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심판원 로고 (사진=조세심판원 제공)
안택순 조세심판원장이 수천만원대의 특수업무경비를 횡령한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다는 CBS 단독 보도(노컷뉴스 3월 20일자 '감사원, 조세심판원장 3천만원 횡령 감사 착수') 이후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조세심판원은 CBS 보도 이후, 내부제보자 색출 작업에 나섰다.
심판원은 특수업무경비 지급대상인 국,과장들을 상대로 누가 언론사에 제보했는지 색출하겠다며 내부 입단속에 나서는 한편 하루종일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감사원 감사에 어떻게 대응할 지를 놓고 입장도 계속 바뀌고 있다.
당초 감사원 감사가 시작될 때는 특수업무경비를 한 데 모아 원장 및 행정실에서 '적절하게' 썼다고 해명하기로 했지만 안택순 원장의 지시로 '직원들이 각자 받아 쓴 것'이라고 입을 맞추기로 대응 방침이 다시 바뀌었다.
하지만 CBS 보도 이후에는 특수업무경비를 각자 받아 썼다고 하기에는 감사원 감사를 피해 가기 어렵다고 보고 경비를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고 다시 조직 차원에서 공적으로 사용했다고 입을 맞추기로 감사 대응 방침을 확정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감사원 조사를 받은 일부 직원들이 특수업무경비를 직접 받았다고 거짓 진술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용처가 제대로 소명되지 않아 허위 진술로 드러나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심판원 내부 분위기가 굉장히 좋지 않다"며 "저 정도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 의혹이 아닌 실체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靑 공직기강 협의체 구성했지만 약발 먹히지도 않아공직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직 기강 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관리체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고 청와대는 지난 1월 공직기강 쇄신을 위해 민정수석실과 국무총리실, 감사원이 공조하는 '공직기강 협의체'를 결성해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약발이 먹히지도 않고 있다는 것.
경제부처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나서서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불거지는 것은 공직기강 해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더구나 안 원장이 기재부 출신이라니 망신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한달 전부터 조세심판원장과 관련해 사정당국이 조사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공직 사회에 돌았는데 사실로 드러나 충격적"이라며 "직원들 수당까지 빼앗는 것은 그야말로 파렴치범"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이 다 죽는다"며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안택순 조세심판원장은 CBS에 직접 전화해 "1원도 쓴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4월 취임 이후부터 조세심판원 내 국·과장들에게 조사업무를 위해 매달 현금으로 지급되는 특정업무경비 3천여만원을 업무 목적과 무관하게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원장의 횡령 의혹에 대한 파문이 공직사회 전반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감사원 감사에서 의혹이 제대로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