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서울대병원·서울대의과대학 합동 특별조사위원회(특위) 위원장(사진 왼쪽)과 고(故) 백남기씨의 주치의 백선하 교수(사진 오른쪽)가 3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광일 기자)
고(故) 백남기씨의 주치의였던 서울대학병원 백선하 교수가 논란에 휩싸여있습니다.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병사'라고 기재했는데, 이윤성 서울대병원·서울대의과대학 합동 특별조사위원회(특위) 위원장이 "외인사로 표기했어야 한다"고 반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유족들의 반대로 최선의 치료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유족들은 백 교수가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백 교수가 지난 2006년 황우석 사태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 "나라면 '외인사'로 썼다" vs "최선의 치료 못 받아 '병사'"이윤성 위원장과 백선하 교수는 백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3일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백남기씨가 왜 사망했느냐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머리 손상으로 사망했다"며 "저보고 (사망진단서를) 쓰라고 했다면 외인사로 썼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씨의 사망 원인을 '병사'로 기록한 사망진단서는 대한의사협회의 '진단서 등 작성·교부 지침'과 다르다는 뜻도 명백히 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가 만일 뇌수술을 받으면 백 교수에게 받겠지만, 사망진단서를 백 교수에게 맡기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백 교수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그는 "만약 급성경막하 출혈(뇌출혈)로 최선의 치료를 다 해도 사망에 이르렀다면 외인사로 (사망진단서를) 썼을 것"이라며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망했다고 보고 병사로 표기했다"고 맞섰습니다.
가능성이 없는 연명치료는 평소 고인의 뜻에따라 받지 않겠다는 유족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서천석(46) 행복한아이연구소 소장도 "의사가 하라는대로, 현대의학이 생명을 유지할수 있는 한 끝까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이제 모든 사고는 병사가 되는 셈"이라며 "논리적 근거도 없고,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대적 추세에 대한 어떤 식견도 없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꼬집었습니다.
◇ 유족 "병사로 몰아가기 위한 시나리오"백씨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4일 사고 직후 백선하 교수와의 대화인데요.
백 교수가 사고 직후 백씨를 '사실상 뇌사 상태'로 판정한 것입니다. 또 '연명치료를 받더라도 장기부전으로 돌아가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가족들이 치료를 거부했기 때문에 병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백씨의 장녀 도라지씨는 "아버지가 처음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 의료진은 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며 "백 교수가 뒤늦게 나타나 수술을 제안하고 치료를 한 것은 결과적으로 병사로 몰아가기 위한 일련의 시나리오 아니겠냐"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 백선하, 황우석 사태 때 '징계'백 교수가 이른바 '황우석 사태'로 징계를 받은 것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3월 '황우석 사태'에서 문제가 된 2004년·2005년 사이언스지 논문의 공동저자로 서울대로부터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것인데요.
백 교수는 2004년의 논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보상차원에서 2005년 논문의 공동저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ELNEWS:right}그는 같은해 5월 한 의학전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우석 교수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징계받은 교수들과 일체의 만남도 없이 진료와 수술 등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백 교수가 만든 논란에 대해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하는 한편, 야3당이 '백남기 특검'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4일 예정된 서울대병원 종합국정감사에 백 교수를 증인으로, 이윤성 위원장과 이보라 녹색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을 참고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왜 지침과 다른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는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 출신이라는 점 등에서 외압이 없었는지 여부를 추궁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