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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조명균에 또 밀리는 강경화 외교

국방/외교

    [뒤끝작렬] 조명균에 또 밀리는 강경화 외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외교장관으로서 확실한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는 분이다.

    '여성.유엔 외교관(다자외교),비고시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반면 '북한, 핵문제, 양자외교'에서는 관록이 적다.

    강 장관의 '대중성' 또한 빼어난 '장점'이라고 할 것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 장관이 3주 전쯤 강연을 했다. 강 장관 얼굴이 학생들의 환호와 열광 속에서 취임 이후 그날처럼 활짝 폈던 날은 없었던 것 같다. 입지가 넓지 않은 강 장관이 모처럼 '스트레스'를 풀었을 것이다.

    강 장관의 외교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정권의 위안부 합의 등으로 국민의 지탄만 받았다.

    외교부가 존재감을 잃은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국 영향도 크다고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 국무부 또한 완전한(completely) '찬밥신세'였다. 트윗으로 '해고'를 당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시절, 트럼프는 국무부를 '쓸데없이 돈이나 펑펑 쓰는 관료조직'으로 철저히 무시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북한 핵문제 국면에서 미 국무부가 기능상실을 하다보니 파트너인 '한국 외교부'도 자연스럽게 벤치 뒤에서 대기신세로 처질수 밖는 상황이 분명히 있었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 역대 대통령과 달리 '제도적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개인기'로 국정을 다루는 '돌연변이 대통령'이다. 문재인 대통령과도 정상간 거래를 선호했다. '정상간 빅딜' 형식으로 북핵 외교가 이뤄지고, 청와대가 주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영원히 지속가능할 수 없다. '만물유전(萬物流轉)'이라고 세상만사의 이치가 그렇다. 언젠가는 실무자들이 정상들의 합의를 구체화해야만 하는 시기가 다가온다. 북핵협상도 그 시기가 임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돈만 낭비한다"는 미 국무부를 어제 전격 방문했다. 가장 신뢰하는 최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의 국무장관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미 국무부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의 두 골자는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선언.평화체제 논의'이다.

    특히 '종전선언,평화체제'는 한반도 분단 65년 체제를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중대한 합의사항이다.

    종전선언과 평화체제는 궁극적으로 국가간 조약을 통해 발효된다. 국가간 협정은 외교부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실무적으로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그런데 종전선언.평화체제를 설명하는 자리에 강경화 외교장관이 보이질 않는다. 대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그 역할을 모두 대신하고 있다.

    정상회담 관련, 강 장관 발언이 알려진 건 한마디 뿐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우리나라 초대 여성 외교부 장관"이라고 소개하자, 김 위원장이 "TV에서 많이 봤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기자가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물으니 강 장관이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만찬장의 'V'자를 그린 B급 사진이다. 너무나 사소하다.

    종전선언,평화체제는 가보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이다.

    강 장관은 '그게 어떤 그림이고 그 그림은 무엇이어야 하며, 어떤 고민이 있는가'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강 장관은 일언반구 설명이 없다. 그렇다고 딱히 직원들과 함께 준비를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외교 장관의 이런 처신은 직원들에게도 '상실감'을 던져주고 있다. 강 장관은 국민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에게도 자신이 등대처럼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으면 한다.

    왼쪽부터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젊은 외교관 '사기'가 걱정돼 '사족'을 덧붙인다.

    부디 통일부와 외교부의 '부처 이기주의 다툼'이라고 몰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일 중독'이라고 폄훼하지 말고 행간을 읽어달라.

    "전임 윤병세 장관때처럼 밤늦게까지 '콘클라베(끝장논의?)'를 하자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가끔 외교부 17층의 장관실이 밤에도 불이 켜져 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장관이 직원들과 함께 논의하고 국민들에게 중대한 의제를 자신있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신나지 않을까요. 왜 통일부 장관이 '종전선언.평화체제'를 설명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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