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지적장애인 19년 축사 착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착수 10일 만에 피의자 조사에 나서면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22일 오후 6시 축사 주인인 김모(68)씨와 부인 B(62)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우선 장애인 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부부는 1997년 여름 소 중개업자의 소개로 피해자 A(47)씨를 데려와 최근까지 19년 동안 임금 한푼 주지 않고 일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A씨를 일부 학대한 정황까지 드러남에 따라 그동안 확실한 증거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피해자 조사와 구체적인 증거 확보 등에 애를 먹으면서 10일 만에서야 피의자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자인 A(47)씨가 축사에 오게 된 경위, 무임금 노동과 가혹 행위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2005년 1월 이름과 나이도 없이 살아온 A씨가 예초기 사고로 다치자 김 씨가 친척 명의로 청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도록 한 경위 등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또 최근 A씨의 몸에서 외력에 의한 다수의 상처를 확인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은 부분 등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폭행을 당해왔다는 A씨의 진술과 주민 탐문 수사, 축사 인근 CCTV 분석 등 10일동안의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김 씨 부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가혹행위 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황과 진술 만으로 혐의를 밝혀내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김 씨 부부는 참고인 조사에서 "통장이 없어 필요할 때 돈을 줬을 뿐, 가족처럼 지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들 부부는 변호사를 선임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1997년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업자의 소개로 김 씨를 만난 뒤 최근까지 6㎥ 남짓 한 축사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정기적인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축사일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1일 밤 "주인이 무서워 집에 가기 싫다"며 축사를 탈출해 한 회사 건물에 무단 침입하면서 경찰에 발견돼 19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