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본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나서 검찰이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14일 롯데 일부 계열사에서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또 발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롯데건설 등 일부 계열사를 압수색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 등 임원진의 서랍과 금고가 완전히 비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계열사에서는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리한 뒤 임직원 자택이나 물류창고에 보관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검찰은 지난 10일 압수수색 때도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개인금고가 빼돌려진 사실을 확인했다.
신 총괄회장의 개인금고에 들어 있던 현금 30억여원과 중요서류는 측근 처제의 집에 옮겨졌으나 검찰에 의해 압수됐다.
신 회장의 개인금고도 영빈관에서 찾아냈으나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사라지는 등 미리 빼돌려졌다.
(사진=자료사진)
검찰은 이와 함께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본사 정책본부 등에서도 중요 자료가 사전에 삭제됐거나 옮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계열사별로 (증거를 인멸하라는) 사장의 의사결정이 있었던 것 같다"며 증거인멸 혐의가 확인되는 임직원을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네이처리퍼블릭 로비 수사가 본격화되자 자신이 운영하는 B사의 자료들을 파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증거인멸과 증거위조 교사 혐의로 B사의 대표인 이모씨를 지난 11일 구속하기도 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에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이미 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