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백만 원 투자, 한 달만에 1300만 원
- 하루 종일 차트 보고 "꿈에서도 나와"
- 본질은 묻히고 투자 성행…시장 왜곡
- 가상화폐 활성화·소비자 보호 모두 잡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투자자 OOO 씨, 박성준 교수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가 지금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면서 연일 화제입니다. 1비트코인이 1300만 원대입니다. 가상화폐시장은 24시간 내내 돌아가기 때문에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이 순간에도 거래가 일어나고 가격이 막 변하고 있습니다. 1비트코인 올해 초에는 120만 원대였습니다. 그때도 거품이라고 경고의 목소리가 높았는데요. 그게 지금 1300만 원이 넘은 겁니다. 걷잡을 수 없이 부는 열풍이 거의 '광풍' 수준인데요. 그런데 가상화폐는 말이 화폐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화폐 역할을 하는 그런 법정통화가 아닙니다. 따라서 어떤 관리감독도 받지 않고 거래에도 규제가 전혀 없습니다. 거래소도 24시간 운영이 되고 있고요. 남녀노소 아무나 투자를 합니다. 이렇게 되자 어제 국회 정무위원회 주도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이쯤되면 정부가 나서서 관리감독, 즉 개입을 해야 되는 게 아니냐. 이걸 고민하는 자리였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상화폐 열풍 진단을 해 보죠. 우선 실태를 좀 보겠습니다. 실제로 투자를 하고 있는 대학생 한 분 연결을 해 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투자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대학교 몇 학년이세요?
◆ 투자자> 4학년입니다.
◇ 김현정> 4학년. 언제 시작하셨습니까, 가상화폐 투자는?
◆ 투자자> 6, 7월 정도에 시작을 했습니다.
◇ 김현정> 6, 7월. 그 사이에 얼마나 벌고 얼마나 잃으셨어요?
◆ 투자자> 제가 처음에 시작할 때 600만 원 정도를 투자했었거든요. 이제 한 달 만에 1300만 원이 됐어요. 그래 가지고 지금 2배 넘게 벌었는데 또 2배 넘게 벌 수 있을 것 같고 언젠가 1억 되지 않을까? 다시 투자를 했어요.
◇ 김현정> 재투자를 했어요.
◆ 투자자> 그런데 이번에는 투자하자마자 1300만 원이 400만 원이 돼서.
◇ 김현정> 그렇게 등락폭이 심하다는 얘기네요, 그 얘기는.
(사진=자료사진)
◆ 투자자> 네, 너무 심각해요. 지금도 오르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도 화면 보고 계시는 거예요, 모니터?
◆ 투자자> (웃음) 아니요, 오르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말씀은 사실 가상화폐시장이라는 건 주식시장하고 달라서 24시간 계속 돌아가는 거니까.
◆ 투자자> 네, 맞아요.
◇ 김현정> 한 번 투자한 분들은 모니터 앞을 못 떠난다면서요.
◆ 투자자> 맞아요. 그러니까 비트코인 좀비라고 말도 하는데.
◇ 김현정> 좀비.
◆ 투자자> 하루 종일 보게 되거든요. 잠자다가도 어, 이거 오를 것 같아. 꿈에서도 나와요.
◇ 김현정> 꿈에서도 나오고. 이런 식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친구들이 대학생들이 많습니까?
◆ 투자자> 엄청 많죠. 40% 정도는 직접 투자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중독 수준으로 매달리는 수준도 있습니까?
◆ 투자자> 학교 수업을 들어도 그 시간에 노트북을 켜놓고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걸 적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그 노트북에 잘 보면 가상화폐 시장 차트를 켜놓더라고요.
◇ 김현정> 열어놓고 있어요? 아예 노트북에다 한편에.
◆ 투자자> 그리고 항상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지하철 타면 항상 가상화폐 얘기가 들리고. 그 순간에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사실은 학생이니까 돈이 많지 않잖아요, 여유자금이. 돈을 어디서 빌려서 하는 경우 혹은 아르바이트 해서 빌려서 하는 경우. 다양하겠네요?
◆ 투자자> 엄청 다양하죠. 친구 중에는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는 친구가 있거든요. 아버지한테 2억 원 정도를 빌렸어요.
◇ 김현정> 아버지한테 2억 원이나?
