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풍단(사진=경남 사천경찰서 제공)
독성 약재인 '초오'로 식품을 만들어 수십톤을 제조·판매한 모자(母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사천경찰서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강모(74·여) 씨와 문모(46)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이들 모자의 식품을 환(丸)으로 제조·포장해 준 양모(48·여) 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약 8년 동안 독성 약재인 '초오'를 사용해 식품 '화풍단' 22.5톤을 제조해 전국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초오는 중독증상이나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 부작용이 심한 약재로, 한의사들도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약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모자는 오래 전부터 민간요법의 일환으로 초오가 함유한 '화풍단'을 만들어왔다.
화풍단은 노년층 사이에서 소화불량에 효능이 있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재래시장이나 한약재 판매업소에서 초오를 구입해 가루를 만들어 감초, 계피 등을 섞어 화풍단을 제조했다.
오래 전부터 화풍단을 만들어 온 이들은 화풍단에 대한 소문을 듣고 연락해 온 고객들에게 택배를 보내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식약처의 허가도 받지 않은 화풍단을 복용한 이들에게서 부작용을 호소한 사례도 여럿 나왔다.
실제로 올해 경상남도에만 이 화풍단을 먹은 피해자 5명이 구토나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경찰조사에서 강 씨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주변 어른들이 민간요법처럼 화풍단을 만들어왔다"며 "문제가 되는 줄 몰랐고, 주변에서 사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팔았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경남 진주에서도 같은 혐의로 김모(64)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사 처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독성 약재가 버젓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