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전경.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19년 4월 15일(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를 둘러싼 정치적, 정책적 현안들을 분석하고 제주 정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15일)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JDC의 미래 이야기를 준비했다구요?
◆이인> JDC는 지난 9일 조직개편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눈길을 끄는 건 미래사업단을 신설한 점입니다. JDC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인데요. 개발 위주의 사업 방식을 개선하자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는 평갑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조직개편 내용부터 알아볼까요?
◆이인> JDC는 조직개편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도민과 함께하는 사업추진 체계 구축', '사회적 가치 실현 및 대국민 안전서비스 강화'라고 말이죠. 그래서 기존 3본부 1단 17실‧처 3팀 체계를 3본부 2단 19실‧처 7팀으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류도성>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인>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대목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개발위주의 사업 방식에 대한 도민사회의 비판이 큰 상황에서 JDC가 개발보다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중점을 두고 미래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류도성> 그래서 신설된 것이 미래사업단이군요?
◆이인> 미래사업단에 대해 JDC는 대내외 사업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제주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설했다고 밝혔습니다. 미래사업단 밑에는 전략사업처와 환경사업처를 두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신규사업과 환경가치 증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류도성> 개발 대신 사회적 가치 실현과 환경가치 증진을 강조했군요?
◆이인> JDC는 연장선상에서 경영기획본부 산하에 가치경영실을 신설했습니다. 사회적 가치 실현 계획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 제고를 위한 업무를 맡긴다는 겁니다.
◇류도성> 현안해결을 위한 조직도 신설됐어요?
◆이인> JDC의 최대 현안 중 하나가 서귀포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입니다. 대법원 무효판결로 사업이 올스톱된 상탠데요. JDC는 토지주와 도민, 제주도와 함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법률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휴양단지처를 신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대림 JDC 이사장.
◇류도성> 현안 해결을 위한 휴양단지처를 제외하면 이번 조직개편의 의미는 한마디로 사회적 가치 실현에 중점을 둔 거군요?
◆이인> 개발위주의 사업방식을 이제는 지양하자는 의미로 조직개편을 이해하면 될 거 같습니다. 지난 3월 7일 취임한 문대림 JDC 이사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제주의 미래는 환경과 자치, 동북아 평화수도에 맞춰졌다. 이런 미래 비전에 맞는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혀 왔습니다.
◇류도성> 문 이사장의 의지도 조직개편에 반영된 거군요?
◆이인>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이사장은 토건 방식의 개발을 지양하고 환경보전에 관한 사업과 제주를 동북아 평화수도로 우뚝 세우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이사장의 그런 생각들이 조직개편에 반영된건데요. 문 이사장은 연장선상에서 뉴미래비전 수립계획 용역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도성> 개발을 지양하겠다는 건, 역시 도민사회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죠?
◆이인> 난개발로 제주도는 환경파괴와 더불어 쓰레기와 하수, 교통 문제 등의 각종 사회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JDC의 기존 사업도 개발에만 맞춰져 있는데요. 지난 3월 13일 노동당 제주도당은 JDC 해체까지 요구했습니다.
◇류도성> 비판의 강도가 세군요?
◆이인> 노동당은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JDC가 신화역사공원, 예래휴양형주거단지, 녹지국제병원 등을 추진하며 자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본을 위해 토지 수탈과 생태 파괴를 자행하는 제주판 동양척식회사라고까지 했습니다.
◇류도성> 역시 개발위주의 사업 방식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군요?
◆이인> 노동당은 JDC라는 괴물을 낳은 것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즉 제주특별법때문이라며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태와 평화를 되살리기 위한 방향으로 전면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심 전경.
◇류도성> 제주특별법 개정 요구는 왜 나오는 건가요?
◆이인> JDC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따라 지난 2002년 5월 국토부 산하 공기업으로 설립됐습니다. 제주도를 동북아 물류와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육성하려면 지원기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설립됐는데요. 이후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 근거인 제주특별법이 제정되면서 JDC의 설립근거도 제주특별법으로 이관됐습니다. JDC의 사업과 운영은 모두 제주특별법에 따라 시행되는데, 그래서 노동당은 이 제주특별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류도성> 개발이 아닌 환경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제주특별법을 개정하라는 거군요?
◆이인> JDC가 조직개편을 하면서 개발보다는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비췄는데요. 도민사회에선 아예 제주특별법을 개정해 그런 부분들을 뒷받침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류도성> 연장선상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를 계속 추진하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도 나오죠?
◆이인> 좀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지난 2002년부터 국제자유도시라는 비전을 적용해 왔는데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즉 JDC도 그래서 태어났구요. 이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와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도 생겨난 겁니다. 하지만 국제자유도시라는 비전이 지금 시대에, 우리 제주도에 유효한 비전인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습니다.
◇류도성> 국제자유도시를 계속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라는 거죠?
◆이인> 오영훈 국회의원(민주당, 제주시을)이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데요. 오 의원은 국제자유도시의 정책적 기조, 즉 신자유주의의 정책 기조가 여전히 유효한지 이제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역사성 등을 기반으로 해서 한 단계 더 국제적 수준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비전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진=JDC 홈페이지
◇류도성> 최근 관련 문제를 다루는 토론회도 열렸어요?
◆이인> 지난 3월 29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특별법 성찰과 대안모색이라는 도민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승욱 카이스트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제주국제자유도시 발전 모델, 아직 유효한가?'로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류도성>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비판이 나왔겠군요?
◆이인> 이 교수는 이미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개방화된 경제체제에서 더 개방하고 더 탈규제 한다는 것은 큰 매력도 될 수 없으며, 자본 투자와 유출이 오히려 지역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 교수는 도시 주민이 아닌 일부 개발자본과 지주에 수익이 집중된다면 국제자유도시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류도성> 국제자유도시 정책기조를 폐기해야 한다는 얘기군요?
◆이인> 이승욱 교수는 국제자유도시 출범 당시의 목표와 기조는 이미 상실됐으며, 대부분의 도시가 열망하고 추진하는 도시 발전 정책들을 단순히 뒤쫓아 따라가는 양상을 보인다며 JDC와 제주도의 일방적 지역 개발로 부작용이 속출했다고 국제자유도시 무용론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류도성> JDC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거군요?
◆이인> 오영훈 의원은 국제자유도시와 개발에 방점이 찍혀 있던 JDC라고 한다면 이제는 개발과 보존, 청정제주를 함께 가는 그런 방향으로 설정이 돼야 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그런 조직기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류도성> JDC의 명칭을 바꾸자는 주장도 그래서 설득력이 있어요?
◆이인> JDC 명칭에는 제주국제자유도시와 개발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라는 정책기조에서 벗어나려면, 또 JDC의 최근 조직개편대로 개발보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실현을 목적으로 한다면 JDC의 명칭은 분명히 바꿀 때가 됐다는 공감대는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