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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 찌르는 '청계천 악취'…외국인 "아름다움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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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코 찌르는 '청계천 악취'…외국인 "아름다움 파괴"

    하수도 냄새 나는데도 방치…청결 관리 미흡 지적
    외국인 관광객들 "청계천 아름답지만 악취 난다"
    시민들 "서울 첫인상 구기는 악취 제거해 줬으면"

    청계천 모전교 아래에서 시민들이 점심시간을 이용 휴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재기 기자)

     

    휴식처로 산책로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청계천에서 코를 찌르는 악취가 장기간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는 것은 물론 인기 관광코스로 청계천을 찾는 외국인들도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청계광장과 인공폭포가 있는 청계천 시점부는 경복궁, 광화문 광장과 이어진 서울의 핵심부이자 얼굴과도 같은 곳이지만, 처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정작 청계천에서 좋았던 서울의 첫인상을 구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부 이모씨(서울 전농동)는 5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청계천 인공폭포 부근에서 풍기는 악취는 중랑천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하다”면서 “청계천 물에서 하수구 냄새가 풍기니까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산책 나와 기분을 잡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도심 속에 멋있게 복원된 청계천은 매우 아름답고 산책로로도 그만인데 냄새가 나서 (서울시가)청계천 관리를 제대로 안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시민 A씨(서울 노원구)는 “노원구 당현천도 관리를 위해 바닥을 다 닦아 내는데, 외국인이 많이 찾는 청계천은 오히려 빗자루로 대강 쓸어내는 걸 봤다. 체계적 관리가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시민 B씨는 “외국인들이 많이 와서 한국의 이미지가 깎일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서울의 첫인상을 구기는 악취를 제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서울을 찾은 이 모씨는 “청계천 폭포 부근의 악취는 바닥에 쌓인 퇴적물 냄새 같다. 대형 수족관에서도 청소를 하지 않으면 이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유지수를 몇일 중단시키더라도 한번씩 청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복원된 청계천은 14년이 지나면서 복원 당시 심은 자그만 나무들이 자라고 강 주변의 지형들도 제대로 자리를 잡아 도심 하천으로서 제 모양을 갖췄을 뿐아니라 중랑천, 한강에서 송사리와 잉어 등 어류들이 옮겨와 놀고 왜가리까지 날아드는 친환경 하천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겐 반드시 가봐야할 필수 관광지로 부상, 인기를 모은 지 오래다.

    그렇다면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청계천의 악취가 어떻게 받아 들여지고 있을까.

    청계천 시점부의 폭포에서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흘러내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오래전부터 악취가 풍기고 있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시민불편이 커지고 있다. (사진=이재기 기자)

     

    친구들과 서울을 찾은 일본인 유키씨(도쿄·여)는 청계천 모전교와 광통교 사이 강변에서 청계천을 구경하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서울의 중심부에 있는 청계천이 어떠냐’는 질문에 “너무 좋아요, 강물도 흐르고 주변의 도심과 잘 어울려 분위기가 좋아요”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악취에 대한 질문에는 “냄새가 너무 심하다. 냄새가 없으면 (청계천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가벼운 차림으로 운동을 나온 미국인 크리스씨(텍사스 달라스)는 “청계천 물에서 나는 냄새가 아주 나쁘다. 쓰레기 냄새 같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크리스씨는 “악취가 나기 시작한 건 3년전쯤으로 생각되는데, 서울 중심의 청계천은 산책하기에도 휴식하기에도 좋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지만 물에서 나는 악취에 의해 아름다움이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청계천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악취는 청계천 폭포 윗부분의 저수조와 폭포 아랫부분 웅덩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엉청난 양의 물을 쏟아내는 폭포에서 공중으로 떠오른 미세 물방울이 주위로까지 퍼져 나가 광장과 청계천 양쪽 옆의 도로가에서도 악취가 진동을 했다. 그나마 바람이 부는 날은 악취가 덜하지만 바람이 없어 대기가 정체된 날은 더욱 심해진다.

    폭포 바로 옆에서 느끼는 악취의 강도가 가장 심했고 악취는 오니가 쌓인 하수구에서 나는 냄새와 유사했다. 이 때문에 이 곳을 지나는 시민이나 관광객들은 하나 같이 코를 막거나 “이게 무슨 냄새야”라는 식으로 반응을 보이곤 했다.

    그러나 서울시 시설공단은 청계천 악취 민원은 있어 온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악취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공단 관계자는 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혹시 최근에 가보셨나요? 제가 청계천에 그저께 갔었는데 악취가 많이 날 것 같은 시간에 가서 보니 시점부에 악취가 없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는 '악취 대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청계천 악취는 복원 당시부터 천 옆으로 하수박스가 묻혀 있고 비가 오면 수문이 열려서 한강으로 흘러가도록 돼 있다 보니 하수냄새가 조금 나올수 밖에 없다"면서 "1년에 4차례 퇴적토를 준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발생하는 악취는 기상상황과도 무관해 관리처의 해명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최근들어 청계천 수문이 열릴 정도로 비가 내린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관리처는 청계천 전 구간에서 악취현상이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현장 확인 결과 악취는 시점부에서만 있었고 CBS가 확인한 동묘 부근까지는 악취가 없었다. 때문에 서울시가 서울의 이미지에도 시민생활에도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청계천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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