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무더위로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레지오넬라증 환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병원이나 요양기관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냉방기 냉각수에 서식하게 된 균이 비말 형태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아, 여름철일수록 주의가 필요하다.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4일까지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명에 비해 3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 2013년 21명, 2014년 30명, 2015년 45명 등 예년의 연간 발생 규모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여름철 대표적인 '냉방병'으로 꼽히는 레지오넬라증에 감염되면 발열과 오한, 근육통과 인두통, 권태감과 식욕 부진 등의 다양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올들어 접수된 레지오넬라증 신고 사례 가운데 절반이 넘는 59.7%는 60세 이상 연령층이었다. 또 만성폐질환 등 지병을 갖고 있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83.1%에 달했다.
질본 관계자는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6~8월 사이 발생 비율이 35.6%에 이른다"며 "면역저하자가 많은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은 냉각수 점검과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가정용 에어컨처럼 냉각수가 아닌 냉매를 이용하는 냉방기기의 경우에는 레지오넬라증 감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