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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내일 '시험인양'…"실제 인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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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내일 '시험인양'…"실제 인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4월 5일 전후 1차 인양…최장 20일 소요

    지난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 인양이 임박한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분향소에 희망이라는 글자가 적힌 조형물이 놓여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2014년 4월 16일 봄꽃 피는 계절에 304명의 소중한 생명이 세월호와 함께 전남 진도 앞 차디찬 맹골수로에 쓰러져 갔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17일 다시 찾은 진도 팽목항에는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미수습자 9명의 8가족들이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또, 세월호를 삼켜버린 맹골수로는 3년 전과 달라진게 없었다. 뱃길의 바람은 거셌지만 바다는 잔잔했다. 다만, 달라졌다면 세월호 선체인양을 위한 소리 없는 움직임이 현장에 있었다.

    ◇ 팽목항에도 봄은 오는가?…미수습자 9명, 8가족의 애타는 기다림

    지난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 인양이 임박한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분향소 앞에 미수습자를 가족품으로 글귀가 적혀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날 기자가 찾은 팽목항은 차량들이 드문드문 오갈 뿐 한산했다. 항구 초입 한 켠에 마련된 세월호 피해자 분향소와 컨테이너 막사에도 사람의 발길은 뜸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이 곳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미수습자 9명, 8가족의 애타는 마음은 거센 바다 바람처럼 메아리로 울렸다.

    박은미(단원고2 허다윤 양의 엄마)씨는 "처음 사고가 나고 5일째부터 (희생자들이 수습되면서) 부모들 사이에 맨 마지막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그게 1065일이 지나서 지금까지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세월호를 인양한다고 하는데 끝까지 제대로 잘 이뤄질지 걱정도 많고, 인양돼도 우리 아이가 거기에 있을 지도 불안하다"며 "선체 인양이 모두 마무리되고 미수습자 9명 모두가 가족 품으로 돌아와 집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으론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아쉽고 서운한 속내도 드러냈다. 이금희(단원고2 조은화 양의 엄마) 씨는 "특별법에 진상규명과 지원 부분만 있지 인양과 수습은 없다"며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끝까지 지켜야 하고 그 다음이 재산인데 기본과 상식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 맹골수로의 긴장감…세월호 선체 인양 준비 마쳐

    지난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 인양이 임박한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팽목항 바로 옆 서망항을 떠난 배는 17노트(시속 31㎞)로 달려 1시간10분 남짓 지나자 슬픔과 참혹의 현장인 맹골수로에 도착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3년 전 세월호가 스러져 갔던 그 때와 파도와 바람세기가 비슷하다"며 "바다는 변한 게 없다"고 전했다.

    다만, 맹골수로 주변에는 엄청난 크기의 선박 5척이 고요한 침묵 속에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세월호 선체 인양 명령이다.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점 위에는 각각 길이 152미터, 140미터의 스트랜드 잭킹 바지선 2척이 위치하고 있었고, 왼쪽에는 작업 바지선 2척이 간격을 두고 정박해 있었다.

    그리고, 잭킹 바지선과 북동쪽으로 1.5㎞ 남짓 떨어진 바다에는 머리와 꼬리 부분만 내민 채 몸통은 물속에 잠겨 있는 반잠수식 선박이 숨을 죽인 채 대기하고 있었다.

    일반 선박은 접근이 금지 돼 멀리서 바라 봐야만 했지만 세월호 3주기를 30일 앞두고 맹골수로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 선체 시험인양 19일 전격 실시…최적의 조건 찾는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 인양이 임박한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를 선적해 목포신항으로 옮길 반잠수식 선박(빨간원)과 세월호를 들어올릴 때 이용되는 잭킹 바지선(노란 원)이 인양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해양수산부는 17일 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났다고 밝혔다. 옆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의 선체 외벽과 해저 바닥 사이에 모두 33개의 리프팅 빔을 설치했고, 빔 양쪽에 각각 1개씩 모두 66개의 와이어도 묶었다.

    이어 16일에는 와이어의 또 다른 끝부분을 잭킹 바지선에 연결했다. 이제는 한 달에 2번씩 오는 소조기에 기상상황 등을 면밀하게 따져서 들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마침 3월 소조기가 시작되는 19일에 전체 장비의 작동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잭킹을 통해 세월호 선체를 1~2m 들어 올려 선체의 무게중심과 흔들림 정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시험인양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했던 설계 값대로 작동이 될 경우 실제 인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시험인양에서 실제 인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5%도 채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최적의 조건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 선체 인양 어떻게 이뤄지나?…크게 3단계로 나눠 13일에서 최장 20일 소요 예상

    지난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 인양이 임박한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 소속 1만1천706t 크레인 작업선 다리(大力)호와 450t 예인선 화허(華和)호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세월호 선체 인양은 크게 3단계로 구분해 진행되며, 육지에 거치하기까지 13일에서 길게는 2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1단계는 세월호 선체를 잭킹 바지선으로 들어 올리는 작업으로 꼬박 하루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선체인양추진단 장기욱 과장은 "수심 44m 바닥에 옆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의 높이는 22m이기 때문에 잭킹으로 35m 정도를 끌어 올리면 선체 가운데 9m는 수중에 나머지 13m는 물 위로 올라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선체 인양 개시명령이 나고 하루가 지나면 3년 동안 물속에 잠겨있던 세월호의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바다 수면 위로 올라온 선체는 고박(고정하기 위해 묶는 작업) 과정 등을 거쳐, 잭킹 바지선 2척이 세월호를 싣고 1.5㎞ 떨어져 대기하고 있는 반잠수식 선박까지 옮기게 된다.

    이러면 1단계 작업이 끝나게 되며 전체 소요 시간은 4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해수부는 예측하고 있다.

    이어 2단계는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진 세월호 선체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물과 잔존유를 빼는 작업을 진행한다. 현재 세월호 내부에 들어 있는 바닷물이 2000여 톤에 달하기 때문에 배수하는데 2~3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작업이 끝나면 반잠수식 선박이 맹골수로를 출발해 87㎞ 떨어진 목포신항 철재부두까지 꼬박 하루 정도 이동하게 된다. 해수부는 2단계 소요 시간을 4일 정도로 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철재부두 앞 바다에 도착해서 육상 거치까지 5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 과장은 "이 모든 일정은 최상의 조건을 가정해서 13일 정도가 소요된다는 얘기지 바다에서는 워낙 돌발변수가 많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20일까지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인 박은미 씨는 "부디 9명의 미수습자들이 집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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