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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교도소 시신 수습자 "거적으로 말아 트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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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5·18 광주교도소 시신 수습자 "거적으로 말아 트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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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살에 5.18 민주화운동 참가했던 박상옥 씨 증언

    - 당시 고3, 광주 상황 알리려 가다 체포
    - 밀폐된 탑차 최루탄…살 찢어지는 고통
    - 한밤 중 어딘가 도착, 어르신들 "교도소다"
    - 이송 도중 돌아가신 분들 시신, 직접 수습
    - 교도소 창고 갇혀…"아우슈비츠보다 더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당시 광주교도소 갇힌 박상옥 씨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 행방불명된 광주 시민들.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숫자는 82명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실제 실종자 수는 정확한 집계도 되지 않을 만큼 많다는 게 사실 정설이죠. 그런데 옛 광주교도소 부지가 5.18 당시에 실종자들 암매장 장소로 지목이 됐습니다. 제보자가 나타났고 현장조사를 거의 마쳤는데 여기가 실제 암매장 장소였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러죠. 곧 발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랍니다. 그런데 저희가 수소문 끝에 당시 광주교도소로 끌려가서 끔찍한 광경을 직접 목격한 분을 찾아냈습니다. 직접 연결해 보죠. 현재 광주에 거주하고 계세요. 박상옥 씨입니다. 박 선생님,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박상옥> 네네. 박상옥입니다.

    ◇ 김현정> 1980년 5.18. 그러니까 그 당시 나이가 어떻게 되셨던 거예요?

    ◆ 박상옥> 열아홉, 고3이었습니다.

    ◇ 김현정> 열아홉, 고3. 그런데 열아홉 고3 학생이 어떻게 하다가 체포가 되신 겁니까?

    ◆ 박상옥> 광주에 고립되어 있는 상황을, 처해 있는 상황을 타지역에 알리기 위해서 빠져나가려다가 거기서 계엄군에게 붙잡혔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 어린 나이에.

    ◆ 박상옥> 아니죠. 어린 나이는 아니죠. 저보다도 더 어린 사람들도 동참을 했으니까요.

    ◇ 김현정> 그래서 끌려간 곳이 광주교도소였던 겁니까?

    ◆ 박상옥> 아니죠. 광주역에서 1차로 거기 광주역 광장에서 포박을 당해서요. 전남대학교로 이송됐어요.

    (사진=5.18 기념재단 홈페이지 화면 캡처)

     

    ◇ 김현정> 처음에는.

    ◆ 박상옥> 거기서 구타를 당하고 다시 저희들을 광주교도소로 이송하게 됐어요. 광주교도소로 이송하는 과정이 좀 처참하고 너무하리만치 가혹한 걸 당해서.

    ◇ 김현정> 아니, 전남대에서 광주교도소로 이송을 하는데 그 이송과정에서 처참할 것이 뭐가 있습니까? 어떤 식이었길래요?

    ◆ 박상옥> 군용 탑차가 있거든요. 군용 탑차에 5, 6, 7명까지도 뒤로 포승을 하고 끈으로 묶어서 일렬로 쭉 일자로 묶여서 탑차에 올라타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줄줄이 끈으로, 마치 굴비 엮듯이 엮어서 올렸어요.

    ◆ 박상옥> 그렇죠. 그래서 그래가지고 거기 안에 탑차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숫자만큼을 밀어 넣고 뒤에서 탑차 문을 잠그고 군인들이 올라와서, 지붕으로 올라와서 뚜껑을 열고 거기다가 최루탄을 집어넣고 다시 뚜껑을 닫고 그리고 호루로 씌운 겁니다.

    ◇ 김현정> '호루'가 뭡니까?

    ◆ 박상옥> 비닐천막 같은 것 있지 않습니까, 파란...

    ◇ 김현정> 최루탄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그 가스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비닐을 씌워버려요?

    ◆ 박상옥> 천막을 씌웠던 거죠.

    ◇ 김현정> 세상에. 그렇게 하고 떠납니까, 차가?

    ◆ 박상옥> 네네, 숨길 공간도 없고 어떻게 몸을 뒤집을 틈도 없고. 그 상태에서 누군가는 밑에 깔린 사람도 있지만 깔린 사람은 어차피 발에 밟히게 되어 있죠. 그러면 그 옆의 사람도 같이 쓰러집니다.

    ◇ 김현정> 줄에 묶여 있으니까, 같이. 그렇죠.

    ◆ 박상옥> 트럭 안에서 '이 상태로 가면 머지않아 죽겠다'하는 생각은 그때 당시에 처음부터 끊임없이 그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뭐 눈물, 콧물 다 나오고 이런 상황.

