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역대급 AI는 '인재(人災)'…오리 농장의 44%에서 재발

경제 일반

    역대급 AI는 '인재(人災)'…오리 농장의 44%에서 재발

    AI 상시발생국, 정부와 농장은 예방에 수수방관

    AI 차단 방역 (사진=자료사진)

     

    이번 조류인플루엔자(AI)는 철새가 1차 원인을 제공하고 가금류 종사자와 차량 등이 2차 확산의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2014년에 발생한 AI의 경우 확산 원인의 70%가 사람과 차량에 의한 수평전파로 드러났지만, 여전히 정부와 농장들이 AI 예방 활동을 소홀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이미 AI 상시 발생국가가 됐지만 계속해서 인재(人災)성 AI로 피해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3일 AI 발생에 대한 중간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역본부는 이번 AI가 오염된 지역에서 사람, 차량, 소형 야생조수류(텃새) 등을 통해 농장내로 바이러스가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산란계 농장 종사자·차량, 무방비 상태로 출입

    먼저, 이번 AI는 양성 판정을 받은 농가는 12일 기준 134개로, 육용오리가 59개 농장, 산란계 42개 농장, 종오리 17개 농장 등이다.

    이에 따라, 인근 농장까지 포함해 237개 농장 982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고, 22개 농장 254만 마리가 추가 살처분될 예정이다.

    이미 살처분된 닭과 오리 중 산란계가 685만 마리, 오리 134만 마리, 산란종계 30만마리, 육계 44만 마리 등으로 산란계가 압도적으로 많다.

    검역본부는 이처럼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사육시설이 밀집해 있기 때문으로 산란계 양성농장 42개 가운데 64%인 27개 농장이 반경 3km 내에 여러개씩 밀집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산란계 농장은 다른 축종에 비해 시설에 출입하는 차량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란계 50만 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장의 경우 하루에 계란운반 차량 4회, 사료 차량 2회 등 평균 6차례 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란 운반차량은 90%가 농장내로 직접 진입해 계란을 반출하고, 계란 운반차량 기사의 74%가 방역복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농장 주변의 오염된 환경에서 종사자와 농장방문자가 적절한 소독절차 없이 출입하면서 AI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 육용오리 농장, 시설 열악…44%가 재발생 농장

    산란계 농장뿐만 아니라 육용오리 농장도 기계적 수평전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검역본부는 이번 AI가 오리농장이 밀집해 있는 충북 음성과 진천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음성지역은 AI 양성확진 판정을 받은 28개 농장 가운데 92%인 26개 농장, 진천은 15개 농장 중 93%인 14개 농장이 3km 내에 위치하고 있었다.

    또한, 육용오리 농장의 경우 시설과 출입자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조사됐다.

    양성 확진 판정을 받은 전국 59개 육용오리 농장 가운데 70%인 41개 농장이 비닐하우스 축사로 그물망 등 설비가 낡고 오래돼 야생조류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8%인 40개 농장은 경계(울타리)가 불분명하고, 출입차단표시가 없는 농장도 44%인 26개 농장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이번에 양성이 확인된 59개 농장 중 44%인 26개 농장이 지금까지 2회 이상 발생한 농장으로 확인됐다. 이는 계속해 AI가 발생해도 사후 예방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2014년 1월 16일 발생해 지난해 11월까지 3차에 걸쳐 장장 669일 동안 이어졌던 AI의 직접적인 원인 가운데 70%가 사람과 차량에 의한 기계적 수평전파인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 다시 AI 수평전파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역본부 관계자는 "기계적 전파에 따른 확산방지와 농장 차단방역에 초점을 맞춰 역학조사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