이 경기의 순환을 버티는 힘을 대기업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되고 그것을 최소한 사회가 보장하는 방식이어야 하는데 한국은 바뀌어 있어요. 그래서 대기업은 마음대로 경영전략을 잘못하든 말든 책임 안 지고 마구 해 놓고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국가가 혹은 사회가, 국민이 세금으로 해 주겠지라는 이런 잘못된 관행이 뒤엉켜 있으니.
<사진: 은수미="" 의원,="" 고동민="">
◇ 정관용> 세금으로 해 주기 전에 기업이 자체적으로 하는 건 노동자 자르는 것.
◆ 은수미> 그렇죠. 그러니까 외국은 심지어 미국이나 일본조차도 일본은 많이 반성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선 1순위가 사람 자르기가 아니에요. 사람이 가장 소중한 게 한국이라고요. 한국은 다른 자원이 별로 없어요.
◇ 정관용> 좋습니다. 그건 이따가 결론 부분에서 다시 한 번 정리하고요. 우리 쌍용자동차도 정리해고 되기 전에 희망퇴직이라는 걸 했죠?
◆ 고동민> 네, 희망퇴직을 받아서 치킨집 하고 족발집 하고 이렇게 자영업 하면 다 망하거든요. 제 동료 분들도 다 망했고. 그러면 일용직이나 대리운전 이런 일들로 유입돼요. 그런데 원래 기존에...
◇ 정관용> 아니, 그 전에 실제로 희망퇴직이 이루어지는 그 모습을 좀 소개해 주세요. 그게 정말 명예롭거나 본인이 원해서 이루어지나요? 어떻게 돼요?
◆ 고동민> 쌍용자동차 경우로 말씀드리면 사실은 희망퇴직 명단이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해서 당사자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래서 당신이 희망퇴직 명단에 포함돼 있으니까 괜히 희망퇴직 하지 않고 있으면 해고된다. 그리고 얼마 되지도 않는 돈도 사실 받지 못한다.
◇ 정관용> 쌍용차 때는 몇 개월 치를 준다고 했습니까?
◆ 고동민> 근속 20년 이상 되신 분들은 한 6개월이고 좀 적은 분들은 4개월부터. 그래서 한 2천만원?
◇ 정관용> 그렇게 제시하면서 이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냥 바로 정리해고다.
◆ 고동민> 네, 그렇게 얘기를 했죠.
◇ 정관용> 그 전화를 받는 사람의 느낌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 고동민> 사실은 이 노동자들이 기이한 게, 저도 포함해서 기이한 게 이 제품이나 회사랑 자기랑 동일시해요. 쌍용자동차가 발전하고 좋아지면 자기 회사가 자기가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동일시한 이런 회사나 가족 같은 이런 조직에서 자기를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얘기를 듣는 거죠. 두 가지 정도 반응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는 ‘나 같은 인재를 감히 너희들이’ 그러면서 ‘아이, 더러워서 그만둔다’라고 해서 화가 나서 그만두신 분이 있고. 아니면 막 화를 내고 ‘내가 왜 그만둬야 하냐. 나 그만 둘 수 없다’ 몇 개월 동안 희망퇴직 진행되는 거예요. 계속 진을 빼놓고 계속 희망퇴직으로 어쨌든 회사가 어려우니까 나가야 된다, 노동자들이. 이런 얘기들을 몇 개월에 걸쳐서 계속 주입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서 이것 안 받아들이면 바로 정리해고다라는 식으로 그건 협박이죠? 위협이고.
◆ 고동민> 그렇죠. 쌍용차 같은 경우에도 2월부터 희망퇴직이 시작됐는데 결국은 파업이 끝나고 8월, 9월, 10월까지 희망퇴직이 계속 이어졌죠.
◇ 정관용> 그래서 희망퇴직자는 통계로 몇 명입니까?
◆ 고동민> 저희들이 알고 있는 통계는 한 정규직 2200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정리해고자는 몇 명이었죠?
◆ 고동민> 187명.
◇ 정관용> 훨씬 많은 숫자가 희망퇴직으로 나가는 군요.
◆ 고동민> 네.