◆ 투자자> 네. 그래서 며칠이 지나고 제가 물어보니까 '야, 많이 벌었어?' 그러니까 한숨을 쉬면서 '2억 원이 1억 원이 됐어.'
◇ 김현정> 반토막이 됐어.
◆ 투자자> 며칠 지나서 물어보니까 '7500만 원밖에 안 남았어.' 진짜 그 친구가 너무 나쁜 마음을 먹지는 않을까 약간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좀 큰 돈을 잃은 사람들도 정말 많아요.
◇ 김현정> 그렇죠. 또 어떤 경우 보셨어요?
◆ 투자자> '야, 나 지금 잠깐 돈이 없는데 30, 40만 원만 빌려주면 내가 2배 벌어서 갚아줄게.' 그만큼 말이 되기도 하는 게 하루 만에도 수십 배씩 오르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 김현정> 하루 만에 수십 배가 오르기도 해요?
◆ 투자자> 그런 것도 있어요. 100만 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벌써 억대를 버는 친구들도 있고. 요즘 그런 친구들 많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실태 잘 전해 들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투자자> 네.
◇ 김현정> 대학가에도 불고 있는 가상화폐 열풍. 대학생 한 분을 연결해서 생생하게 들어봤습니다. 대학가뿐이 아닙니다. 지금 직장인들, 주부. 심지어는 노인분들도 이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규제를 하느냐 마느냐가 정부의 고민거리입니다. 가상화폐를 규제하다 보면 이게 마치 '제도권 화폐' 같은 시그널을 줄 수 있어서 더 문제가 불거지는 게 아니냐. 그렇다고 규제를 안 하자니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어찌해야 될지가 고민스러운 거죠. 전문가 연결합니다.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이세요. 박성준 센터장 연결해 보죠. 박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박성준>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가상화폐 열풍을 넘어서 광풍이다 이렇게 표현할 만합니까?
◆ 박성준> 그렇죠. 제가 봐도 광풍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하루 거래량도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런 얘기 들리더라고요.
◆ 박성준> 제가 들은 바로는 아마 코스닥시장 거래 규모보다 많다고 들었거든요. 한 2, 3조 정도라고도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종류는 몇 가지나 됩니까?
◆ 박성준> 전 세계적으로는 한 1200개 정도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는 10개 이내.
◇ 김현정> 10개 이내. 그중의 하나가 대표적인 비트코인인 거고요?
◆ 박성준> 네, 비트코인의 규모가 제일 크죠.
◇ 김현정> 그렇죠. 주식시장처럼 이것도 거래하는 거래소가 존재한다던데 그런 거래소는 몇 개나 됩니까?
◆ 박성준> 현재 거래소는 한 5개 정도 되고요. 거래소는 준비하고 있는 데는 한 20개 이상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그냥 등록만 하면 아무나 열 수 있는 거라면서요, 거래소라는 것을.
◆ 박성준> 네. 현재는 '암호화폐거래소' 라는 게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아는 바로는 통신사업자로 등록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통신사업자로 마치 사이트 열듯이. 그냥 열면 되는 거예요. 사람들이 몰리면 되는 거죠.
◆ 박성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이유도 역시 법의 테두리 안에, 제도권 안에 들어와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거죠?
◆ 박성준> 맞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이 정도 붐을 예상하셨어요?
(사진=자료사진)
◆ 박성준> 솔직히 수익률이 제일 좋을 거라고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해도 제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많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는 것도 현실이에요. 저는 연간 4배에서 5배 정도만 보고 있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어느 정도인 거죠?
◆ 박성준> 올해만 해도 8배에서 10배 이상 올랐고요. 중요한 거는 작년부터 시작을 하면 제 생각에는 거의 한 2, 30배?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 김현정> 2년 동안 2, 30배. 걱정스러운 건 그야말로 돈 놓고 돈 먹기처럼 투기판처럼 흐르고 있는 것 아닙니까?