    ◆ 박상옥> 그 정도 같으면 괜찮죠. 살이 찢어질 정도로 고통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해서 광주교도소로 가는 길이 좀 너무 멀었습니다. 그때는 교도소로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 김현정> 어디로 가는지 모르셨겠죠.

    ◆ 박상옥> 모르고요.

    ◇ 김현정> 그렇게 달려서 도착한 곳이 내려 보니까 교도소.

    ◆ 박상옥> 네네.

    ◇ 김현정> 광주교도소... 밤이었습니까?

    ◆ 박상옥> 밤이었습니다. 탑차 뒷문을 열자마자 전부 다 너나 할 것 없이 앞 사람이 쓰러지면 굴비 엮듯이 그 엮인 사람도 다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뒤로 묶였기 때문에 어떻게 손 쓸 겨를이 없어요.

    ◇ 김현정> 아니, 저는 지금 언뜻 드는 생각이 이송과정에서 혹시 사망하거나 이런 분도 계셨을지 모르겠어요. 그렇게까지 지독한 상황이었다면.

    ◆ 박상옥> 안에 내부에 있었던 분들 중에서도 밑에 깔리면서 옆에 사람이 서로 일어날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그 정도 공간이 안 되니까, 여유가 없는 공간이니까요. 그렇게 해서 질식사하신 분도 있고요.

    ◇ 김현정> 선생님이 탄 그 탑차에서도 질식사하신 분이 계세요?

    ◆ 박상옥> 네네. 그래서 저희가 그렇게 해서 내려서 어두컴컴한 밤에 어슴푸레 눈을 뜨고 이렇게 하고 막 처음에는 눈을 뜰 수가 없어서. 너무 매워서 눈을 뜰 수가 없어서 숨부터 쉬어야겠길래 그러고 나서 묶여 있는 상태로 전부 다 바닥에 엎드려 있는데 이렇게 보니까 옆에서 어르신들이 '교도소다, 교도소'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보니까 담벼락이 높고 망루가 있고 거기가 교도소 앞마당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밤인데.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 박상옥> 거기서 돌아가신 분이, 사망하신 분이 계셨어요. 정확하게 몇 분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탄 차에 두세 분. 그러니까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그 시신 수습을 했어요, 저희들이.

    ◇ 김현정> 몇 명이나. 총 이송이 된 것 같은지 대충 기억나세요?

    ◆ 박상옥> 대충 제가 기억나기로는 전대 강의실에서 저희가 잡혀 있던 숫자가 100여 명 정도 됩니다.

    ◇ 김현정> 100여 명.

    ◆ 박상옥> 저희들은 정확한 숫자는 파악은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박상옥> 그리고 어차피 저한테 주어진 임무만 해야 했을 뿐이니까요.

    ◇ 김현정> 주어진 임무라 함은 자신이 탄 탑차에서 죽은 사람들을 수습해라 그 시신을 수습해라?

    ◆ 박상옥> 네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수습하라고 하던가요, 그 명령을?

    ◆ 박상옥> 볏짚으로, 짚으로 짠 쌀가마니라고 하죠.

    ◇ 김현정> 짚으로 짠 가마니, 그렇죠.

    ◆ 박상옥> 그게 일직선으로 되어 있는 거 있어요, 한 2m 정도. 그것을 던져주면서 거기다가 말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돌돌 말아라.

    ◆ 박상옥> 말아서 묶으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묶어라.

    ◆ 박상옥> 그래서 저희들이 한 3, 4명 정도씩 한 조를 짜서 그렇게 해서 묶어서 놔두면 군인들이 트럭 적재함에다 실었거든요, 군용트럭에다.

    ◇ 김현정> 그래요. 이게 지금 광주교도소 앞마당에서 벌어진 일입니까?

    ◆ 박상옥> 네.

    ◇ 김현정> 대략 그러면 그 트럭에 실린 시신의 숫자가 몇 명이나 되는 걸로 대략 기억하세요?

    ◆ 박상옥> 대략 제가 옆에 보고 이렇게 얼른 봤는데. 그게 저도 그렇게 질식할 수 있다는 어린 마음에, 불안한 마음에 옆에 쳐다볼 수는 없었고요. 바로 옆쪽에서도 다른 차에 내려온 그분들도, 어르신들도 옆에서 다 같은 그런 시신 수습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 차량에서는 사망자를 세 분을 제가 그렇게 해서 묶었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사망자를 트럭에 태워라까지 하고 그 트럭이 어떻게 됐는지 그 시신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십니까?

