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화문화아카데미 대화모임 ‘정상회담과 평화체제의 길’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 때문에 한미동맹이 깨질 것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문정인 특보는 19일 대화문화아카데미 대화모임이 주최한 '정상회담과 평화체제의 길' 토론회에 참석해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NPT 체제 복귀와 제네바 북핵 합의 이행 등을 위해 지난 1992년과 94년~96년에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한 적이 있지만 한미동맹이 약화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훈련 중단 결정은 우선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억류자 석방,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등 북한의 선제적 조치에 대한 보상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 안팎의 엄청난 비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UFG 연습 중단을 강행한 것은 이번에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보다 강력하게 나오는 것이 좋겠다는 기대감이 깔려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문 특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지난 2015년에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면 핵‧미사일 활동을 중지하고 더 이상의 것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는데 당시 아태담당 차관보가 백악관과 협의도 하지 않고 9시간 만에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이후 미국과는 전혀 대화를 하지 않았고 핵실험을 강행했는데, 작년에 핵무장을 완성했다고 하니 미국이 인정하고 대화에 나섰다며 어떻게 보면 (북한입장에서는) 베팅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에 CVID가 명기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결국 CVID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문정인 특보는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와 관련해) 분명하게 CVID를 얘기해고, 김 위원장도 다 이해를 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북한은 CVID라는 용어가 리비아 비핵화 협상때 미국이 거의 항복 수준의 요구를 한 데서 나온 것이라 상당히 적대적으로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대북 제재 해제 시점과 관련해서 문 특보는 "북한이 핵탄두나 ICBM 몇 개를 포기하는 등의 확실한 것을 보여줘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완화 결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타이밍이 언제가 될지는 정확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한미동맹이 재조정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문 특보는 "지난 5월에 헨리 키신저를 만났는데, '북한의 비핵화가 끝나고 평화조약이 체결되면 미국 내에서부터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시켜야 하는 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올 것이라고 이는 필연적이고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강하게 요구해야만 계속 주둔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