◆ 박성준> 사람들이 암호화폐가 상당히 수익률이 좋다는 게 알려지지 않습니까? 그러면 일반 사람들은 단순히 수익률을 보는 거죠. 현실적으로 결과만 사람들이 봐서 광풍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그러면 이런 일반 국민들에게 암호화폐라는 것이 무엇인지. 무조건적인 투자, 투기보다는 위험성도 알려주고 해서 암호화폐의 어떤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게 그래서 더 필요하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전문가는 계속 ‘암호화폐’라는 말씀을 쓰시는데 여러분, 가상화폐를 일컫는 다른 말입니다. 다만 가상화폐가 좀 ‘도토리.’ 예전에 사이버세계 도토리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있어서 전문가들은 암호화한 화폐다, 암호화폐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참고를 해서 들으시면 될 것 같아요. 결국은 그러니까 지금 센터장님 말씀은 취지 자체는 좋은데 우리 시장에서 이게 왜곡된 채 투기판처럼 흐르고 있다, 이게 걱정스럽다는 말씀이시네요?
◆ 박성준> 제일 중요한 거는 왜곡되고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지금 정부의 고민이 규제를 하느냐 마느냐. 개입을 하느냐 마느냐 상당히 고민스러운 지점에 서 있습니다. 왜냐하면 개입을 하면 이게 마치 법정 통화처럼 제도권의 통화처럼 인식이 되면서 오히려 돈이 더 몰리지 않겠느냐. 더 투기판 과열되지 않겠느냐. 이게 걱정스러운 거고 개입을 안 하자니 각종 사기사건이 발생하고 해킹사건이 발생하고 이게 또 염려스럽고.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세요?
◆ 박성준> 건전하게 암호화폐를 활성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저는 보고요. 그리고 소비자 보호 측면도 해 줘야 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균형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된다고 저는 봐요. 그 해결점으로 저는 정부에서 규제를 해야 된다고 원래부터 주장했던 사람이고요.
◇ 김현정> 정부가 좀 개입을 해야 될 시점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 박성준> 늦었다고.
◇ 김현정> 늦었다고 보세요? 그런데 정부가 지금 개입을 할 근거가 없지 않습니까, 이 가상화폐라는 건.
◆ 박성준> 그러니까 새로운 기술이잖아요. 기존의 어떤 그 근거를 가지고, 기존의 근거를 가지고는 개입할 수 없죠. 그래서 새로운 기술이고 새로운 산업이면 새로운 정책이 필요한 거고.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을 가지고 우리 국가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먼저 나와야 되고 그 정책에 따라 규제가 연결해서 나오면 되는 거죠.
◇ 김현정> 이게 지금 전 세계적인 흐름인데 이걸 우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이게 거품이 터져버리면서 그러니까 피해자만 양산하는 이런 꼴이 될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박성준> 맞습니다. 정확하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보통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게 정부가 어떻게 보면 가이드라인이라고 할까요? 규제를 해야 된다는 것을 끊임없이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이거를 ‘그쪽 세계는 몰라. 우리가 개입하는 순간 이게 더 활성화될 거야, 인정하는 게 될 거야’ 라면서 손 놓고 있는 순간에도 피해자는 계속 양상이 되고 이 시장은 왜곡된다 이 말씀이세요.
◆ 박성준>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교수님, 지금 걱정하는 부분. 정부가 끼어들었다가 이게 제도권 화폐 같은 잘못된 시그널을 주면 어떡하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박성준> 잘못된 시그널이라는 건 이미 사람들이 지금 현재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시그널을 가지고 있어요.
◇ 김현정> 이미, 이미 잘못된 시그널을 받았어요, 정부가 안 줘도?
◆ 박성준> 일반 국민들은 제가 볼 때 이게 화폐냐, 아니냐 법적인 위치가 있느냐, 없느냐 관심 없습니다.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하는 거지. 그게 현실이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100만 원 넣었는데 1억 된 사람이 있다더라. 이런 소문들 들으면서 막 뛰어드는 거죠.
◆ 박성준> 이미 사람들은 잘못된 시그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굉장히 안타까운 게 암호화폐 목적은 그게 아니잖아요. 투기 대상이 아니라 어떤 블루체인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한 요소 기술인데 사람들은 그런 건 생각 안 하고 이미 광풍이 일면서 잘못된 시그널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정부는 관여를 해야 돼요,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부가 TF를 만들어서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답니다. 전문가 의견을 넓게 청취하면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제대로 된 길로 인도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박성준> 감사합니다.
◇ 김현정>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의 센터장이세요. 박성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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