    ◆ 박상옥> 그렇죠, 그건 못 봤습니다. 수습하고 나서 다시 머리를 원산폭격을, 앞마당에서 원산폭격을 하고 다시 무릎을 꿇고 다시 머리를 땅에 박고 있었으니까요.

    ◇ 김현정> 그리고 나서 어떻게 되셨어요? 교도소에 수감되신 거예요?

    ◆ 박상옥> 교도소로 수감이 된 게 아니라 교도소 창고로 데리고 갔습니다.

    ◇ 김현정> 창고로?

    ◆ 박상옥> 무슨 큰 창고를 비워놨더라고요. 그 창고에서 여기저기서 모인 잡혀 모이신 분들이 전부 다 그 한 군데 거기다가 수용을 했어요.

    ◇ 김현정> 아우슈비츠 수용소 같아요, 얘기 들어보니까.

    ◆ 박상옥> 유태인 수용소보다는 더 처참하다고 봐야 됩니다.

    ◇ 김현정> 왜요, 왜 더 처참했습니까, 왜요?

    ◆ 박상옥> 기름 드럼통이라고 하죠.

    ◇ 김현정> 기름 담는 드럼통.

    ◆ 박상옥> 네, 드럼통이요. 그것을 어떻게 잘라놓고 반으로 잘랐습니다. 반으로 자르다 보니까 삐죽삐죽하고 그렇단 말입니다. 거기다 대고, 저희들을 같은 안에다 놔두고, 거기에다가 볼일을 다 봤던 거예요. 대소변을. 그래서 거기에다가 걸치고 앉으면 뒤에 엉덩이 쪽 찢어지신 분도 있고 그리고 거기서 부상당해서 있는데 교도관들이 와서 소독약으로만 대충 그것 정도만 해 줄 뿐이지 더 이상은 어떻게 해 주는 건 없었습니다.

    8일 오전 옛 광주교도소에서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우원식 더불어1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5·18 민주화운동 암매장 추정지 발굴을 위한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518 기념재단 제공)

     

    ◇ 김현정> 며칠 계셨어요, 거기에?

    ◆ 박상옥> 교도소에서 며칠 밤을... 제대로 잠을 안 재우니까요.

    ◇ 김현정> 잠도 제대로 안 재워요?

    ◆ 박상옥> 저녁에 저희를 워커발로 밟고 그대로 배고 머리고 얼굴 할 것 없이 벗고 뛰어다녔습니다.

    ◇ 김현정> 그냥 막 폭행을 하면서 뛰어다닌다고요, 밤에 잠 안 재우고?

    ◆ 박상옥> 움직일 공간이 없습니다. 딱 붙어서, 완전 붙어서 붙어서 있다 보니까요.

    ◇ 김현정> 그러니까 수십 명. 수백 명이 있었던 거예요? 수십 명이 있었던 겁니까?

    ◆ 박상옥> 제가 알기로는 숫자가 꽤. 한 150명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잠잘 공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그 위로 워커발로 짓이기고 돌아다니고, 잠 안 재우고 대소변도 그 안에서 드럼통에서 해결하라고 하고.

    ◆ 박상옥> 나갈 수 없고요.

    ◇ 김현정> 나갈 수 없고. 씻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고.

    ◆ 박상옥> 네네. 씻는 것은 한 번도 씻지를 못했죠.

    ◇ 김현정> 그래요. 이게 여기까지만 들어도 어떤 상황이었을지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그 선생님께서 수습하셨던 시신들.. 이번에 광주교도소에 시신들을 암매장했다는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곧 발굴 작업이 시작된다는 뉴스를 들으시고 그때가 떠오르셨을 것 같아요.

    ◆ 박상옥> 뒤통수가 쭈뼛하니 전기가 짜르르 오더라고요. 이게 그거일 수 있다.

    ◇ 김현정> 그러네요. 발굴 작업이 시작된답니다. 광주시민으로서, 5.18을 겪었던 분으로서 어떻게 되기를 기대하세요?

    ◆ 박상옥> 진실은 꼭 밝혀져야 될 것 아닙니까?

    ◇ 김현정> 물론이죠.

    ◆ 박상옥> 진실은 밝혀져야 되고 책임자 처벌도 마땅히 되어야 되고요. 그에 따른 수많은 희생되신 분들 조금이나마 그렇게 해서 넋이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 그 정신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꼭 좀 밝혀지기를 바라고 좀 더 향상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 김현정> 오늘 힘든 기억을 다시 더듬어주셨어요. 감사드리고요. 말씀하신 대로 이번 발굴작업 꼭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서 몇 명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분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상옥>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광주교도소에서 시신을 수습했던 분이십니다. 박상옥 씨 광주시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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