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전 MBC 사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노조 탄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장겸 전 사장 등 MBC 전임 경영진이 전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성대)는 19일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광한 전 사장, 백종문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김 전 사장과 권재홍 전 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판결 이후 성명을 내어 "사법적 단죄의 출발점"이라고 바라봤다. MBC본부는 우선, 재판부의 판결 요지를 나열하며 이번 판결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 가운데 "MBC 스스로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한 판결 문구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MBC본부는 "오늘 판결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권력이 정보기관까지 동원해 MBC의 독립과 공정방송을 파괴하는데 부역한 자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MBC본부는 오는 4월 예정된 김재철 전 MBC 사장 판결을 언급하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법부의 판결이 튼튼한 법적, 제도적 기반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회와 정치권에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해 MBC 사장 선임 과정에서 손을 떼고 국민이 직접 사장을 뽑아 방송독립을 지키고 진실을 보도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세우는데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MBC본부는 "방송의 주인이 국민임을 가슴에 새기고, 오로지 방송 제작자의 양심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만을 위해 MBC가 바로 설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장겸 전 MBC 사장은 판결 선고 후 언론 인터뷰에서 "납득할 수 없다. 항소하겠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8개월 만에 강제로 사장직에서 해임한 뒤, 언론 탄압의 희생자인 저를 권력과 언론노조가 노동조합법을 덧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안광한 전 MBC 사장, 백종문 전 MBC 부사장, 권재홍 전 MBC 부사장 (사진=박종민 기자,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