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시 후보가 부산에서 유세를 하며 "BBK사건은 나 아니면 아무도 못 막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명박 대통령 만들어준 거 나…BBK사건 나 아니면 아무도 못 막아"
110억대 뇌물 수수와 350억원대 횡령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구속되면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대통령 후보로 부산에서 유세하던 홍 대표는 "생각해보라 (이 전 대통령은) BBK사건 막아줘서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BBK사건에 연루된 것이 사실이고 자신이 뒤에서 막아줬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검사들이 제일 선망하는 것이 법무부 장관"이라며 "그거 한번 해볼라고 (막게)해줬는데 인사할 때마다 안시켜줬다"고 불평하기도했다.
이어 "누군가가 '(내가 법무부장관 되면) 그 칼 들고 이상득(이 전 대통령 친형)을 잡아넣는다'고 해서 나를 안 시켜주더라"고도 했다.
해당 발언은
'홍준표 BBK'라는 제목의 영상에 담겨 23일 온라인 사이트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선 홍 대표에게 진상규명을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었다.
'뇌물.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동부구치소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은 주가조작회사 BBK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BBK 대표 김경준씨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라 반박했고, 김씨는 BBK 관련 증언을 하기 위해 급히 입국했다.
그러자 당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을 맡던 홍 대표는 여권이 이명박 후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김씨를 '기획입국' 시켰다고 방어했다.
그 근거로 김씨와 미국 교도소에 함께 수감 중이던 신경화씨의 편지를 공개했다.
신씨의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있었다.
'큰집'은 청와대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기획입국설'엔 힘이 실렸고 여론은 동요했다.
하지만 이 편지는 이후 조작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편지의 실제 작성자가 신씨가 아닌 신씨의 친동생 신명 씨라는 것이다.
홍 대표는 당시 자신도 조작 여부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수사 후 무혐의로 결론지으며 배후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동부구치소로 갔다. 이제 남은 것은 BBK 가짜편지사건"이라며 "이 사건을 검찰은 무혐의했다. 가짜 편지 흔든 사람은 자한당 홍 대표"라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같은날 페이스북에 "오로지 주군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적폐청산의 미명 아래 정치보복 하는 것"이라며 "또 한분의 반대파 전직 대통령을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판단인가"라며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