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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바닥 모를 추락…'백척간두' 김종인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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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바닥 모를 추락…'백척간두' 김종인의 운명은

    2분기 사상 최악 적자 등 낙제점…내부서 책임론 등 제기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4개월 이상 끌어온 검찰 수사가 총수 일가 불구속 기소로 종결되면서 롯데그룹의 정기임원 인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4년 연말 당시 51세의 나이로 롯데그룹 역대 최연소 CEO가 되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으며 위기에 내몰렸다.

    특히 든든한 버팀목이던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부재로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대표는 ‘개혁과 안정의 조화‘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민이 고스란히 투영될 수 있는 인물이란 점에서 더더욱 주목된다.

    ◇ 개혁과 안정…신동빈의 사실상 첫 인사

    신 회장에게 이번 인사는 자신의 의중대로 단행할 첫 사장단 인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고도 지난하다.

    형과의 경영권 분쟁을 거쳐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원리더’를 천명하는 선포식과 같다. 전장에 나설 지휘관들을 처음으로 자신이 낙점하는 자리다.

    신 회장은 또 검찰수사라는 폭풍이 지나간 이후 그룹을 추스르는 조직 안정과 신동빈호(號)의 미래를 담보할 혁신 작업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 신 회장의 고심이 예상되는 대목으로 조기 인사보다는 연말 정기인사 관측이 높은 이유다.

    신 회장은 일단 이인원 부회장의 유고로 공석이 된 정책본부장 임명을 통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정상 가동시켜 그룹을 조속히 안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점은 개혁에 찍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경영권 분쟁 와중에서 동요를 막기 위해 롯데면세점 이홍균 대표를 장선욱 부사장으로 교체한 것 외에는 사장단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해는 신 회장의 경영 철학과 구상을 충실하게 수행할 진정한 신동빈 사단으로 사장단을 물갈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 경영 등 혁신 방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이런 견해에 무게를 싣는다.

    ◇ 처참한 성적표…사상 최악의 적자

    기존 사장단의 대폭 교체가 이뤄질 경우 최대 관심 인물은 단연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다.

    2년 전 인사에서 최연소 대표로서 롯데 뉴웨이브의 선두주자로 부상하며 그룹 안팎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실적은 처참하기만 하다.

    부임 첫 해인 지난해 롯데마트의 국내 매출은 5조9760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0.2%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70억원으로 61.2%나 감소했다.

    덕분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등의 모기업인 롯데쇼핑은 8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과 경영권 분쟁 탓으로 돌리기엔 충격이 너무 컸다.

    업계 1위인 라이벌 이마트의 경우는 매출 12조8337억원으로 전년대비 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94억원으로 4.2%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영업이익 격차는 2.9배에서 7.2배로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해는 최악이 아니었다. 올 상반기에도 바닥 모를 추락이 이어지며 롯데쇼핑 내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롯데마트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1억원으로 소폭 흑자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이마트의 영업이익 1560억원과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했다.

    더 나아가 2분기에는 630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메르스 충격으로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2분기의 430억원보다 적자폭이 200억원, 46.5%나 늘었다.

    중국 등 해외사업 손실은 1분기 360억원에서 2분기 330억원으로 소폭 개선됐지만 국내 실적은 최악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메르스에도 국내에서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 상반기 이익은 '제로'다.

    3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이마트는 추석장사 등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매출이 7월 8.2%, 8월 5.4%, 9월 4.7% 신장됐지만 롯데마트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특화샵 설치 등 매장 리뉴얼 효과와 온라인 물류센터 조기 안정화로 상승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마트는 '피코크', '노브랜드' 등 자체 브랜드 개발과 이마트몰, 트레이더스 등 온라인몰, 창고형 할인매장, 그리고 각종 스타필드 하남 등 공격적인 투자로 소비자 요구와 기대치에 다가가고 있지만 롯데마트는 아직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다. 업계 판도를 흔들었던 '통큰', '손큰' 브랜드의 기억은 아득하다.

    최근 롯데마트몰 김포 물류센터에서 기업설명회를 열며 온라인몰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총 매출의 15% 수준에 불과하며 소비자 유치로 성공적으로 이어질지도 불투명하다.

    IBK투자증권 안지영 애널리스트는 "롯데마트의 실적 개선 여부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매장 리모델링과 온라인 물류 개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여부와 중국 경기 전망 등 변수 또는 불안요소가 여전해 내년부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사라진 보호막…김종인의 운명은

    이번 연말 인사를 앞두고 롯데그룹 일각에서는 세대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젊은 피를 수혈해 그룹에 역동성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는 여기서 한발 비켜서 있다. 반전은커녕 더욱 악화된 성적표는 김 대표에게 족쇄가 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중국사업의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미뤄왔던 중국 매장(총116개) 영업권 손실을 올 상반기 실적에 반영해 털어내고 적자폭도 줄였지만 상하이 지역 매장(74개)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및 구체적인 피해자 보상 계획을 발표했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특히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줬던 이인원 부회장의 빈자리는 김 대표를 외롭게 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책임을 모면하기에는 실적 악화의 정도가 용인의 한계를 넘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가습기 살균제 사태 당시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도 있다.

    게다가 그의 재임 기간동안 삼겹살 남품 갑질, 납품업체 직원 동원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은 점도 아픈 부분이다.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은 사장단 평가항목에 추가할 것을 지시한 ‘ESG’ 때문이다. ESG란 친환경(environment) 경영, 사회적(social) 책임,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을 말한다.

    재무실적은 물론 사회적 책임 등 비재무적 성과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점포 혁신과 온라인사업 강화, 자체 브랜드 개발 등을 통해 내년까지 매출 10조원 달성을자신했던 김종인 대표. 그에게 목표 달성을 위한 기회가 다시 주어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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