◇ 정관용> 그런데 그 과정이 지금 그랬다?
◆ 고동민> 네.
◇ 정관용> 현대중공업은 보니까 40개월 치 월급을 주겠다. 이렇게 지금 이야기를 한다는데.
◆ 은수미> 아마 그게 더 싸게 먹힌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유지하는 것보다는. 그런데 그것이 단기적발상이라는 거예요.
◇ 정관용>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은 이미 그런 식으로 했고.
◆ 은수미> 네, 했어요.
◇ 정관용> 1500명가량이 그걸 조건으로 받아들여서 나가는 형식으로 가고 있다.
◆ 은수미> 네, 왜냐하면 노동자들이나 시민들도 잘 모르시잖아요.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라든가 경영부실 때문이라든가 이런 사실을 잘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캄캄한 상황에서.
◇ 정관용> 지금 전체적으로 조선업의 업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경우를 놓고 봤을 때 저는 쌍용차 경우를 얘기하고 싶은 게 정말 힘들다고 해서 그리고 경영진도 그 사이 몇 번 바뀌었어요. 그러면서 정리해고되고 했지만 요즘 잘 나갑니다.
◆ 은수미> 잘 나가요.
◇ 정관용> 복직시키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단 말이에요. 이럴 수도 있다는 것 아닙니까?
◆ 은수미> 그리고 대부분이 많이 그렇다는 거예요, 사실은. 예를 들어서 KT 같은 경우를 생각을 해 보세요.
◇ 정관용> 한국통신 시절.
◆ 은수미> 그때부터 해서 어쨌든 IMF 이후에 지금까지 거의 3만명 이상을 잘랐어요. KT 잘 나가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인력감축을 정말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그냥 경영의 위험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선택을 하고 있고 그걸 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게 이것이 경영부실이라는데 알 수가 없는 거예요. 프랑스 같은 경우는 어떤 걸 법적으로 지원을 해 주냐면 예를 들어 노조가 구조조정을 한다, 인력을 자르겠다 이러면 노조가 회계장부를 달라고 해요. 그러면 회계장부를 노조가 받는데 노조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그걸 볼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이걸 전문가, 전문회계사나 이런 데서 상담하고 컨설팅 할 수 있는 비용을 사측이 대게 돼 있어요. 그래야지 대등하게 이걸 볼 수가 있거든요.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아예 그것이 영업기밀이 되다 보니까.
◇ 정관용> 쌍용차는 회계장부 본 적 있어요?
◆ 고동민> 은수미 의원이나 심상정 의원님이 국감이나 이런 국정조사를 통해서 사실은 받아낼 수 있지, 저희들이 얻어낼 수 있는 건 없습니다.
◇ 정관용> 특히 희망퇴직 이런 과정에서는 달라고 해 봐야 소용도 없고?
◆ 은수미> 소용이 없어요. 그건 경영 개입이 돼서 한국은 불법이에요. 그렇지만 대부분 외국에서는, 왜냐하면 이게 해고가 된다는 건...
◇ 정관용> 자료를 주게 돼 있고 전문가 컨설팅 팁까지.
◆ 은수미> 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것을 입법을 좀 해 보자. 너무 천국 같은 얘기지만, 우리로서는. 그래도 정당해야 되잖아요. 그것이 어쨌든 해고를 하는 것이어서. 정당하면 서로 동의가 되고 거기에 따라서 해고를 굉장히 늦게 할 수밖에 없고 그다음에 경영이 회복되면 우선순위로 복직을 시켜요. 그래서 EBS나 이런 방송에서 외국 구조조정 사례를 보면 사람들 되게 편안하게 일단 순응을 하고 그리고 다른 일을 하면서 기다려요.
◇ 정관용> 좋아지면 내가 복직될 거다.
◆ 은수미> 그렇죠. 복직을 해요, 그리고. 복직을 하게 된다는 관행이 일정하게 머릿속에 다들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은 경우는 매우 예외적이에요. 한국하고는 전혀 반대라는 거죠.
◆ 고동민> 스웨덴 기업이 한국에 와서 노조탄압 해서 해고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 노동자들이 스웨덴 가서 원정투쟁을 한 거죠. 스웨덴 사람들한테 해고됐다고, 해고는 살인이라고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얘기를 하니까 스웨덴 사람들은 왜 해고가 왜 살인이냐. 그런 문제가 왜 발생하냐.
◇ 정관용> 조금 기다리면 될 텐데.
◆ 고동민> 기다리면 다들 국가나 지자체나 기업에서 알아서 해 줄 텐데.
◆ 은수미> 심지어는 1년에 90%, 80%까지 급여를 보전해 준다든가 이런 어려운 절차들을 다 거쳐요. 그것을 정부와 기업이, 기업이 못 하면 정부까지가 해 줘야 되기 때문에. 사실은 그러니까 해고를 시키는 게 구조조정이라는 게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 거예요. 인력감축을 하는 게, 사회적으로. 사회적 비난도 받고 돈도 많이 들고. 그러니 후순위로 밀리는 건데 우리는 그게 쉬운 거예요. 그러니까 그거 먼저 선택하죠. 다른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 거예요. 그리고 전문가를 제외하고 일부 국회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방법이 무엇이 있을 수 있는가를 모르는 거예요. 그러니까 모두가 익숙하게 우리나라 국민은 구조조정 하면 해고되겠네라고 생각을 해요. 순응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번 기회에,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이번 기회에는 좀 바꿔보자는 거죠.
◇ 정관용> 쌍용차의 경우는 비정규직이 조선업보다는 많지 않죠?
◆ 고동민> 자동차산업은 사실은 제조업에서 비정규직 사용이 원래 법적으로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불법적으로 파견이 되는 형태로 진행되는 건데. 조선업은 사실은 정규직 규모는 아주 적고 비정규직이나 속칭 물량팀이라고 부르는 일당직 노동자들. 월 단위나 3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노동자들이 규모가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비율이 자동차산업 같은 경우에는 만약에 1 대 0.3 정도. 정규직이 1이면 비정규직이 0.3 정도인데 조선업은 거꾸로. 1 대, 많으면 13까지.
◇ 정관용> 13.
◆ 고동민> 그러니까 정규직 1000명이면 1만 3000명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인 경우도. 특히 지금 현대중공업에서 문제가 되는 해양사업부, 플랜트 이런 일 같은 경우에는 비정규직이 압도적으로 많은 거죠.
◇ 정관용> 쌍용차의 경우도 어려워졌을 때 희망퇴직, 정리해고 이런 건 정규직 얘기이고. 비정규직은 어떻게 처리를 했었어요?
◆ 고동민> ‘처리’라고 하니까 가슴 아픈데요. 처리.
◇ 정관용>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용어가 그렇게 튀어나왔네요.
◆ 고동민> 우리가 그런 용어부터 고민을. 다들 가정이 있고 꿈이 있고 삶이 있고 그런데.
◇ 정관용>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고동민> 이런 분들이 일자리를 잃는 거라. 이분들은 그냥 하루아침에 계약 해지.
◇ 정관용> 계약 해지.
◆ 고동민> 그냥 폐업을 하는 거예요. 업체를, 업체 사장하고 맺었던 계약을 그냥 해지하는 거예요. 그러면 업체 사장이.
◇ 정관용> 그러니까 쌍용차가 비정규직 노동자 한 명, 한 명을 고용한 게 아니니까 어떤 도급업체가 있으니까 거기랑 계약 끝 하면 그냥 끝나는 거죠?
◆ 은수미> 모든 게 끝나요.
◇ 정관용> 법적 책임도 안 지고.
◆ 은수미> 전혀. 노동법을 우회할 수 있어요.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조선업종에서는 이미 그건.
◆ 은수미> 네. 이미 거의 진행이 되고 있다. 착착착. 그래서 소리 없는 살인이라고 하죠. 사람들은 거기에 또 익숙해요.
◇ 정관용> 그러니까 희망퇴직이다, 정리해고다 그러면 노조가 반발하고 이건 어쨌든 정규직 얘기인 거고.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그것보다 많으면 열 몇 배까지 된다는 비정규직은 지금 요즘 각 일간신문에도 거제도르포 막 나오잖아요. 이미 일을 놓고 다른 데로 떠나고 이러는 군요.
◆ 은수미> 그렇죠. 그리고 이미 여러 번 그래왔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제가 유목민과 정주민의 차이라고 얘기를 해요. 유목민 경험, 해고자들도 해고를 몇 번 당해보잖아요? 그러면 완전 유목민이에요. 그래서 짐도 최소화하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구조조정 하면 해고다. 그게 아니다. 뭐부터 해야 하는지. 뭐부터 해야 되는 거예요? 첫번째가 뭡니까?
◆ 은수미> 우선 경영책임을 분명히 해야죠.
◇ 정관용> 경영책임.
◆ 은수미> 저희는 권리가 있는 곳에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정리해고나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을 뭐라고 부르든 노동자한테는 권리가 없어요. 혹은 책임이 없어요. 그런데 의무만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이 부당하다는 거거든요.
◇ 정관용> 경영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해요, 구체적으로?
◆ 은수미> 실제로 무엇이 이 부실을 일으켰는가를 규명해야 하고요. 저는 청문회라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부실의 원인, 위기원인을 좀 분명히 해서 위기 중에 시황이 바닥인 이런 경기순환적인 문제는 우리가 같이 사회적으로 좀 지원을 한다고 치고.
◇ 정관용> 공동대응하고.
◆ 은수미> 그렇죠. 부실의 문제가 굉장히 커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예를 들어서 그룹에서 순환출자가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무엇을 썼니 마니, 이자가 느니 마니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경영책임을 물어야 되고요. 특히 예를 들어서 제가 조사를 해 보면 이건 조선업만은 아닌데 주가가 30%, 40% 하락해도 그 오너들 혹은 고위간부들의 급여가 예를 들어서 30배, 40배 뛰는 경우도 많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런 것들을 공개하면서 거기에 대해서 사재출연하고 그다음에 기업에서 사내유보금이니 뭐니 지금 묶여 있는 것들을 풀어서 사실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되고 공적자금도 사실, 공적자금이 국민 돈이잖아요. 그런 걸 회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공적자금은 그냥 꿀꺽 하는 걸로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차입을 분명히 해서 회수하는 방법으로, 이런 식으로 순서를 좀 잡아야 된다는 거죠.
◇ 정관용> 1번이 경영책임을 따져서 책임이 있는 경영자들한테 사재출연 및 심지어는 급여반납 등등의 노력을 거기에서부터 시작을 하고.
◆ 은수미> 분명히.
◇ 정관용> 그래도 그렇게 해도 부족하면.
◆ 은수미>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공적자금을 차입의 형식으로.
◇ 정관용> 이건 그냥 투자가 아니라 차입으로.
◆ 은수미> 네, 차입으로.
◇ 정관용> 만약 투자형태가 되면 경영권을 반드시 가져와야 나중에 매각할 수 있겠군요?
◆ 은수미> 그렇죠. 그다음에 그리고 거기에서 또 하나의 원칙은 제가 공짜가 없다는 건데. 부실한 책임을 진 경영진 복귀하는 건 막아야 돼요. 똑같은 짓 또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한다고요.
◆ 고동민> 사실은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이 지금 일어난 게 아니라 2011년부터 약간 주춤주춤되면서 계속 반복적으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데 이게 사실은 공적자금을 투입 받으려고.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조선업 어렵다’ 이런 얘기를 하면 어떤 지원을 받기는 어렵지만 해고가 만연하다. 그 지역이 굉장히 해고가 많이 된 지역이라고 지정이 되면 또 정부예산이 투입되어야 되거든요. 쌍용자동차도 그때 고용특구지역 이렇게 한 것처럼 지금도 그런 요구들이 있고. 사실 이런 것들을, 아까 말한 2018년이면 좀 성장세로 다시 돌아가서 한 2년 정도 버티면 되는 건데. 사실은 이런 재벌들이 이런 것들에 대한 여러 가지 언론과 무슨 내부자들처럼 이렇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드는데요.
◆ 은수미> 그러니까 정말 그런 의혹이 있어요. 경영부실의 책임을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의도적으로 해고를 하고 그래서 의도적으로 이 적자의 규모를 키워서 오히려 공적자금을 더 대규모로 받을 수 있는 의혹도 있는 거죠. 투명하게 하자는 거예요.
◇ 정관용> 1번이 경영책임 부분, 두번째가 공적자금 할 때는 반드시 회수할 수 있는.
◆ 은수미> 그렇죠. 차입으로 하자. 한국은행 출자하거나.
◇ 정관용> 그다음 세번째가 실업자에 대한 대책 같은 걸 만들고.
◆ 은수미> 그렇죠. 특단을 대책을 만들어야죠.
◇ 정관용> 마지막에 필요하면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이렇게.
◆ 은수미> 네.
◇ 정관용> 그럼 이미 여기도 빠져 있는 게 비정규직 얘기거든요.
◆ 은수미> 그래서 실업대책 같은 것 할 때 항상 빠져 있는 게 비정규직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쌍용차 지역경제고용특구로 만들어서 실패한 게 뭐냐 하면 기업에게는 돈이 갔는데 노동자들한테 돈이 안 갔어요.
◆ 고동민> 저한테는 한 번도 안 왔죠.
◆ 은수미> 잘못된 대책인 거예요. 이건 실업대책이 아니에요. 물론 지역경제를 유지시키는 대책은 필요하긴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노동자들이 자기 숙련을 유지하면서 다시 희망을 갖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 현재의 실업체계를 바꿔야 해요. 특단의 대책으로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하청까지를 포함해서, 특히 조선업 같은 경우는 그 특징을 살려서 하청까지를 포함한 광범위한 실업대책이 지금 이뤄지면.
◇ 정관용> 알겠습니다. 해고당한 게 언제였죠?
◆ 고동민> 갑자기 또 가슴 아프게. 2009년입니다.
◇ 정관용> 지금 7년 지났잖아요.
◆ 고동민> 네.
◇ 정관용> 지금 이런 얘기 나오는 것 들으면서 솔직한 심정 얘기해 보세요. 사실은 진작에 7년 전 쌍용차 사태 같은 걸 겪으면서 우리가 정치권이 반성하고 국회에서 그런 논의하고 다음부터 뭐 이루어질 때는 거기에서 논의된 절차대로 순서대로 했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고동민> 사실은 어떤 경우에서도 해고하면 안 되죠. 희망퇴직을 강요받는 분들한테 한마디 하고 싶은데 절대 희망퇴직하지 마십시오. 쌍용자동차 희망퇴직하셨던 분들 많은 분들 돌아가셨고 삶의 지표를 잃어버리고 많은 분들이 지금 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걸 방송에서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노동조합을 만드셔서 노동조합 중심으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구조조정하는 우리 재벌회장님들에 맞서서 자기 목소리 분명히 내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아무튼 고동민 씨한테는 참 죄송합니다.
◆ 은수미> (웃음)
◇ 정관용> 우리 국가 전체가 죄송스러워 해야 돼요. 이런 아픔 겪으신 분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달라져야 하는데 하나도 안 달라졌다.
◆ 은수미> 저는 1997년 IMF위기 이후에 한 거의 20년 가까이 됐죠. 20년 동안 하나의 아주 강력한 흐름이 형성됐어요. 그러니까 국가가 위기고 경제가 위기고 대기업이 위기이면 내가 희생해야 된다. 그 당시도 금모으기 운동하고 비정규직, 그게 하나의 굉장히 커다란 관행이 됐어요.
◇ 정관용> 고통분담.
◆ 은수미> 네. 그런데 이제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제는 내가 나만이 먼저 양보해야 된다는 생각이 조금씩은 바뀌고 있어서 이제 좀 국회가 나서면 조금은 물길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한 번 이 문제를 같이 견뎌내서 경쟁력을 진심으로, 진정으로 회복해보자라는 가능한 시점이 되지 않았는가. 그래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포기하지 않을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런 국회의 모습 정말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일단 여기까지 할까요? 수고하셨습니다.
◆ 은수미> 네, 감사합니다.
◆ 고동민>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은수미 의원 또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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